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포트] 빅테크 기업 세대교체 본격화...정부 압박? 변화의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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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리포트] 빅테크 기업 세대교체 본격화...정부 압박? 변화의 흐름?
  •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 승인 2021.08.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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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기업 중심, 창업자들 잇달아 은퇴...세대교체 분위기 확산
우수한 교육배경과 다채로운 경력 무장...2세대 젊은 후계자들 등장
세대 교체 시기를 놓치면서 실패한 기업으로 전락하기도
젊은 세대 약진, 규제 압박과 부패로 물러나는 이들도 적지 않아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오피니언뉴스=박신희 베이징 통신원]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중국의 민간 기업 중심으로 세대 교체 바람이 거세다.  

민간 기업의 발전에 힘입어 중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이 100조 위안(약 15조 달러,약 1경7705조원)이 넘는 세계 두 번째의 경제 대국으로 발전했고 인구 1인당 가처분 소득도 3만2189위안(약 4665달러. 약 550만원)을 기록했다.

격변하는 세계 경제 속에서 13억이 넘는 인구의 내수 기반과 중국 정부의 적극적 산업 부흥 정책에 따라 수많은 중국의 민간 기업들이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다.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 레노버, 하이얼, 바이트댄스, 샤오미 등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개혁, 개방 시대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사업을 추진하면서 중국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최근 디지털 경제의 발전 가속화, 미중 관계의 악화, 코로나19 재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중국에서 1세대 민간 기업 창업주들이 잇따라 물러나고 젊은 경영 인들이 그 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중국에선 1세대 정보기술 창업자들이 잇달아 은퇴하면서 세대교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좌로부터 은퇴를 선언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류촨즈 레노마 창업자, 황정 판둬둬 창업자.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중국에선 1세대 정보기술 창업자들이 잇달아 은퇴하면서 세대교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좌로부터 은퇴를 선언한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류촨즈 레노마 창업자, 황정 판둬둬 창업자. 사진=각사 홈페이지 캡처.

IT기업 창업자들, 잇달아 은퇴...세대교체 분위기 확산

중국에선 1세대 정보기술 창업자들이 잇달아 은퇴하면서 세대교체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인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과 레노버를 세계 1위 PC회사로 키운 류촨즈 회장이 2019년 이미 은퇴했다.

이어서 세계 최대 장비회사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런정페이 회장도 2021년 주요 자회사인 상하이화웨이테크놀로지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3월에는 판둬둬 창업자 황정이 대표직에서 물러났으며 같은 달 알리바바 산하의 핀테크 기업인 앤트그룹의 후샤오밍 사장도 물러났다. 이어 5월에는 소셜미디어 틱톡의 운영사인 바이트댄스의 창업자 장이밍도 후임 CEO를 발표하며 사실상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전자 상거래 업체인 메이퇀의 창업자 왕싱과 쇼트클립 사이트를 운영하는 콰이소우의 쑤화 사장 등 다른 기업인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오면서 향후 중국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가 더욱 빠르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지털 경제로 대변되는 시대 속에서 1세대 창업 총수들에 비해 글로벌화된 시각과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능력을 보유한 2세대 경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식음료업체인 강스푸집단의 이사회 의장인 웨이홍 사진=강스푸집단 홈페이지 캡처.
디지털 경제로 대변되는 시대 속에서 1세대 창업 총수들에 비해 글로벌화된 시각과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능력을 보유한 2세대 경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은 중국 식음료업체인 강스푸집단의 이사회 의장인 웨이홍 사진=강스푸집단 홈페이지 캡처.

우수한 교육배경·다채로운 경력 무장, 2세대 후계자들 등장

급속한 발전을 이뤄가던 중국의 민간 기업은 1세대 창업자가 관리하던 시대에서 2세대 후계자를 통한 성장 이어 가기로 접어든 모양세다. 

디지털 경제로 대변되는 시대 속에서 1세대 창업 총수들에 비해 글로벌화된 시각과 디지털 시대에 걸 맞는 능력을 보유한 2세대 경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명문대 출신의 우수한 교육배경과 다채로운 경력으로 무장한 경우가 많다.

중국 식품음료 회사 강스푸그룹의 이사회 의장을 인계 받은 웨이훙은 영국 부네르대 수학석사, 미국 스탠퍼드대 MS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마이크로소프트의 폴 앨런 창업주가 투자한 미국 마케나 캐피탈사를 거쳐 2006년 강스푸홀딩스에 합류한 뒤 강스푸그룹의 경영결정에 더욱 오랜 기간 참여한 끝에 후계자로 낙점 받았다. 

