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스마트폰 시장, 롤러블 vs 폴더블 '빅매치'...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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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스마트폰 시장, 롤러블 vs 폴더블 '빅매치'...승자는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2.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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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블폰 진영의 선두는 LG…”확인해줄수 없어” 조심
삼성전자는 ‘폴더블 폰 라인 확대’를 선택
증권가, 차세대 폼팩터는 시기상조... ‘플래그쉽 모델’ 강자가 승리
내년 롤러블폰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전자가 롤러블 폰 첫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레츠고디지털
내년 롤러블폰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LG전자가 롤러블 폰 첫 상용화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레츠고디지털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 형태를 놓고 내년 상반기에 LG전자와 중국업체의 롤러블(화면을 펼치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폰 출시가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폴더블(화면을 접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폰 라인업 확대로 맞불을 놓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롤러블과 폴더블 간 차세대 폼팩터 경쟁 보다는 플래그쉽 모델 경쟁이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핵심 전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롤러블폰 진영의 선두는 LG…”아직 확인해볼 정보는 없어”

지난달 29일 LG전자가 평택 공장에서 차세대 롤러블 폰의 시제품을 생산해 테스트에 돌입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LG전자 관계자는 1일 이 보도에 대해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LG전자가 롤러블 폰을 개발 중인 것은 맞지만 진행 사항은 내부에서도 일부만이 알고 있어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 ‘LG 윙’ 공개행사에서 롤러블 폰 실루엣을 선보이며 개발이 진행 중임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초에는 국내 특허청에 ‘LG 롤러블’(Rollable)과 ‘LG 슬라이드’(Slide)로 국문, 영문 상표 등록을 마쳤다. 다수 언론이 내년 상반기 등을 특정해 LG전자가 롤러블 폰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오포가 공개한 롤러블 폰 컨셉. 사진=오포
오포가 공개한 롤러블 폰 컨셉. 사진=오포

하지만 가장 먼저 롤러블폰 시제품을 공개한 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다. 지난달 17일 ‘이노데이2020’ 행사에서 자사의 롤러블폰 ‘오포X2021’ 시제품 구동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스마트폰 오른쪽 측면을 터치하면 말려있던 화면이 나타났다 다시 한번 터치하면 원래 크기로 줄어든다. 마치 ‘상소문’처럼 말려 있던 디스플레이가 나오는 형태다. 또 다른 중국업체 TCL도 지난 3월 롤러블 폰 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 업체가 먼저 시제품을 공개했는데도 시장이 LG전자를 주목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2018년 중국 업체 로욜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최초 폴더블 폰 '플렉시 파이'를 출시했다.

그러나 시장에서 ‘대륙의 꼼수’라 불리며 혹평을 받았다. 내구성 등 품질 수준이 시장의 기대 이하였다. 대량 생산체계도 갖추지 못해 홍보용 출시로 끝났다. 이후 2019년 2월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인 폴더블 폰이 공급됐다. 

한 국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는 무리하게 세계 최초 출시라는 타이틀이 주는 홍보 효과를 선점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홍보로 상승한 브랜드 이미지를 활용해 실제 최초 출시라고 홍보한 제품이 아닌 중저가 제품 판매 확대를 노리는 경우가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국내 업체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성과를 과장해 출시를 무리하게 발표하는 경우가 있다”며 “롤러블 디스플레이 수율이 평면 디스플레이 보다 맞추기가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상품화까지 시간이 오래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율은 전체 생산품 중 제품 판매가 가능한 합격품의 비율을 말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7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 가격은 약 16만원으로 기존 스마트폰 OLED디스플레이 대비 2배 정도 비싸다.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가 수율이 낮아, 손실과 간접비 항목이 높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서라운드디스플레이폰 '미믹스 알파'를 개발한다고 홍보했지만 1년만에 “수율이 나빠 포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정도 규모의 회사는 롤러블폰처럼 처음 출시하는 제품에 대해 미리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기 어렵다”며 “서플라이 체인의 수많은 협력사와 함께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제품 공개에 대한 목표 시점은 있지만 일정 변경 등으로 인한 신뢰 훼손을 우려해 최종 확정 전까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폴더블 폰 라인 확대’를 선택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3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폴더블폰 라인업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이종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컨퍼런스콜에서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판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판매가 매년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플렉서블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내놓으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폴드. 사진=삼성전자

올해 갤럭시 Z플립과 갤럭시 폴드2를 공개한 삼성전자는 내년엔 폴더블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Z’ 시리즈를 주력 제품군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 상무는 지난달 30일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삼성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갤럭시Z' 시리즈는 더 얇고 가벼워진 디자인과 차별화된 기술 등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Z시리즈를 스마트폰 주력 제품군으로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삼성의 자신감은 디스플레이 기술력에서 나온다. 현재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뿐이다. 아직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롤러블폰 보다는 지난해 출시후 고객 피드백을 반영하고 관련 기술도 확보하고 있는 폴더블폰이 차세대 스마트폰 폼팩터의 발전 방향이라 판단한 것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홈페이지 캡처

이 상무는 인베스터스 포럼에서 "폴더블폰은 기존 스마트폰의 확장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부문을 만들어 낸 것"이라며 "시장의 리더로서 우리는 혁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영상 콘텐츠 소비가 더 늘어날텐데 폴더블폰 기술은 화면 가운데 접히는 부분이 주는 불편함을 극복하기 어렵고 화면 크기를 키우면 폰 크기도 함께 커져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폴더블 폰 특성상 향후 기술 발전으로 폴더블 화면을 두번 접는다고 해도 화면 크기의 3분의1 크기로 스마트폰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 롤러블 디스플레이는 향후 기술발전에 따라 휴지처럼 돌돌 말아서 보관할 수 있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도 스마트폰 크기는 훨씬 작아질 수 있다.

롤러블vs폴더블 보단 ‘플래그쉽 모델’ 강자가 승리

증권업계에서는 롤러블이나 폴더블은 등 차세대 폼팩터 기술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00만~300만대의 폴더블폰 판매량을 기록했다. 내년 판매량은 700만~800만대까지 늘어나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작년말 예상에 비하면 대폭 줄어든 수치다. 출시 초기 2020년 폴더블 폰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을 거라는 예측이 나왔고 코로나19가 본격화 된 뒤에도 400만대 수준의 판매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이어졌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제 시장은 폴더블 폰의 효용성에 의문을 갖고 있다”며 “왜 당장 폴더블 폰이 필요한지에 대한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의 실적을 뒷받침할 만큼 폴더블 폰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IT시장 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8081만 6000대를 판매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지켰다. 2위는 화웨이로 5183만900대, 3위는 4440만5400대를 판매한 샤오미였다. 애플은 4058만8400대를 판매해 4위에 자리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삼성이나 애플 입장에서 내년에 폴더블 폰 혹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롤러블 폰 등을 개발해 주력 제품군으로 삼기 어렵다.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가 출시후 3개월 간 8000만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애플과 경쟁해야 하는 삼성이 플래그쉽 모델 경쟁에 집중하는 와중에 미래 기술투자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폴더블 폰을 출시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LG는 플래그쉽에서 포지션 자체를 잃었기에 프리미엄 급에서 경쟁하기 보다는 롤러블이란 폼팩터를 통해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권봉석 LG전자 사장도 올 초 취임 간담회에서 폴더블폰 후발주자가 되기보단 롤러블폰 개발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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