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충청권 접수 나선 'SSG닷컴·마켓컬리'...성공요건은 ‘물량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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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 충청권 접수 나선 'SSG닷컴·마켓컬리'...성공요건은 ‘물량 확보’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7.14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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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닷컴, 지난 12일부터 충청권 새벽배송
마켓컬리도 5월부터 ‘새벽배송’ 전쟁 참전
코로나19 4차 대유행·늘어난 배송 권역
결국 충분한 물량 확보로 ‘품절’ 없애야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쿠팡의 독주’나 다름없었던 새벽배송의 전국화에 SSG닷컴과 마켓컬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수도권과 가까운 대전·충청지역을 시작으로 새벽배송 전국구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어 충청권에서도 수도권 못지 않게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급증하는 온라인 장보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호남, 영남지역까지 새벽배송 영토를 확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밀려드는 주문량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선제적인 재고 확보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수도권→충청권으로 ‘새벽배송’ 영토 확장

SSG닷컴은 지난 12일부터 대전과 청주, 천안, 세종, 아산 등 충청권 주요 도시에서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충청권으로 영역을 확장한 것으로, 수도권을 벗어나 새벽배송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송 지역은 기존 SSG닷컴에서 주문하고 이마트에서 출발하는 ‘쓱배송(주간배송)’ 권역과 최대한 동일하게 설정했다. 이마트 대전터미널점과 둔산점, 청주점, 천안서북점, 펜타포트점, 세종점, 아산점 등 8개 점포에서 배송하는 대부분의 권역에서 새벽배송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운영 초기에는 일부 지역이 제외될 수 있다. SSG닷컴 측은 인구 밀도와 예상 수요 등을 고려해 배송 서비스 지역을 선정했으며, 향후 충청권 내에서도 새벽배송 가능 권역을 계속 늘려나갈 예정이다. 

SSG닷컴은 충청권 새벽배송을 위해 충북 청주에 별도의 콜드체인(냉장·냉동 운반 및 보관) 물류센터를 구축했다. 경기 김포에 위치한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에서 소비자 주문 내역에 따라 상품을 이동시키면, 청주 물류센터에서 분류작업을 거쳐 충청권역 고객에게 새벽에 배송하는 형태다.

또 다른 신선식품 배송 업체 마켓컬리 역시 지난 5월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업체들 중 처음으로 충청권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대전·세종·아산·청주 등에 새벽배송인 ‘샛별 배송’을 하고 있다. 

청주에 살고 있는 한 주부는 “충청권까지 샛별 배송을 실시한다는 기사를 보고 그간 인터넷에서만 봤던 ‘마켓컬리 추천템’, ‘마켓컬리 필수템’ 등을 전부 다 구입해 봤다”며 “밀키트 종류가 특히 많고 제품 만족도도 높아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체가 새벽배송의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충청권은 수도권과 지리적으로 가까이 있다는 이점이 있다.

수도권에 있는 기존 물류센터를 활용해 2~3시간 이내 배송이 가능하다. 특히 세종특별자치시는 고소득 맞벌이 가구 수가 높은 지역으로 통하고, 수도권에 거주하다가 이주한 사람들의 비중이 높아 온라인 장보기 문화에 비교적 익숙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종시는 최근 3년 연속 가구 당 연간소득(7425만 원)이 가장 높았으며, 맞벌이 가구 비중(50.2%) 역시 전국 1위다. 이밖에 천안·아산 등 지역도 산업단지가 적지 않아 새벽배송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장보기의 편리함에 대해 경험한 상황”이라며 “새벽배송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커머스 업체들이 충청권을 테스트베드(실험공간) 삼아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영남·호남 등 전국으로 지역을 넓힐 요량”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재고 확보 필수

충청권을 시작으로 새벽배송 경쟁이 향후 비수도권으로까지 번질 전망인 가운데, 재고 확보가 필수적인 관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새벽배송 권역 자체가 늘어난 데다가, 잠잠해지고 있던 코로나19가 최근 재확산 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고 단계인 4단계로 격상돼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급증한 까닭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거리두기 격상을 앞둔 지난 6일부터 11일 쓱배송과 새벽배송 모두 주문 마감률이 90% 초반으로 증가했다. 주문 마감률은 주문 가능 건수 대비 실제 주문 건수다.  

SSG닷컴은 하루 최대 13만 여건 배송을 처리하는데, 평균 주문 마감률은 80% 내외였다. 코로나19 확산에 SSG닷컴의 주문량이 평소 대비 1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것.

또 이 기간 밀키트,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의 매출은 20% 늘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전일 대비 식품 카테고리 중 라면이 16%, 생수가 10% 증가하는 등 지난해와 비슷하게 식료품을 미리 준비해 두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마켓컬리 역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주문 건수는 전주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카테고리별로 보면 베이커리, 반찬류가 23%, 21%씩 증가했고, 간편식은 21% 늘어났다. 신선식품에서는 정육이 17%로 가장 많이 늘어났으며 수산, 채소류도 각각 10%, 6%씩 증가했다. 

저녁 외출을 사실상 제한하는 4단계가 적용됐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당장 ‘집콕’ 생활에 필요한 식료품 등을 대량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 초읽기에 들어선 지난 7일에는 쿠팡 로켓프레시의 쌈채소 상품 100여개 중 약 70개가 오후 2시쯤 품절됐다. 

게다가 배송 가능 지역이 충청권까지 확대됐기 때문에 정확한 매출 분석을 통한 효율적인 재고 확보가 필수적이다. 권역이 늘어난 만큼 주문량이 많아져 충분한 재고 확보가 이뤄지지 않으면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제품의 잦은 품절은 소비자 이탈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서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품절된 제품이 많으면 결국 소비자는 다른 창구를 통해 구매하기 때문에 고객 이탈이 없도록 다양한 제품을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너무 많은 재고를 쌓아두면 결국 재고율과 폐기율이 늘어나기 때문에 매출 분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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