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GS25'와도 손잡은 네이버…마지막 퍼즐은 '물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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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GS25'와도 손잡은 네이버…마지막 퍼즐은 '물류'
  • 김리현 기자
  • 승인 2021.01.22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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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형 편의점·택배서비스…오프라인 유통 서비스 확장
브랜드스토어·네이버 장보기 등으로 이커머스 영역 구축
"물류 시스템은 온라인쇼핑서 필수…성장가능성 ↑"
경기도 판교에 있는 네이버 오피스. 사진=연합뉴스
네이버가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과 O2O플랫폼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사진은 경기도 판교에 있는 네이버 오피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리현 기자] 포털 공룡 네이버가 편의점과도 손잡으면서 유통 플랫폼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난해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종합 쇼핑몰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이후부터다. 

덩치를 키워 쿠팡 등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CJ대한통운과의 협업으로 물류 시너지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CU·GS25와 손잡고 오프라인 영역 구축

네이버는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리테일과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 제휴를 맺었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네이버가 보유하고 있는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과 전국 1만5000여 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CU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연계해 다양한 신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양사는 먼저 네이버를 통해 CU의 판매 상품들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반대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인기 상품을 CU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 

또한 네이버의 첨단 IT 기술력과 CU의 매장 운영 노하우를 접목시켜 스마트 편의점, 무인편의점 등 ‘미래형 편의점’도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는 작년 12월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 손잡고 택배 서비스를 시행한 바 있다.

네이버 검색을 통해 가장 가까운 GS25에 택배 예약과 결제까지 도와주는 서비스다. 기존에는 모바일 앱 등에서 접수한 택배 상품을 점포에서 근무자와 대면해 결제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업계 1, 2위를 다투는 편의점 두 곳과 모두 협약을 맺고 오프라인 유통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 내 베타서비스로 운영 중인 '장보기' 서비스. 사진=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 내 베타서비스로 운영 중인 '장보기' 서비스. 사진=네이버 쇼핑 홈페이지 캡처

종합 쇼핑몰 플랫폼으로 도약 중인 ‘네이버’

네이버는 지난해 “네이버 쇼핑 내 브랜드 스토어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 모든 온라인 쇼핑의 시작점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종합 쇼핑몰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위해 꾸준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업자라면 누구나 참여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쇼핑몰 개념의 '스마트스토어'와 브랜드들의 온라인 입점을 돕는 '브랜드스토어'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여기에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으로 강력한 록인(lock in)장치인 구독서비스까지 마련하며 이커머스(E-Commerce)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라이브커머스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작년 7월 론칭 이후 6개월 만에 누적 시청 1억뷰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에만 거래액 200억 원을 기록했다. 

작년 9월 확대 개편한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역시 네이버가 강조한 종합 쇼핑몰 플랫폼 구축과 맞아떨어진다. 네이버는 현대백화점, GS프레시, 홈플러스 등 대형 기업은 물론 거주지역 근처 전통시장 음식점까지 전통시장 영역으로 끌어당기며 그간 약점으로 지적됐던 생필품과 신선식품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신선식품, 생활용품 등을 원하는 시간에 배송받을 수 있는 온라인 마트 장보기에 대한 이용자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제휴 스토어들을 확대해 나가면서 이용자 니즈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애플리케이션 내 쇼핑-럭셔리뷰티 카테고리에 입점돼 있는 브랜드들. 사진=네이버 애플리케이션
네이버 애플리케이션 내 쇼핑-럭셔리뷰티 카테고리에 입점돼 있는 브랜드들. 사진=네이버 애플리케이션

최종 목표는 ‘물류’

네이버의 이커머스 사업 구조는 G마켓, 11번가처럼 입점 셀러(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그간 네이버에 대해 판매 제품들을 직매입해 한 번에 배송하는 쿠팡 같은 방식이 아니라 플랫폼 역할만 하는 탓에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있었다. 자체 배송망이 없으니 ‘라스트 마일 딜리버리’를 강조하는 이커머스 트렌드를 고려하면 심각한 약점이다.

특히 신선식품 같은 경우, 그 한계가 더 도드라진다. 홈플러스에서 사과를 사고, GS25에서 사과를 사면 결제도 2번, 배송비도 2번, 물건도 따로 도착하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커머스 시장의 화두가 빠른 배송이다 보니 해당 분야에서의 네이버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상황”이라면서 “특히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제품 특성상 어떠한 방향이든 네이버쇼핑이 '물류'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가 CJ와의 지분교환을 포함한 전략적 사업 제휴를 체결한 것은 이 같은 단점을 극복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작년 10월 CJ와 전방위 동맹을 체결하면서 택배 시장 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의 안정적인 택배 등 물류 서비스를 얻을 수 있게 됐다. 

특히 CJ대한통운이 가지고 있는 축구장 16개 규모의 곤지암 풀필먼트 센터를 활용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모든 업체들의 물류 서비스를 CJ대한통운이 전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네이버는 위킵, 신상마켓, 두손컴퍼니, FSS 등 풀필먼트 전문 스타트업 투자에 이어 신선식품 풀필먼트 스타트업 아워박스, 풀필먼스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 브랜디에도 투자를 진행했다. 

이같은 행보는 쿠팡, SSG닷컴, 이베이 등 자체 물류망을 통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커머스 분야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류 센터, 배송 네트워크 등을 직접 구축하는 대신 잘 할 수 있는 물류 기업들에 전략적 투자를 통해 네이버 쇼핑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물류 서비스가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왔던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의 협업으로 이를 해결한다면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 교수는 “소비자가 가격비교를 하거나 뭔가 사고 싶을 때 네이버에 검색을 하면 자연스럽게 검색 엔진을 통해 소비로까지 넘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쇼핑 부문을 키우기 위해서 물류 시스템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확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CJ대한통운 e-풀필먼트센터.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센터(2∼4층)로 하루 170만 상자를 분류할 수 있는 메가허브 터미널(지하 1층, 지상 1층)이 한데 연결돼 있다. 사진제공=CJ대한통운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CJ대한통운 e-풀필먼트센터. 축구장 16개와 맞먹는 규모의 대형 풀필먼트센터(2∼4층)로 하루 170만 상자를 분류할 수 있는 메가허브 터미널(지하 1층, 지상 1층)이 한데 연결돼 있다. 사진제공=CJ대한통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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