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에 매출 급감한 백화점 3社…돌파구는 ‘온라인 강화’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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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에 매출 급감한 백화점 3社…돌파구는 ‘온라인 강화’ 뿐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7.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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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4단계 첫 주…백화점 3사 매출 10% ↓
롯데·신세계·현대百, 온라인 역량 강화에 힘써
퀵커머스부터 ‘최초’ 상품, O2O 서비스 늘리는 중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가 전기 트럭 포터 EV를 개조해 만든 이동형 MFC.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이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개발한 전기 트럭 '이동형 MFC'. 사진제공=현대백화점그룹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른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시행된 첫 주, 백화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뚝 끊기며 백화점 3사 매출이 10% 이상 하락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매출액은 13~18일 기준 전주 대비 각각 16.4%, 14.4%씩 줄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12~18일 13.7%가 감소했다.

사실상 ‘셧다운’ 상태에 돌입한 상황에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 급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은 제각기 방식으로 ‘온라인 강화’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각사는 새벽 배송·당일 배송 등 퀵커머스(주문 즉시 배송)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가 하면 자사 온라인 쇼핑 플랫폼과 연계해 ‘한정판’ 또는 ‘최초’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이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 후 30분 안에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를 유통업계 최초로 선보이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비교적 늦게 배송 경쟁에 뛰어든 만큼, ‘백화점 식품관을 통째로 집으로 배달한다’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를 위해 사촌 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전기 트럭 기반의 ‘이동형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를 개발했다. 도심형 물류센터를 마련하는 대신 배송 차량 자체에 콜드체인(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 시스템을 탑재해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미래형 배달 실험에 나선 것. 

현대백화점의 신선식품 배송 애플리케이션 ‘현대식품관 투홈’에서 과일·야채·정육 등 60여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10~30분 안에 집으로 배송이 가능하다. 4대의 이동형 MFC가 압구정본점 주변을 각각 순회하고 있다가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재고를 가진 배송지에서 가장 근접해있는 이동형 MFC가 배송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상품을 차량에 미리 싣고 있는 상태에서 배달 지역 부근을 돌고 있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와도 물류센터를 거칠 필요 없이 바로 배송지로 향할 수 있어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10월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 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한 뒤, 향후 다른 점포에도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오토바이 등 이륜차를 이용한 배달서비스와 달리, 냉장·냉동 보관중인 상품을 고객의 집 앞에서 꺼내 곧바로 전달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한 상품을 전달하게 된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의 '르쏘공 왕국'에서 활동하는 휴 공주. 사진=롯데백화점 공식 인스타그램
롯데백화점의 '르쏘공 왕국'에서 활동하는 휴 공주. 사진=롯데백화점 공식 인스타그램

롯데백화점은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의 합성어, 1981~2000년대생) 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트렌드인 '가상 세계관'을 이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채널 ‘오떼르’를 개설하며 ‘르쏘공 왕국’이라는 가상 세계관을 내놨다. 

롯데백화점이 문을 닫는 오후 8시 30분이 지나면 백화점 본점과 연결된 온라인 평행 세계에 존재하는 ‘르쏘공 왕국’에서 활동하는 공주가 명예로운 공주 '오떼르'가 되기 위해 왕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해결한다. 현재 ‘오떼르’ 유튜브에선 아이돌그룹 이달의 소녀 츄, 희진이 공주로 분해 오떼르 자격을 얻고자 백화점 음식을 탐방하거나 일일 인턴을 체험하는 등의 미션을 펼치는 웹 예능을 방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메타버스와 부캐의 세계관, 믹스버스 마케팅을 통한 컨텐츠와 제품들의 콜라보는 새로운 트렌드를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며 “쇼핑하는 즐거움과 새로운 경험의 재미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최신 트렌드에 맞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과 손잡고 지난 4월 신상 아르마니 뷰티 제품을 전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관계자는 “‘영 앤 리치(Young & Rich)’로 불리는 젊은 소비층이 선호하는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다수 선보여 ‘명품 뷰티는 쓱닷컴’이라는 이미지를 굳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품 뷰티 제품은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명품 아이템이기 때문에 갈수록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업계에서는 명품 뷰티를 유치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SSG닷컴의 올해 상반기 명품 패션·잡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 실시하고 있는 '익스프레쓱' 서비스. 사진제공=신세계백화점

또한 신세계백화점은 자사 뷰티 스페셜티 스토어 ‘시코르(CHICOR)’를 지난 4월 인수한 여성 패션 플랫폼 ‘W컨셉(더블유컨셉코리아)’에 접목시키며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통합에 나서기도 했다. 그간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었던 시코르를 W컨셉과 결합해 온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고 상품군을 확대해 강점인 패션·뷰티 분야를 더욱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에서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확대를 위해 지하 1층에 SSG닷컴 상품 픽업 전용 공간인 ‘익스프레쓱(EXPRESSG)’을 선보이고 있다. SSG닷컴에서 구매한 후 백화점에서 찾는 ‘매장 픽업’에서 한 단계 더 진화된 O2O 서비스로, 기존 매장 픽업은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매장에 일일이 찾아가 수령해야 했지만, 익스프레쓱은 픽업 전용 공간에서 한번에 다양한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상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쇼핑의 장점에 비대면·편리함 등 온라인 쇼핑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서비스를 제안하며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SSG닷컴과 협력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거리두기 4단계 연장 이야기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주요 백화점들 모두 한동안 온라인 서비스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모션이나 타임딜, 자체 상품 강화를 통해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만큼의 만족도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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