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도시로 변한 시리아 알레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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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도시로 변한 시리아 알레포
  • 김송현 기자
  • 승인 2016.12.15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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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시민들, 알레포 주민과 연대…에펠탑도 소등

시리아 알레포는 지정학적으로 아시아·유럽·아프리카 세대륙의 교차로 역할을 했다. 터키의 아나톨리아 반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를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했고, 동아시아를 연결하는 비단길의 끝에 있다. 알렉산더 대왕이 동방을 정벌할 때 이 곳을 지났고, 로마의 크라수스가 알레포를 거점으로 파르티아와 전쟁을 벌였다. 기독교세력과 이슬람세력의 맞붙은 십자군 전쟁에서 알레포는 두 세력의 주요 쟁탈 대상지였다.

이 도시는 역대 어느 제국도 탐을 냈다. 그래서 늘상 전쟁이 소용돌이쳤다. 히타이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아랍, 몽골,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다. 이 고대 도시는 시리아에서는 수도 다마스쿠스에 이어 두 번째 큰 도시다. 오스만 투르크 시절엔 콘스탄티노플, 카이로에 이어 제국의 세 번째 큰 도시였다.

고대도시 답게 6세기의 기독교 건물, 13세기의 성채, 12세기의 대사원, 궁전, 대중 목욕탕등 여러 제국과 종교의 흔적이 남아 있다. 2004년 인구센서스에서 이 도시의 인구는 213만명이었다.

▲ 내전 이전의 시리아 알레포 모습. /위키피디아

이 도시가 다시 살육의 현장으로 변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을 압박하면서 주민들을 향해 폭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레포 주민들은 SNS를 통해 참상을 중계하고 있다. 7살 소녀 바나 알라베드의 엄마 파테마는 “지금 이곳에는 강력한 폭격이 쏟아지고 있다. 왜 다들 침묵하는가. 공포가 나와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고 트위터에 호소했다.

시리아 사태는 전세계의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시리아 난민들이 유럽으로 건너가면서 유럽에선 정치문제화하고, 시리아 내전에 러시아가 개입하면서 독재정치에 저항하던 민주세력이 위기에 처해 있다.

발단은 6년전에 발발한 ‘아랍의 봄’이다. 2010년 12월 17일 북아프리카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민주화 시위가 처음 벌어졌고, 이 분위기는 아랍권 전역으로 확산했다. 세계의 언론과 정치인들은 이를 ‘아랍의 봄’이라고 명명했다. 튀니지를 비롯, 이집트, 리비아, 예멘등 4개국에선 독재정권이 무너졌다.

시리아에서도 민주화 운동이 전개됐다. 2011년 3월 시리아에선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물러나라는 정권퇴진 운동이 일어났다. 아사드 정권을 이를 무참히 진압했다. 시위대와 정부군에서 이탈한 군인들은 2011년 7월 알레포를 중심으로 반군 조직을 구성한다. ‘자유시리아군’이다. 그후 5년 9개월 동안 독재정권과 자유시리아군이 내전을 지속하고 있다.

알레포를 거점으로 하는 민주화 반군 세력은 40년 이상 독재체제를 유지한 알아사드 가문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2015년 9월 러시아가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고 나섰다. 전세는 독재자가 지휘하는 정부군에게 유리하게 기울었다.

알아사드의 정부군은 러시아 공군의 공급에 힘입어 지난 13일 알레포를 수복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반군지역의 주민들을 대상으로 유혈보복 사태를 벌일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내전으로 시리아인은 45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중 민간인 사망자 90%는 독재자가 이끄는 정부군과 그 동맹인 러시아군의 공격에 숨졌다. 부상당한 사람이 100만명 이상 달한다. 시리아 국민 절반 가량인 1,200만명이 난민신세다. 이중 상당수가 터키 국경을 넘어 유럽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독재정권의 승리는 많은 알레포 주민의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군과 러시아군의 알레포 봉쇄 작전으로 현지 주민들은 식량과 물, 생필품, 의약품등의 부족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전세계가 시리아정부군의 만행을 규탄하고 있다.

파리에서는 알레포 주민들의 고통을 일깨우기 위해 밤 8시 에펠탑을 밝히는 불빛을 껐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알레포에 포위된 사람들을 지지하는 제스처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며 "국제사회에도 다시 시급한 행동을 촉구하는 상징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수백명이 파리에 모여 알레포 주민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 의사를 밝히는 시위를 벌였다. 알레포 비극을 상징하는 붉은 색 옷을 입고 나온 이들도 있다.

유럽의회도 적대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고, 유럽 각도시에서 알레포 주민들에 연대를 표하고 외부세력인 러시아와 이란 등에 해결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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