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정점은 어디?, 저평가 GM으로 갈아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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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정점은 어디?, 저평가 GM으로 갈아탈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2.04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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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테슬라 목표주가 780달러로 대폭 상향
일부 회의론자 "주가 정당화 위해 실적개선 필요"
전기차 성장 가속화... "테슬라 주가 꾸준히 오를 것" 의견도
전기차 투자자 "GM 대안될 수 있다" 의견 엇갈려
테슬라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테슬라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올 한 해 가장 화제를 모았던 주식을 꼽으라면 많은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먼저 떠올릴 것이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서 만 현재 600% 이상 올랐다.  

'이 세상 주식이 아니다'라는 평가가 일찌감치 제기됐지만, 이후에도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끝없이 치솟았다. 테슬라 주가가 치솟으면서 이른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대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월가의 호응도 만만찮다. 테슬라 주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던 투자은행마저 '매수'를 외치며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남아있는 것은 테슬라가 현재의 주가를 정당화시킬 수 있을지 여부다. 과연 테슬라는 장밋빛 전망에 부응할 수 있을까. 

테슬라, 주가 폭등 이유는?

전문가들은 테슬라 주가의 상승을 이끈 요인으로 ▲S&P500 진입과 ▲주식분할 두 가지 이슈를 꼽는다. 

테슬라는 지난 8월 '5대 1' 주식분할을 결정했다. 주식분할 이전에는 주당 가격이 한 때 2300달러를 넘어서는 등 지나치게 비쌌던 탓에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5대 1로 분할하면서 주가는 400달러대로 떨어졌고, 이것은 테슬라 주식이 더 싸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면서 많은 소액투자자들의 접근성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실제로 테슬라 주가는 주식분할이 이뤄진 후 석달 만에 30%가 올랐다. 3일 기준 테슬라 주가는 593달러다.

오는 21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편입된다. S&P500 지수에 편입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이 최소 82억달러 이상이어야 하고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야 한다. 테슬라는 올해 3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현재 시가총액 역시 5600억달러로 기준을 충족했다. 

S&P500 지수 편입이 호재가 되는 이유는 이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자금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 자금만 약 5조달러에 달한다. S&P500 지수에 편입되면 인덱스 펀드 자금은 지수 비중에 맞춰 테슬라 주식을 사들이게 된다.

S&P다우존스의 하워드 실버블래트 지수 분석가는 "S&P500 지수 편입 때 적용되는 시가총액은 유동 주식수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 경우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4370억달러(약 473조원)"라며 "이를 계산해보면 인덱스 펀드 운용사들은 약 727억달러(약 78조7000억원)규모의 테슬라 주식을 매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약 1000억 달러(약 108조2500억원)가량이 테슬라에 새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미 많이 올랐는데 더 오를 수 있을까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주가가 오른 두 가지 이유가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이슈라는데 초점을 맞춘다.

회사의 수익성이나, 자동차 생산능력, 판매실적 등 여타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평가를 받는 근본적인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코넬캐피털 그룹의 브래드포드코넬은 "테슬라 주식은 펀더멘털로 거래된 적이 없다"며 "일반적인 경제학 이론과는 너무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슬라 주식은 마치 황혼지대(twilight zone)에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최근 테슬라는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지속적인 수익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테슬라가 지난 3분기 발표한 순이익은 3억3100만달러였는데, 이는 전년동기 1억4300만달러와 비교하면 상당히 늘어난 것이다. 3분기 GAAP 영업이익률 역시 전년동기대비 5%포인트 상승한 9.2%를 기록했다.

배런즈는 "이는 깜짝 놀랄 수준"이라며 "BMW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해도 2%포인트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주가는 실적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투자정보 사이트인 모틀리풀은 "테슬라 주가는 1년전 매출의 2.4배 수준이었는데, 현재 21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테슬라는 이 주가를 정당화시키기 위해서는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자동차 회사로서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영업이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듯 하다. 

