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정부 협력 긍정적...10만 명분 생산 완료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셀트리온 흔들기' 부담...백신 소식 들려올 때마다 주가 '출렁'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요즘 베스트셀러 6위는 '셀트리오니즘'이에요"
셀트리온 기업의 성장기를 담아낸 책이 교보문고 12월 첫 주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단 소식이 들려올 정도로 요즘 동학개미에게 가장 뜨거운 관심주는 셀트리온을 필두로 하는 3형제다.
셀트리온은 자사가 연구개발중인 코로나 항체치료제 관련 호재, 서정진 회장의 애국마케팅 등에 힘입어 최근 초강세를 보여왔다. 여기에 예정된 합병 호재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코스피 편입설에 따른 기대감 등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 한 달간 셀트리온의 주가는 25만원대에서 40만원까지 60% 넘게 올랐다. 지난 주에는 매물 출회로 가격이 34만원대까지 내렸으나 12일 종가 기준으로는 일정 부분 회복한 36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주가 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다보니 셀트리온에 대한 전망과 의견도 분분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지나치게 고평가"라는 의견과 "이제서야 실적을 인정 받는 것"이라는 의견으로 갈렸다.
셀트리온·정부 협력 긍정적...10만 명분 생산 완료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
셀트리온이 적극적으로 임상 단계마다 공개하고 있는 코로나 항체치료제는 CT-P59(성분명 레그리단비맙)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5일 CT-959의 글로벌 2상 임상에 참여할 환자 327명을 모집해 투약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임상 2상의 중간결과가 확인되면 식품의약품(식약처)에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도 밝혔다. 국내에서는 임상 3상을 승인 받았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조건부 허가 승인을 염두하고 "약 10만 명이 치료 받을 수 있는 분량의 항체치료제를 이미 생산해둔 상태"라고 밝히며 연간 최대 200만 명 분의 치료제 생산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정부와의 긴밀현 협력, 의사소통을 병행하며 치료제 연구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 10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셀트리온 공장을 방문한 적이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7일 코로나 치료제 및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항체치료제의 유효성만 높게 확인된다면 긴급사용 승인 허가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서 회장이 '코로나 청정국' 등을 강조하며 "이미 초기 생산을 마쳤고 내년 초 시판이 가능할 것" 등의 확정적인 발언을 내놓는 점에 대해서도 "그만큼 자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에 대해 서 회장은 "투약 후 4~5일이면 체내 바이러스를 소멸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했던 임상 1상의 유효성이 긍정적이었는데, 임상 2상에서 1상과 유사한 결과가 나온다면 또 한 번 유효성이 입증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상 3상 인원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700~1000명 사이로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례적으로 빠른 개발 속도에 대해서는 "메르스, 독감 항체 물질 등을 연구 개발하면서 생긴 노하우가 긍정적으로 작용했고, 팬데믹 시국에 정부와의 단계별 결과 공유 등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에서 승인을 받게 되면 유럽, 미국 등의 국가에서도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이 진행될 예정이다.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치료제는 바이러스 중화 효과가 높은 항체를 골라 세포 배양 방식으로 대량 생산한 의약품이다. 이를 감영자의 몸 속에 주입하는 방식이며, 완치자의 혈장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혈장치료제에 비해 생산에 제한이 덜해 대량생산이 쉬운 구조라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셀트리온 흔들기' 부담...백신 소식 들려올 때마다 주가 '출렁'
하지만 대부분의 셀트리온 호재 요인이 확정적이지 않은 기대감에 기인한다는 점은 우려 요인이다.
해외 제약사들 백신 개발 관련 소식이 지속적으로 보도된다는 점도 주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과 백신 구매 계약을 진행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던 지난 8일 셀트리온은 13% 넘게 급락한 채 마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백신과 항체치료제는 다르다"며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치료제는 꾸준히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급격하게 올랐던 만큼 관련 소식에 주가가 지나치게 큰 변동성을 보이는 것은 부담이다.
또 일라이릴리 등 해외 항체치료제 연구개발 기업들이 선두에 있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물론 코로나 치료제 시장이 독식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 개발 자체가 다른 항체 치료제 기업의 개발 속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셀트리온 치료제 개발에 대해 "결국은 속도전"이라고 하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의 입장에서는 이 점을 신경쓰이는 대목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셀트리온에 대해 잇따라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점도 좋지 않다.
JP모건은 셀트리온에 대해 "투자를 피해야 할 종목"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유럽과 미국에서의 본업인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감소와 유통업자의 재고 증가로 내년 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며 "현재 주가는 고평가된 상태"라고 밝혔다. 목표가로는 21만원을 제시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크레디트스위스도 이달 들어 보고서를 내고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제개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 규모가 4000억원대 정도라며 최근의 주가급등은 과도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제시한 셀트리온 적정주가는 19만2000원으로 11일 종가 36만1000원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이들 보고서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은 딴판이었다. 실제로 바로 다음날부터 셀트리온의 주가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JP모건의 보고서에 대해 "팔라고 할 때 우리는 사면 된다", "지난번에도 그러던데 공매도 숏커버링 작업이 아니냐" 등의 반응을 내놨다.
시장을 흔들어 셀트리온의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주어담으려는 전형적 수법이라는 것이다. 보고서가 나온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셀트리온 주식을 70만주 가까이 순매도했다. 하지만 이들이 출회한 물량은 개인 투자자들이 거의 대부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이미 이전부터 공매도와의 전쟁을 여러 번 치뤄왔던 만큼 이번 보고서도 이런 의도로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셀트리온이 미국 경제지 포춘이 선정하는 '50대 유망 기업' 중 49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 등도 "고평가 됐다"는 JP모건의 보고서와는 맞지 않는다. 포춘은 지난 10월 미국 식품의약국이 셀트리온의 코로나 신속 진단 키트 샘피뉴트에 대한 긴급사용승인을 내준 점 등을 제시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셀트리온에 대해 "빅파마를 향한 걸음을 내딛고 있다" 등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만큼 셀트리온 주가에 대한 보고서의 영향은 지난 9월보다 덜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과열을 우려하는 리포트가 추가적으로 나올 경우 상승탄력도이 제한적일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