[유럽경제 어디로] ① 순항중인 서비스업...치솟는 물가는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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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경제 어디로] ① 순항중인 서비스업...치솟는 물가는 부담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9.02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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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빈도 지표, 델타 확산 속에서 경기 반등 시사
제조업 지표는 부진하나 내년엔 회복 기대
물가지표 치솟으면서 경기과열 우려도 제기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 속에서도 유럽 경제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 속에서도 유럽 경제가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유럽 경제는 비교적 타격을 덜 받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경기 정점 후 둔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미국과는 달리 유럽 경제는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지표에서는 경기 과열을 시사하기도 해 이에 대한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응에도 주목된다. 

회복중인 유로존 경제...델타 타격 없어

얼마 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고빈도(High-frequency) 지표를 인용해 지난 여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럽지역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경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고빈도 지표는 식당 예약이나 대중교통 이용 등의 데이터를 종합한 것으로, 일반 시민들의 경제활동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사용된다. 

FT는 "고빈도 지표들은 여행과 여가활동, 소비, 고용 등이 코로나19 시작 이후 최고 수준에 도달하거나 근접했음을 보여준다"며 "이는 2분기 기록된 경제생산 반등이 9월말까지 3개월 동안 지속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잭 앨런 레이놀즈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경제적 영향이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니콜라스 월로스코 이코노미스트는 "주요 유로존 경제가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탄력적인 것으로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유럽지역의 올 여름 관광업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활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유럽 관광지인 스페인의 경우 호텔 예약률이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숙박 임대 데이터 업체 에어 DNA의 제이미 레인 리서치 담당 부사장은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은 새로운 단기 임대 예약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관광 데이터 분석 업체인 소젠의 분석 결과와도 일치한다. 

이같은 경기 반등은 서비스 부문의 고용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구인광고 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유로존 내에서 고용시장이 코로나19 이전에 비해 미치지 못하는 곳은 스페인 뿐이다.  

자산관리업체인 인베스텍의 이코노미스트인 엘리 헨더슨은 "유로존 백신 접종률은 이미 미국을 넘어섰고, 어떤 국가들은 영국 수준까지 올랐기 때문에 유로존의 경제 활동이 노동시장의 회복으로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조업은 부진...치솟는 물가에 경기과열 우려도

유럽의 소비주도 부문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이 강해지지만, 제조업 부문의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특히 공급망 회복 지연이 여전하면서 향후 몇개월간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이놀즈 이코노미스트는 "재개방과 공급망 문제는 앞으로 몇 달 안에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며 "다만 내년에는 소비와 무역패턴이 대유행 이전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들, 특히 반도체 생산기업들도 생산량을 점차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제조업 부문의 난항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유럽 경제 회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대비 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다. 지난 7월(2.2% 상승) 이후 더욱 상승한 것이며 전문가들의 예상치(2.7%)도 웃돌았다.

10년래 최고 수준의 물가지표는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연결되면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다.  

FT는 "예상보다 빠른 인플레이션 상승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정책에 대한 새로운 테스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비오 발보니 HSBC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높은 인플레이션 아래에서도 현재까지는 통화정책 긴축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고 해서 긴축 정책과 관련지을 필요는 없다"며 "유럽경제가 회복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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