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900달러 넘었던 테슬라...어쩌다 500달러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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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900달러 넘었던 테슬라...어쩌다 500달러 됐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3.08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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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지난 1월25일 900.4달러
지난 5일 한 때 530달러대까지 추락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로 시장점유율 타격
전문가들 "주가 변동성 요인 커졌다"
한 때 900달러를 넘어섰던 테슬라 주가가 지난 5일(현지시간) 500달러대로 떨어져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한 때 900달러를 넘어섰던 테슬라 주가가 지난 5일(현지시간) 500달러대로 떨어져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마치 로켓에 올라탄 듯 고공행진을 벌이던 테슬라 주가가 심상치 않다.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 우려로 인해 기술주 중심으로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면서 테슬라 주가 역시 주춤한 흐름을 보여왔다.

주목할 점은 기술주가 반등에 나설 때에도 테슬라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때 900달러대를 넘어섰던 테슬라 주가는 하락세를 반복하면서 한달여만에 500달러대까지 추락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의 하락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반면 또다른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전기차 경쟁 심화...테슬라 점유율은 하락

월가에서 테슬라 주식에 대한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한 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테슬라 주가에 대해 월가에서는 '거품'이라는 의견과 '정당한 가치'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제 월가에서는 하락세를 시작한 테슬라 주가에 대해 '추가적인 하락세가 이어진다'는 의견과 '재차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으로 엇갈리고 있다. 불과 한달여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것이다. 

지난 1월 25일(이하 현지시간) 한 때 900.4달러까지 치솟았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5일 장 중 539달러까지 추락했다. 한달여만에 주가는 주저앉았고, 하락폭은 40%에 달한다.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로 인해 기술주의 흐름이 부진했음을 감안하더라도 테슬라의 낙폭은 유독 크다. 같은 기간 애플의 주가 하락폭은 10%를 조금 넘는 상황이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히려 0.1% 올랐다. 지난 5일 애플(1.1%)과 MS(2.1%), 알파벳(3%), 페이스북(2.6%) 등 기술주가 일제히 상승했을 때에도 테슬라 주가는 3.8% 급락했다.

테슬라의 최근 하락세가 단순히 기술주 전반적인 흐름으로 인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 하락의 가장 큰 이유로, 전기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점을 꼽는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자동차 및 에너지 산업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고,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치명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믿음이 주가에 반영돼왔다"며 "현재 주가가 급락한 것은 다른 자동차 회사들과의 전기차 경쟁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 정부가 친환경 정책 채택을 가속화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 역시 전기차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GM은 203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놨으며, 최근 쉐보레 볼트 EV와, 전기차 SUV인 볼트 EUV를 공개하기도 했다.

독일의 자동차 회사인 폴크스바겐이 개발한 소형 전기 SUV인 ID.4는 이달부터 미국에서 판매된다.

포드가 출시한 전기차 머스탱 역시 큰 호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일부 자동차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테슬라 모델Y에 비해 포드의 머스탱이 낫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를 출시하자 테슬라의 신차 판매율은 즉각 영향을 받았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69%를 기록, 전년동기(81%)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들은 투자노트를 통해 "지난 1월초 출시된 포드의 전기 SUV인 머스탱 마하-E의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테슬라 점유율 하락이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중국에서의 상황도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에서의 테슬라 자동차 판매량은 1만5484대로, 지난해 12월(2만3804대)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테슬라가 가격 인하에 나선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테슬라는 최근 모델Y와 모델3의 미국 기준 가격을 각각 2000달러 인하했다. 

테슬라 주식의 비관론자로 꼽히는 GLJ 리서치의 고든 존슨은 "최근의 테슬라 가격 인하 조치는 테슬라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충분치 않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테슬라 역시 가격 인하로 인해 그들의 이윤을 일정 부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주식에 대한 대표적인 낙관론자로 꼽히는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역시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전기차(EV)로의 변신 열풍이 일부 테슬라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변동요인 더 확대"

테슬라에 대한 일부 비관론자들은 테슬라가 자동차 사업으로는 큰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자동차 판매만으로는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한다는 분석은 주가 측면에서 볼 때 새로운 변동성 요인이 된다. 

CNN은 "지난 1월 테슬라가 내놓은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규제 크레딧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돈이 전체 순이익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비관론자들은 이를 두고 테슬라가 자동차를 만들고 파는 것만으로는 돈을 벌 수 없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규제 크레딧이란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 기여한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제공하는 포인트다. 테슬라는 친환경 차인 전기차 회사인 만큼 주 정부로부터 규제 크레딧을 받는데, 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다. 

존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차를 팔아서는 돈을 잃지만, 크레딧을 팔아서는 돈을 번다"면서 "크레딧 사업을 통한 이익은 금방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었던 만큼 규제 크레딧 판매를 통한 수익이 상당했으나, 이제는 테슬라로부터 규제 크레딧을 사들이던 기업들도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으니, 수익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테슬라 주가를 결정짓는 요인들의 변동성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주가 역시 당분간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 월가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테슬라가 최근 비트코인에 15억달러를 투자한 점 역시 이같은 변동성 확대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모닝스타의 분석가인 데이비드 휘슬론은 "최근 들어 테슬라의 난기류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테슬라 주가가 엄청나게 변동성이 큰 만큼 방향성을 추론하는 것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변동성을 감안할 때 다음주 테슬라 주가가 다시 700달러를 넘어선다 하더라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 역시 "비트코인 투자는 테슬라가 적기에 취한 현명한 조치라고라고 판단하지만, 테슬라 스토리에 위험성과 변동성이 더해졌다"면서 "안전벨트를 맬 시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일부 전문가는 테슬라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데이터트랙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인 닉 콜라스는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가 안정되는 것을 보고 싶겠지만, 당장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면서 "테슬라 주가가 마법처럼 800달러대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테슬라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는 목소리도 나온다. 

NYT는 "주가가 최고치에서 급락한 후에도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며 "이들은 여전히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이것이 일부 분석가들이 2025년말까지 테슬라의 이익이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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