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금융·증권 감독 수장에 '겐슬러, 초프라' 임명...월가 떨고있는 까닭은
상태바
바이든, 금융·증권 감독 수장에 '겐슬러, 초프라' 임명...월가 떨고있는 까닭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1.01.21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EC 위원장에 게리 겐슬러
CFPB 수장에 워런 측근 로힛 초프라 임명
두 강경 규제론자 임명에 월가, '초긴장'
일각에서는 월가에도 긍정적이란 평가도
'월가의 악몽'으로도 유명한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지명됐다. 사진=연합뉴스
'월가의 악몽'으로도 유명한 게리 겐슬러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지명됐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월가의 악몽으로 유명한 게리 겐슬러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지명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시절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기도 했던 미국 진보의 아이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로힛 초프라는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국장으로 낙점됐다.  

두 명의 강경한 '규제론자'가 월가의 핵심 기관에 수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월가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MSNBC뉴스는 겐슬러와 초프라의 임명을 두고 마치 워런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조합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겐슬러와 초프라는 마치 월가의 저승사자인 워런 의원과 버니 샌더스 의원에 버금가는 조합이라는 것이다. 

게리 겐슬러 누구길래?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출신의 게리 겐슬러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바이든과 해리스 인수위원회에 합류해 금융정책팀을 이끌었다. 현재 MIT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

겐슬러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에 대응해 2010년 제정된 도드 프랭크법을 추진한 인물이기도 하다. 도드 프랭크법은 대형 금융사가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하는 볼커룰을 담고 있는 법안으로, 금융사에 대한 감독과 규제를 강화한 법이었다.

당시 겐슬러는 도드 프랭크법 추진에 일조하며 이름 앞에 '월가의 저승사자' 혹은 '월가의 악몽'이라는 수식어를 갖게 됐다. 

CNN은 겐슬러가 "엄격한 규제론자로 소수의 친구와 많은 적을 만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겐슬러가 CFTC에서 일할 당시 그로 인해 직원들의 사기가 급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연방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일과 삶의 균형이나 리더십의 질 등과 관련한 조사에서 상당히 낮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겐슬러가 책임을 맡고 있는 동안 그 기관이 산출해낸 결과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겐슬러가 장외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강력한 새로운 규제를 추진했으며, 세계의 많은 대형은행들의 불투명한 행위에 대해 수십억달러 벌금을 납부케 하는 등 투명성을 바로잡는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는 겐슬러가 현재 암호화폐 전문가라는 점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배런즈는 "현재 비트코인이 4만달러에 거래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이 클레이턴 현 SEC 위원장이 펼쳐온 4년간의 금융규제 완화 정책도 모두 뒤집힐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NBC뉴스는 "금융정책 전문가들은 그의 전임자가 했던 정책들을 뒤집는 것이 겐슬러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우선적인 일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워런의 심복, 로힛 초프라는 누구?

로힛 초프라 신임 금융소비자보호국(CFBP)국장. 사진=FTC홈피 캡쳐.
로힛 초프라 신임 금융소비자보호국(CFBP)국장. 사진=FTC홈피 캡쳐.

로힛 초프라는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의 심복으로 알려져있다. 워런 의원이 CFPB 창설을 주도할 당시 초프라는 워런 의원을 도왔으며, 후에 CFPB 부국장까지 지낸 인물이다. 이후 2018년부터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으로 현재까지 재직중이다.  

초프라는 규제 강화와 관련해 상당히 진보적인 자세를 취해온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초프라는 여러 사례에 있어 별도의 성명을 통해 "위원회가 좀 더 과감한 조치를 취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회원들의 개인 정보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 50억달러를 부과받았을 당시에도 처벌이 너무 약하다는 이유로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월가는 두려움...일부 언론은 "월가에도 긍정적"

겐슬러와 초프라는 모두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만일 이들이 인준을 통과할 경우 강력한 규제론자 두명이 월가의 핵심 기관의 수장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월가는 이에 대한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겐슬러와 초프라의 임명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설을 통해 "지난 4년간 SEC는 기업들에 대해 충분히 강경하지 않고, 투자자들을 적절하게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겐슬러가 SEC의 수장이 된다면, 보다 객관적인 규제를 통해 기관의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 역시 사설을 통해 "겐슬러는 월가의 위협으로 해석되지만 반대로 그는 강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자본시장이 번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세계에서 가장 투명하고 공정하며 믿을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지난 4년간 이 명성이 자주 훼손됐고, 겐슬러가 이를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면 월가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불투명성과 취약성, 일부 기업들의 범죄 행위는 일부 개인들에게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월가 전체에는 피해를 준다"며 "겐슬러는 SEC의 제도를 강화할 것이며 이것은 금융업계 전반이 가져가야 할 목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프라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워런 의원이 CFPB를 창립했을 당시와는 달리 현재 CFPB는 마치 '이빨 빠진 호랑이'와 같이 힘이 약해졌다는 것. 

블룸버그는 "진보주의자들은 초프라가 CFPB를 다시 활성화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