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한진칼 유상증자...다급해진 한진-산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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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한진칼 유상증자...다급해진 한진-산업은행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1.25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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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오늘 대주주 KCGI 신청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리
한진그룹 "투기세력이 항공산업 구조개편 막아...실업사태 불가피" 주장
"한진칼, 산은은 보통주 투자외 방법없어"...'다른 차입 통로 막혀' 인정
경영학계, 가처분신청 인용가능성 높게 봐
한진칼에 5천억원의 보통주 투자와 3천억원의 교환사채 인수를 목표했던 산업은행의 지원방안이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한진칼에 5천억원의 보통주 투자와 3천억원의 교환사채 인수를 목표했던 산업은행의 지원방안이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통합하는 항공산업구조개편과 관련, 주요한 고비가 될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가처분 신청 심리가 25일 열린다.

경영학계는 법원이 한진칼의 대주주인 KCGI(강성부 펀드)가 신청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가능성을 70%이상 보고 있다. 법원이 인용하면, 산업은행이 8천억원을 한진칼등에 투입하는 마중물 지원이 막히게 돼 항공산업 구조개편안은 공중에 뜨게 된다.

이날 한진그룹은 이와 관련, 입장문을 내고 "KCGI는 연일 터무니없는 주장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가처분이 인용되면 대한민국 항공산업은 붕괴된다"고 호소했다. 이 입장문에서 한진그룹은 한진칼 경영의 실패도 인정하고 있어, 한진칼 경영진이 양대 항공사를 통합, 구조개편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산업은행과 한진칼의 계약에는 한진칼의 유상증자 성공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의 제1선행조건으로 되어 있다"면서 "가처분이 인용되면 한진칼 유상증자가 막히고, 이에 따라 인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연말까지 긴급히 필요한 6000억원의 자금 조달도 불가능해진다"면서 "신용등급 하락 및 각종 채무의 연쇄적 기한이익 상실, 자본잠식으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면허 취소로 이어질 경우 대규모 실업사태까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진그룹은 한진칼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있는 KCGI측에 대한 맹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사모펀드를 투기세력으로 단정하는 모습은 이동걸 산은회장이 KCGI를 '사인'이라고, 조원태 한진그룹회장은 '공인'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발언 들을 그대로 이어갔다.

한진은 "KCGI는 자신들이 원하는 판결 결과를 얻기 위해 어처구니없는 거짓말로 가처분 재판부의 눈을 가리려고 하고 있다"며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도, 회사가 처해있는 상황도, 사실관계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투기 세력의 욕심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생존이 위기에 처했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까지 발목이 잡힐 위기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KCGI는 산업은행의 보통주 보유 이유를 외면하는 투기세력이라고 단정했다.

산업은행은 국내항공산업 재편을 통한 ‘생존’을 위해 한진칼에 투자하는 것이고, 이러한 일련의 통합 과정이 성실히 진행되는지를 감시·견제하기 위해 의결권을 가진 보통주를 보유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는 개별기업에 투자해서 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닌,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KCGI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발행하라는 것은 의결권을 통한 통합 항공사의 경영관리와 조기정상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또 KCGI가 주장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후 실권주 인수는 끼워맞추기식 억지 논리라고도 했다.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면 된다는 KCGI의 주장도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다며, 아시아나항공에 연말까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데 이 방식으로는 연말까지 자금 조달이 불가능하며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자신들의 무능도 인정하는 듯한 표현도 입장문에 넣었다. 그만큼 가처분 인용 가능성이 큰데 대한 절박감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KCGI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비롯해 대출, 자산매각 등으로 인수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진칼은 자산매각을 위해 꾸준히 노력 중에 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시장이 좋지 않아 적정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의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한진칼은 회사채 등 신용차입이 불가능하며, 담보로 제공 가능한 자산 또한 대부분 소진해 담보 차입도 어렵다"며 "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서 추가차입시 한진칼의 이자 상환 능력을 초과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영학계에서는 경영상 긴요한 상황이 아닌데도 3자배정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것은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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