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탐구생활] '덕질' 최적 플랫폼 위버스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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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 탐구생활] '덕질' 최적 플랫폼 위버스에 주목하는 이유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27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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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1500만명, 매출 2000억...월 평균 1100만개 컨텐츠 생산
간편함, 개방성, 위버스간 높은 연동성...가입 시간 '1분'
아티스트-소속사-팬덤 빠른 소통 가능, 빅히트 핵심 전략 그대로 담겨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지난 15일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으며 코스피에 상장한 빅히트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600대1이 넘는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뚫고 어렵사리 공모주를 배정받았음에도 주가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반응이다. 2, 3거래일 연속 '따상'을 기록했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등의 성공 사례에서 영향받아 지나치게 '분홍빛 전망'이 쏟아진 탓도 있다.

빅히트 상장 이후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당초 증권사들은 빅히트의 목표 주가를 16만원에서 38만원 사이로 잡아왔다. 메리츠증권은 16만원, IBK투자증권은 24만원, 유안타증권은 29만6000원을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38만원이라는 '따상' 이상의 가격을 목표주가로 잡았고, 한화투자증권은 26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1만2000원, 현대차증권은 26만4000원으로 전망했다.

7개 증권사들이 빅히트를 높게 평가했던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빅히트의 플랫폼 '위버스'의 성장 가능성이었다. 

위버스는 빅히트가 지난해 6월 내놓은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소속 아티스트의 굿즈, 앨범, 콘서트 티켓 등 모든 관련 상품 제작과 유통을 내재화한 시스템이다. 앱 다운로드 건수가 론칭 1년 남짓만인 올 7월 말 1000만건을 돌파했으며 커뮤니티 가입자는 이달 27일 기준으로 1670만명에 달한다. 

2000년대 초반 아이돌을 좋아하는 '덕질' 문화는 오프라인 행사장에서 네이트판, 트위터 등을 거쳐 위버스라는 하나의 플랫폼에 정착하고 있다. 빅히트에 따르면 현재 위버스는 전 세계 229개 국가와 지역에서 하루 평균 140만명이 방문하고 월 평균 약 1100만개의 콘텐츠가 생성되고 있다.

최근에는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도 예매부터 관람까지 전적으로 위버스 플랫폼을 통해 진행됐는데, 시청권 매출 규모만 5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0~11일 개최된 방탄소년단 온라인 콘서트는 191개 국가에서 99만3000명의 시청자를 모았다. 

앞서 지난 6월 107개 지역에서 75만6600여명이 시청했던 '방방콘 더 라이브' 접속 인원을 훨씬 상회하는 기록이다. 당시 방방콘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본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로 기네스북에 오른 바 있다.

유안타증권은 위버스의 파급력을 높게 평가하며 매출액이 올해 2000억원에서 내년 51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빅히트 역시 위버스가 '네이버·카카오 같은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로 컨텐츠 경쟁력에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위버스는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플랫폼에 직접 가입해 그 가능성을 살펴봤다.

간편함, 개방성, 위버스간 높은 연동성...가입 시간 '1분'

가입 직후 뜨는 위버스 메인 홈페이지. 사진=위버스 홈페이지 캡쳐

위버스 플랫폼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열려있고, 쉽고 간단하다'는 것이다. 

아티스트 팬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이지만 팬카페라기보다는 일반적인 포털 매체에 가까운 느낌이다.

기존 아이돌 팬클럽은 모집 시기가 정해져 있고, 가입비를 의무적으로 내야 한다. 가입 시기 이외에는 아예 가입 신청을 할 수조차 없고, 가입자가 아니면 콘텐츠 열람도 불가능해 그야말로 라이트팬과 코어팬의 경계가 분명했다. 같은 소속사 아티스트더라도 팬클럽은 사이트 자체가 별개였기에 다른 가수의 팬클럽을 함께 가입할 일도 거의 없다. 

반면 위버스 플랫폼은 개방성을 추구하고 있다. 다른 가수의 위버스(커뮤니티 존)에 가입하는 방법도 간단했다. 일단 애플, 구글 등에 연동해 위버스 자체 계정을 만들어두면 이후 아티스트 위버스에 가입하는 과정은 해당 카테고리를 클릭한 후 닉네임을 입력하는 게 전부다.

위버스 홈페이지. 사진=위버스 홈페이지 캡쳐

이런 방식이라면 플랫폼 자체에 '스며드는 것'이 훨씬 쉬울 듯했다. 

실제로 위버스에서 한 아티스트를 '덕질' 중인 팬은 "원래 방탄소년단이 좋아 플랫폼에 가입했었는데, 들어올 때마다 옆의 아티스트들을 보니 호기심이 생겼다"며 "궁금하던 차에 닉네임만 입력하면 바로 다른 아티스트 커뮤니티에도 가입이 가능하길래 가입했다"고 밝혔다.

다른 팬 역시 "일단 위버스에 가입하면 다른 아티스트의 커뮤니티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은 새로운 팬을 유입시킬 수 있는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타적인 팬덤 커뮤니티 형태에서 열린 모양새로 바뀐 점은 위버스가 새롭게 정착시킨 팬덤 시스템이다. 