마윈 회장에 이어 알리바바 그룹을 이어받은 장융은 중국 상하이재경대에서 금융을 전공하고 게임해사 샨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에서 최고재무관리자를 역임했으며 다국적 회계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임원 등을 거쳤다. 장융 회장은 중국 대표 쇼핑 행사로 불리는 11월 11일 광군제를 만든 인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국 대형 부동산개발업체 자자오예는 회장의 아들인 궈잉청을 만 28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전무이사 자리에 올리며 빠른 세대 교체를 준비하는 등 빅테크 기업을 필두로 한 기업의 세대교체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기업들의 후계자 찾기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로 만 53세가 된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공개적으로 후계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출처=바이두

기업들의 후계자 찾기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로 만 53세가 된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공개적으로 후계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출처=바이두.
기업들의 후계자 찾기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로 만 53세가 된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공개적으로 후계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출처=바이두.

세대 교체 시기 놓치고 몰락한 기업 속출 

세대 교체에 실패하면서 중국 최고의 부자에서 최고의 빚쟁이로 변한 사례도 있다.

중국 부동산 그룹인 완다그룹의 창업자인 완젠린 회장은 1990년대 본격화된 중국 개혁, 개방의 시대적 조류를 타고 창업의 성공신화를 썼다. 그리고 부동산 사업 외에 영화관 체인, 호텔, 쇼핑몰, 리조트, 테마파크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러나 왕젠린 회장이 공을 들인 사업인 영화관 체인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고 관련업계에서는 완다그룹이 발전 보다는 살아 남는 것이 목표가 될 정도로 경영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재계 전문가들은 완다그룹이 경영난에 빠진 이유로 무리한 사세 확장과 이 과정에서 벌여온 무불변한 차입경영의 문제도 있지만 완젠린 회장을 이어서 디지털 경제 시대를 이끌어갈 뚜렷한 차기 후계자가 없었던 것도 회사의 발전성 전망을 어둡게 한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대표 IT기업 수장들이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는 가운데, 아직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한 기업들은 세대교체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로 만 53세가 된 리옌훙 바이두 회장은 공개적으로 후계자 찾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의 규제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중국정부의 만류에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정부로부터 강한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디디추싱. 사진출처=디디추싱 홈페이지 캡처.
정부의 규제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진은 중국정부의 만류에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해 정부로부터 강한 규제 압박을 받고 있는 디디추싱. 사진출처=디디추싱 홈페이지 캡처.

각종 규제 압박과 부패로 물러나는 이들도 적지 않아

코로나19 사태로 디지털 경제로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화되면서 재계 서열의 지각 변동과 함께 젊은 경영인들이 약진하고 있다.

자오상은행과 베인앤드컴퍼니가 공동 발표한 '2021 중국 개인 부자 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투자자산 1000만 위안(약 17억5000만원) 이상 자산가는 올해 말이 되면 3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이할 점은 30대 젊은 부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40세 미만 자산가 비중이 높이진 반면 50세 이상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경제 패러다임 속에서 가장 성공한 40대 미만 인물로는 1980년생으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핀둬둬를 창업한 황정 전 CEO가 꼽힌다.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胡潤)연구원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핀둬둬의 전 CEO인 황정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텐센트홀딩스의 마화텅 회장, 알리바바의 마윈 창업자에 이어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기업가가 됐다.

황정에 이어 중국에서는 차세대 경영자들도 잇따라 출현하고 있다.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인 DJI의 왕타오, 배차서비스업체인 디디추싱의 청웨이, 인터넷 배달서비스업체인 어러마의 장쉬하오, 콰이쇼우커지의 슈화 등이 30대에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2세대 빅테크 경영인들이다. 

중국의 집권 세력인 공산당 역시 젊은 피 수혈에 노력하면서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1970년대 후반에 태어난 젊은 리더들이 늘어나고 있다. 

치에잉차이 후베이성 황스시 당위원회 서기, 천페이 산동성 인민방공판공실 주임, 두샤오강 장쑤성 우시시 시장, 왕리치 간쑤성 주취안시 시장 등이 70년대 중후반의 대표적인 젊은 리더들이다.

중국의 정재계에 젊은 경영자와 지도자들이 잇따라 취임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교육배경과 직업경험을 갖춘 이들이 새로운 중국을 좀 더 발전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새 세대 리더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 물러난다는 중국 CEO와 지도자들 뒤에 부패와 스캔들 그리고 중국 정부의 사업 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압박을 이기지 못해 떠난다는 그림자 또한 지울 수 없는 부분이다.

● 박신희 중국 통신원은 중국대중문화전문가이자 작가로  2006년부터 베이징에 거주하며 한중문화교류사업에 종사하고 있다. 카이스트 MBA를 졸업하고 홍익대 커뮤니케이션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7년 대한민국한류대상시상식에서 글로벌부문 대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중국문화산업', '중국인터넷마케팅', '그대만 알지 못하는 사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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