지난 1일 머스크는 회사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수익 개선 및 비용절감을 이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머스크는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미래 수익에 대해 많이 신뢰하고 있지만, 만일 투자자들이 어느 시점에서든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테슬라 주가는 그 즉시 커다란 망치 아래에 놓인 수플레처럼 박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플레는 달걀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오븐에서 가열해 부풀린 요리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수플레처럼 부풀려 있는데 수익개선을 통해 주가를 정당화시키지 못한다면 주가는 푹 꺼질 것임을 경고한 것이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한 투자로 상당한 이익을 거두면서 월가에서 이름을 높인 헤지펀드 운용가 마이클 버리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 창립자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 수플레를 어서 팔아라"고 조언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매출과 시가총액, 이익 등을 비교한 자료를 통해 테슬라 주가가 지나치게 부풀려져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그래도 계속 오른다

일론 머스크를 비롯해 일부 월가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의 비현실적인 수준을 우려하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여전히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테슬라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았던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 테슬라의 투자 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하며, 목표주가 역시 기존 455달러에서 780달러로 대폭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6월 테슬라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으나, 이를 다시 매수로 돌린 것이다. 

골드만삭스가 테슬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꾼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반영한 것이다. 마크 딜레이니 애널리스트는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는 이전에 우리가 전망한 것보다 더욱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며 "테슬라는 전기차 산업이 확장된 후에도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지난달 18일 테슬라의 투자의견을 3년만에 처음으로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했다. 당시 모건스탠리는 "테슬라를 전기차 판매만으로 투자가치를 평가해서는 안된다"며 "전기차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테슬라의 에너지 저장장치(ESS)와 보험사업 분야의 성장성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웨드부시증권은 현재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1000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현재 전기차는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 수준이지만, 2025년까지 10%로 늘어날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기차 업계의 성장은 전기차 제조업체에게는 모두 호재로 작용하겠지만, 선두주자인 테슬라에게는 더욱 큰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내연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친환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전기차 수요는 몇년 간 황금 시기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테슬라의 가치는 계속 재평가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테슬라 주가 흐름표
테슬라 주가 흐름표

테슬라 부담스럽다면 다른 전기차 대안은?

전기차 업계의 성장이 테슬라에 호재가 된 만큼 여타 전기차 업체들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대표적인 것은 니오(NIO)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는 '중국의 테슬라'라고도 불린다.

니오는 지난 6월까지만 하더라도 7달러 수준에 머물러있었는데 3일 종가는 45달러다. 5개월만에 주가가 7배 가량 오른 셈이다.

주가는 크게 올랐으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니오는 지난 3분기 주당 12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3분기 납품 물량은 1만2000대를 조금 넘는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50% 이상 늘어난 것이지만, 폭등한 주가를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전기트럭 및 드론 생산업체인 워크호스 그룹은 올 들어 주가가 800% 급등했다. 워크호스 그룹의 내년 생산목표는 1800대에 불과하다. 

모틀리풀은 이를 지적하며 "물론 전기차 산업이 기존 자동차 산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겠지만, 현재 이들 주가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위험을 피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대안은 제너럴모터스(GM)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GM은 전기차 생산을 위해 20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GM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미국 내 3개 공장에 전기차 생산 준비를 위해 총 45억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오는 2023년까지 전세계에서 최소 20개의 신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자율주행 차량에서도 GM은 테슬라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미국 소비자전문매체 컨슈머 리포트에 따르면, GM의 '슈퍼 크루즈 시스템'은 17개 자동차 업체의 반자율주행 시스템 테스트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57점으로 2위를 기록했으나, GM(69점)과 점수 차가 컸다. 

실적도 탄탄하다. GM은 지난 3분기 355억달러 매출에 40억달러 이상의 순이익을 거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부진해 연간 수익 추정치의 10배 미만, 내년 수익 추정치의 8배 미만에 거래되고 있는 상황이다. 

패트릭 허멜 UBS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11일 "향후 1~2년간 GM이 공격적인 전기차 전략을 구사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반응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5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3일 종가 기준 GM은 44달러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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