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랄만한 '머스크 효과'...하루만에 비트코인 1만달러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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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랄만한 '머스크 효과'...하루만에 비트코인 1만달러 올라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2.09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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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비트코인 매입 및 결제수단으로
테슬라 효과, 비트코인 4만7000달러 돌파
유동성 풍부한 시장서 머스크 영향력 더 커진 듯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및 결제수단 용인 소식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입 및 결제수단 용인 소식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머스크 효과(The Musk Effect)", "일론 효과(The Elon Effect)"

영국 경제 일간지인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 경제지인 비즈니스인사이더를 비롯해 많은 해외 언론들이 '머스크 효과', 혹은 '일론 효과'를 거론하고 있다.

미국의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세계 최대 부호인 일론 머스크가 내뱉는 말이 엄청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과열'의 상징처럼 여겨진 게임스톱을 비롯해 엣시, 시그널 등 그가 언급하는 종목마다 급등세를 보인 것은 물론, 이제는 비트코인, 그리고 장난처럼 만들어진 도지코인까지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한 껏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비트코인·도지코인 일제히 사상 최고치

불과 24시간 전만 해도 3만8000달러대를 유지하던 비트코인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4만7000달러를 돌파했다. 하루만에 1만달러 가까이 오른 것이다. 그 하루 사이인 8일(현지시각)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15억달러를 매입했고, 비트코인을 자사제품의 결제수단으로 허용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ABC뉴스는 "테슬라는 이를 웅장하게 발표하지도 않았다"며 "테슬라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례보고서의 106쪽에 '후속 이벤트'라는 제목 아래 암호화폐에 관련한 내용이 담겨있었다"고 설명했다. 

ABC뉴스의 표현대로 '웅장한 발표'는 아니었지만, 그 영향력만큼은 '웅장'했다. 비트코인 가격을 불과 순식간에 4만7000달러 위로 끌어올린 것은 물론, 두번째로 큰 암호화폐인 이더리움 역시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이더리움은 현재 1700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의 비트코인에 대한 접근은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지만, 머스크가 암호화폐에 대한 열렬한 옹호론자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를 가까이에서 관찰한 사람들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구매 결정에 그리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차량과 우주 프로젝트, 기타 주제 등에 대해 종종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금융기업인 로버트베어드앤코의 애널리스트 역시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의 향후 상황 등을 암시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최근 논평은 비트코인과 다른 디지털통화에 맞춰져있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트위터의 프로필을 '#비트코인'을 바꿔놓기도 했는데, 비트코인 가격은 그날 20% 폭등했다.

지난해 말에는 암호화폐 전문가인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와 테슬라 자산의 상당부분을 비트코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하기도 했다.

당시 세일러는 트위터를 통해 머스크에게 "13억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구입했다"며 "실제로 만나 전략을 전수해주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머스크의 영향력이 제대로 발휘된 또 한 곳은 엉뚱하게도 '도지코인'이다. 도지코인은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빌리 마커스가 지난 2012년 장난 삼아 만든 암호화폐로, 일본의 시바견을 마스코트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 패션잡지 보그(Vogue)를 패러디해 개를 모델로 한 가짜 잡지 '도그(Dogue)'의 이미지를 올렸고, 이날 도지코인은 800% 이상 급등했다. 지난 4일에도 머스크는 도지코인에 대해 "모두의 암호화폐"라고 부르는 트위터를 올렸으며, 7일에는 "Who let the Doge out(누가 도지를 풀어놨나)"라는 트윗을 올렸다.

이에 도지코인 가격은 지난주 3센트 수준에서 현재 8센트까지 치솟았다. 도지코인의 시가총액은 10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8번째로 큰 암호화폐가 됐다. 

머스크는 앞서 미 커뮤니티인 레딧을 중심으로 게임스톱 매수 열기가 한창일 당시에도 "게임스통크(Gamestonk)!!"라고 언급, 게임스톱의 주가를 50% 뛰게 만들었다. 스통크(Stonk)는 주식을 뜻하는 은어로, '맹폭격'이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이밖에도 온라인 쇼핑몰 엣시가 좋다는 발언에 '엣시(Etsy)' 주식이 급등했고, 시그널 매신저 앱을 사용하라는 언급에 엉뚱하게도 '시그널 어드밴스' 주가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의 모습이 담긴 일론 머스크의 트윗.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도지코인의 마스코트인 시바견의 모습이 담긴 일론 머스크의 트윗. 사진=일론 머스크 트위터 갈무리.

유동성 넘쳐나는 시장에서 세계 최대 부호 영향력 더 커져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과 관련해 엄청난 유동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해석했다. 

토론토 대학의 조슈아 간스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이들이 많아졌고, 돈을 쓸 만한 곳이 없는 신세대 투자자들이 늘었다"며 "그 결과 개인 투자자들은 온라인 상에서 논의되는 투자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주식이나 암호화폐의 거래가 단순해지고 쉬워진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예상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고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한 상황에서 4470만명의 열광적인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가 하는 말들이 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지 배런즈는 이날 비트코인의 급등세와 관련 "투자자들은 현금 관리와 지불 정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의 혁신적인 속성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의 이날 발표가 비트코인 급등의 표면적인 이유지만, 암호화폐의 근본적은 상승 동력은 지난 1년간 서서히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페이팔 등이 암호화폐를 사고 팔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고, 폴 튜더 존스나 스텐리 드러켄밀러 등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가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고 있는 점 등이 암호화폐 강세의 밑바닥을 형성해왔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인 코인셰어스의 멜템 데미러스 전략가는 "암호화폐는 초반에는 많은 이들의 조롱을 받았지만, 이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그것을 사들이고 언급하는 수준까지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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