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삼성전자의 배신...코스피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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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주' 삼성전자의 배신...코스피 이대로 괜찮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8.13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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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락에 코스피 3160선까지 밀려
D램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
일부 전문가들은 저가매수 고민하라는 조언도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세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세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스피 지수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국내증시는 미국 증시와 궤를 같이 하는 추세를 이어왔지만, 최근에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며 격차를 키우고 있다. 

외국인의 강도 높은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국내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데다,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 1, 2위주가 도무지 맥을 못추면서 코스피 지수도 빠르게 후퇴하는 추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세의 원인으로는 D램 업황에 대한 우려를 꼽을 수 있다.

국내외 증권가에서는 D램 업황의 성장 둔화 추세를 예고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당분간 상황을 바꿀만한 모멘텀이 등장하지 않는다면 국내증시의 뒷걸음질도 좀 더 이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외국인, 닷새간 5조5000억 팔았다...삼전·하이닉스 매물 5조원 넘어 

13일 오후 2시2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45.20포인트(-1.41%) 내린 3163.18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세이며, 지난 5월27일 이후 두달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중이다. 

코스피 지수의 하락세를 이끌고 있는 것은 단연 외국인 투자자들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이시각 기준 2조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3거래일간 매도 금액만 해도 5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날까지 닷새 연속 매도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며, 앞서 5월11일부터 24일까지 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한 이후 최장 기간 매도세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내다 판 종목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다. 

최근 닷새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3조2172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규모도 1조7900억원에 달한다. 닷새간 외국인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5조5000억원을 팔았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매도 규모만 5조원이 넘는다.

사실상 국내증시의 시가총액 1, 2위인 두 종목에 대해서만 집중적인 매도 공세를 펼쳤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증시가 미 증시와 괴리감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일(현지시간)까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증시의 대장주인 애플이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면서 전체 시장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코스피 전체 시총의 20%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부진을 면치 못하자 국내증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D램 업황둔화 우려...새로운 수요 모멘텀이 관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급락의 원인은 D램 업황에 대한 우려에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PC 등의 수요가 빠르게 늘었지만,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수요가 급격히 둔화, D램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최근 D램 현물가는 하락세를 나타나고 있다. 현물 가격은 기업간 거래인 고정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인식이 되는데, 최근 현물가격의 낙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8기가 모듈 고정거래가격이 35달러 수준인데 반해 현물 가격은 30달러까지 떨어진 상태다. 

송명섭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상황의 발생은 단기 내 고정거래가격의 하락과 반도체 업황 및 업체 실적 둔화를 암시하는 시그널로 작용한 경우가 자주 있었다"며 "향후 현물가격 낙폭 확대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외국계 증권사들 역시 같은 의견을 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성장 둔화를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D램 업황 침체가 내년 1분기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재고로 인한 과잉공급 상태가 1년 가량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증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낮췄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종전 9만8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는 종전 15만6000원에서 8만원으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앞서 CLSA도 같은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CLSA는 9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4분기까지 D램과 낸드의 평균 단가가 25% 가량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근거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종전 11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낮추고, SK하이닉스는 종전 17만2000원에서 12만3000원으로 각각 하향조정했다. 

국내 증권사 역시 당분간은 모멘텀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TV 등 주요 B2C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은 아니다"면서 "좋아지는 수요의 근거 혹은 새로운 수요처를 발견해야만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삼성전자 주가 추이.

저가매수 기회로 삼으라는 조언도 

다만 최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세가 과도했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골드만삭스는 12일 "D램 가격 우려에도 한국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PC수요 부진과 D램 재고 증가 등으로 인한 가격 약세 조짐은 알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버 D램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PC쪽 D램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키움증권 역시 같은 의견을 내놨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PC D램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 수준에 불과하고, 수요회복이 나타나고 있는 서버와 모바일 비중이 전체의 71%에 달한다는 것. 

박유악 애널리스트는 "PC D램의 재고 축소가 단기 업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는 있지만, 내년도 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을 바꿔야 할 정도는 아니다"면서 "D램 현물 가격 하락에 따른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기를 지나가고 있는 만큼 내년도 D램 전망에 기반한 저가 매수 시기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가가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현물가격이 고정거래가격 아래로 내려갔던 2020년 5월에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개월 이후인 2021년 초 업황개선 기대감에 하방 경직성을 보였다는 것. SK하이닉스 주가는 12개월 추정 PBR(주가순자산비율) 1.2배와 1배 수준에서, 삼성전자는 1.3배 수준에서 강한 지지력을 보인 셈이다. 

그는 "이를 감안할 때 SK하이닉스 주가는 9만8000원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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