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암호화폐 XRP 폭락...비트코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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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암호화폐 XRP 폭락...비트코인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24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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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SEC, XRP개발 리플 공동창업자 제소
리플 측 "XRP는 증권 아닌 화폐" 반발
'비트코인·이더리움' 타격은 없을 듯
세계 3위의 가상화폐 XRP를 만든 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에 직면했다. 사진=리플 홈페이지
세계 3위의 가상화폐 XRP를 만든 리플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송에 직면했다. 사진=리플 홈페이지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비트코인, 이더리움에 이어 세계 3위인 암호화폐 XRP 가격이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140% 폭등한 XRP는 하루만에 40% 넘게 폭락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XRP를 만든 리플을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SEC "리플은 미등록 증권" vs 리플 "증권아닌 화폐" 맞서

지난 21일 SEC는 XRP를 만든 리플의 공동 창업자인 브래드 갈링하우스와 크리스 라센을 '미등록 증권'을 판매한 혐의로 제소했다.

이는 SEC가 XRP에 대해 '화폐'가 아닌, 주식과 같은 '증권'으로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리플 측은 "XRP는 '화폐'이기 때문에 투자 계약으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며 "SEC의 소송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SEC는 XRP를 '증권'으로 보고, 리플은 '화폐'로 규정하는 등 양측간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만일 SEC의 주장대로 '증권'으로 분류할 경우 연방증권법에 따라 더 많은 공시를 요구받게 되며 SEC의 규제 아래 놓이게 된다. 반면 '화폐'로 분류된다면 SEC의 규제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리플 측의 주장은 이렇다. 2012년 리플의 창업자들이 이를 만들어 배포한 시점부터 SEC는 8년 이상 XRP가 화폐로 기능하도록 허가했다는 것이다. 

SEC는 "미국 법무부와 재무부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도 이미 지난 2015년 XRP를 '가상화폐'로 규정한 바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당국도 뒤를 따르고 있다"고 언급했다. XRP를 '증권'으로 분류한 국가는 없다는 것이다. 

제소 시점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리플 측은 "이미 8년 넘게 화폐로 인정해놓고, 정권이 바뀌기 며칠 전 소송을 제기한 의도에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제이 클레이튼 SEC 위원장은 미국의 가상화폐 규제 체제를 명확하게 수립하는 대신 리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실질적 법적 체제 마련을 차기 정부로 미루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레이튼 위원장은 내년 6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올해 말 사임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10년간 암호화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SEC와 다른 기관들은 그것들을 분류하고 규제하기 위해 애썼다"며 "이번 소송은 암호화폐를 전통적은 '등록 증권'으로 이전하기 위해 취한 가장 중요한 연방조치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결론까지 상당기간 소요될 듯

SEC가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리플 역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간 내에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FX스트리트는 "리플이 SEC와의 소송전에서 승소할 수도 있지만 그 과정은 수개월 혹은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있다"며 "메이저 거래소들이 XRP 거래 지원을 중단할 경우 XRP 가격은 0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분석 전문업체인 메사리의 라이언 왓킨스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 22일 "SEC가 승소하면 다수의 거래소가 XRP 거래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며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할 경우 XRP 가격 폭락은 물론 유동성도 빠르게 고갈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지난 6월 SEC와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의 자체 암호화폐인 '그램'이 '증권'으로 판단된 사례를 언급했다. 텔레그램은 이와 관련해 SEC에 1850만달러(약 221억원)의 제제금을 내기로 합의하고, 당시 투자자들에게 모은 12억2000만달러(약 1조5000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반환하기로 했다. 

SEC는 지난 10월에는 캐나다 메신저 서비스 업체인 킥(Kik)의 킨 토큰에 대해서도 '증권'으로 판단했다. 킥은 증권법 위반으로 500만달러의 벌금을 납부하면서 법적 분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포브스는 "SEC가 암호화폐에 있어 특히 공격적"이라며 "만일 SEC가 승소할 경우 리플은 텔레그램이나 킥보다 더 큰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이번 SEC의 리플 XRP에 대한 제재에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기존 암호화폐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트코인에는 영향 없을 듯

시장 참여자들은 SEC의 XRP에 대한 조치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XRP의 '악재'가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은 XRP와는 달리 큰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XRP와는 다른 성격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되고 있다. SEC 역시 XRP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SEC의 윌리엄 힌먼 기업금융국장은 지난 2018년 야후 파이낸스 주최로 열린 올마켓 서밋의 가상화폐 관련 연설에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은 '증권'으로 보기 어렵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의 거래망과 분산된 구조, 기능, 거래의 특성 등을 감안한다면 증권 거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채굴'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반면 XRP는 일괄적으로 1000억개가 생성됐고, 더 이상 코인이 발행되지 않도록 설계돼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XRP의 희소성이 높아지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또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네트워크 분산형으로 되 있기 때문에 거래 내역이 모두 기록돼 높은 투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XRP의 경우 1000억개 가운데 리플이 550억개를 보유하고 있고, 매분기 XRP 보유고 중 일부를 매각해 매출을 올린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는 달리 리플이 XRP의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힌먼 국장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경우 그 기업의 핵심인 리더를 볼 수 없고, 실질적으로 힘을 가진 리더가 없다"면서 "이는 리플의 XRP와는 분명히 다른 점"이라고 언급했다. 비트코인의 경우 창시자가 누구인지에 관해서도 확실하기 알려진 바가 없을 정도다. 

포브스는 이를 전하며 "힌먼 국장의 발언은 공식적인 언급이 아니었고, 별도의 행사에서 이뤄진 연설의 일부였지만, SEC 집단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XRP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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