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시장 넘보는 중국 텐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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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클라우드시장 넘보는 중국 텐센트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1.05.0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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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고속 성장
국내 시장, AWS·MS 애저에 이어 KT가 3위
텐센트, 국내 상위 게임사 10여개와 클라우드 협업
"중국 진출시 텐센트의 게임 홍보·유통 등 협력 필요"
텐센트가 국내 게임사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사진=텐센트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필두로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업체가 한국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텐센트와 협업이 필요하고 국내 기업용 인터넷 회선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맞물려 게임사를 중심으로 텐센트 클라우드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는 중국에서 10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한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위챗'과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업이다. 중국 내 최대 게임 유통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엔 게임 사업 부분 매출액 기준 전세계 1위에 올랐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해 글로벌 시가총액 순위 9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8위였다. 

이런 IT공룡 텐센트가 한국에서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IT자원을 직접 구축하거나 운영하지 않고 일정 비용을 내고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는 ‘디지털뉴딜’사업의 핵심 전략 중 하나로 클라우드 생태계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이 디지털뉴딜 사업의 대부분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사업분야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약 2조4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클라우스 서비스 매출액은 2018년 2조9000억원, 2019년에는 3조3000억원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2020년 국내 클라우드서비스 매출규모를 3조97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클라우드 매출 규모가 2017~2019년 3년간 연평균 18.4%씩 고속성장한 셈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온라인 교육과 질병 정보 제공에서의 트래픽 관리, 제조·유통 기업의 이커머스 진출 등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애저와 KT가 뒤를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클라우드 관계자는 “클라우드 업계가 고객사와의 계약관계 등을 공개하지 않아 공신력 있는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발표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사업자와 기업고객간 계약관계 때문에 시장 점유율의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KT관계자는 “국내 사업자 중에서는 KT가 인프라서비스(laaS)시장 1위”라며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에서 국내에 기술자와 관리자가 상시 대기하며 신뢰성이 높은 한국 업체을 찾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텐센트가 강점을 보이는 시장은 게임분야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 확대되는 추세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 중국 업체는 텐센트, 알리바바, 화웨이 등이 있다. 이중 특히 텐센트는 게임사를 주요 고객으로 삼으면서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넥슨, 넷마블 등 국내 게임업계의 상위권 업체 중 10여곳이 텐센트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텐센트는 한국의 펍지주식회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개발했다. 중국 타이틀명은 '절지구생: 자극전장(绝地求生: 刺激战场)'이다. 사진=텐센트
텐센트는 한국의 펍지주식회사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공동개발했다. 중국 타이틀명은 '절지구생: 자극전장(绝地求生: 刺激战场)'이다. 사진=텐센트

국내 게임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내수 시장이 좁아서 대형 업체가 수백억씩 투자한 대작 게임은 사실상 중국에 유통시키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며 “텐센트가 국내 주요 게임사들의 중국 퍼블리싱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퍼블리싱이란 게임 개발사로부터 특정 국가의 게임 판매권한을 위임받은 업체가 마케팅과 홍보 등에 더해 직접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말한다. 퍼블리싱 회사는 개발사와 계약에 따라 서비스 방식, 수익 분배 비율 등을 정한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소위 ‘한한령’ 등의 영향으로 한국 게임사가 중국내 판호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텐센트 등 중국 업체와 협업 없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판호는 중국 당국이 게임이나 서적 등 출판물에 사업 허가를 내주는 일종의 고유 번호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의 국내 모바일 게임 클라우드 서버는 AWS 비중이 가장 높고, 해외 국가 중 일부는 각 국가에 강점을 가진 업체의 클라우드 서버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AWS나 텐센트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일본·중국·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해당 국가에 이미 진출해 있는 글로벌 사업자와 협업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쉽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은 알리바바가 40.1%를 확보해 1위를 기록했으며 화웨이(15.5%), 텐센트 클라우드 (15.1%), 바이두 클라우드 (8%) 순이었다. 

‘대작’ 게임의 중국 진출을 위해서 국내 서비스 시 텐센트 클라우드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하면 게임사와 텐센트 모두 '윈윈'하는 구조인 셈이다. 

국내 클라우드 업체의 한 관계자는 “텐센트나 알리바바의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정확히 알수는 없다”면서도 “게임은 멀티클라우드를 많이 써서 중국 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곧 국내 기업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멀티클라우드란 두 개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게임업계는 통상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해 복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자사의 게임을 서비스한다.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업체(MSP)인 베스핀글로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임 업체 중 87.5%가 멀티클라우드를 이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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