빅히트 소속 아티스트 외에 다른 아티스트들도 입점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빅히트 관계자는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위버스 입점을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플랫폼 확장 가능성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위버스에 입점한 아티스트는 최근 오픈한 선미와 헨리를 포함해 총 11개 카테고리다. 이 중 빅히트 레이블즈 아티스트를 제외한 외부 아티스트는 선미와 헨리, Weekly, CL, P1Harmony 이렇게 다섯이다. 해당 아티스트의 소속사들은 관련 콘텐츠를 주기적으로 올리고 있다.

빅히트 관계자는 "빅히트는 강력한 IP(지식재산권)홀더로서 글로벌 팬덤을 직접 분석해 온 경험을 기반해 글로벌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구축했다"며 "위버스는 글로벌 팬덤을 위한 커뮤니티, 공연 관람, 미디어, 커머스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며 팬 경험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외부 아티스트 입점 확대를 통해 방탄소년단에 쏠린 매출 부담을 분산시키고 위버스 플랫폼 자체의 운영을 보다 활성화시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티스트-소속사-팬덤간 빠른 소통"... 빅히트 핵심 전략 그대로 담겨

BTS 위버스 홈페이지. 사진=위버스 홈페이지 캡쳐

빅히트의 간판인 방탄소년단의 대표적인 성공 요인으로 활발한 소통 능력으로 꼽혀왔다.

지난 6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애니타 엘버스 교수팀 역시 빅히트와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에 대해 '팬들과의 밀접한 소통'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도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꾸준한 소통을 진행해온 것이 큰 차별성"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한 소통이 일상화됐지만, 몇 년 전까지는 '유에프오타운(유타)'이라는 문자 시스템을 제외하고는 연예인과 팬들간의 소통 경로가 전무하다시피 했다. '유타' 시스템은 특정 문자에 대한 답변만 이루어져 아티스트의 응답률이 낮아 소통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일회성의 '팬 서비스' 느낌이 강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을 시작으로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일상적인 소통을 하나의 트렌드로 구축한 후  위버스라는 플랫폼으로 확장시켰다. 

위버스 홈페이지 좌측의 FEED 부분은 팬들의 게시글과 소속사의 영상 관련 공지가 제공된다. 이 공간을 통해 팬들끼리 정보 공유, 사진 공유 등을 할 수 있으며 소속사에서는 아티스트 소식 업데이트 공지를 제공한다. 

소속사에 요청할 사항이 있거나 컴플레인을 거는 등 단체 행동을 할 때도 위버스 피드 안에서 이루어져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BTS 위버스 홈페이지. 사진=위버스 홈페이지 캡쳐

두 번째 줄 'ARTIST' 카테고리는 해당 아티스트가 게시글을 올리는 공간이다. 평균 3~5일마다 주기적으로 아티스트의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팬들이 게시글을 올리는 FEED와 붙어있기 때문에 아티스트와 팬, 회사 모두가 상호 접근성이 용이하다. 

'안티 없는' 공간에서 팬들과 즉각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기에 아티스트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빅히트 관계자는 "아티스트 입점 문의가 꾸준히 오는 것은 우리 플랫폼이 레이블 쪽에서도 호평을 받는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팬덤과의 소통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답했다.

위버스 통한 직통 판매로 유통 수수료 부담 낮춰

박성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버스 플랫폼이 모든 유통 경로를 내재화시켰기 때문에 입점한 아티스트들의 경우 수수료 절감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소 레이블에게도 구미가 당기는 요소다.

빅히트의 위버스를 통한 콘텐츠 유통 구조. 자료=빅히트, 유안타증권

코로나로 인해 지난 6월과 10일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할 당시 큰 도움이 됐다. 방탄소년단이 온라인 공연을 진행할 당시 티켓 구매 등은 모두 위버스 플랫폼에서 이루어졌다. 공연 관람 역시 위버스에서 진행됐다.

별도의 유통 경로를 이용하지 않고 위버스 플랫폼과 공식 팬클럽 홈페이지에서만 판매된 콘서트 티켓이 500억원을 웃도는 매출을 올린 것은 오프라인 티켓 판매에 대한 위버스의 영향력도 강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방탄소년단처럼 입점해 있는 아티스트들의 유료 콘텐츠에 대한 위버스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팬 커뮤니티가 아닌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상업적 가치도 더해질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커머스(굿즈 등) 공식 유통 경로는 이미 위버스로 완전히 단일화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절감된 수수료가 결국은 아티스트들의 작품 퀄리티 등으로 반영돼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히트, 우려 요인 있지만 '더 클 수 있다'

박성호 연구원은 빅히트 주가의 급락세에 대해 "저평가된 상태"라며 기존의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29만6000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물량이 시장에 많이 나오고 있고, 앞으로도 더 나올 수 있어 하락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적정 가치보다 낮은 상태로 거래 중인 것은 맞다"고 언급했다. 

물론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위버스가 빅히트의 계획대로 몸집을 불려나간다면 이상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아직까지 성장 가능성이 확정적이지 않고 기대감에 기인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티스트들이 앞장 서 입점을 확정시킬 만큼의 메리트가 있는지도 아직까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해외 아티스트의 경우 아직까지는 보다 안정적인 영미권 플랫폼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며 빅히트의 지금 주가도 과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박 연구원은 "위버스라는 플랫폼은 국내외에서 전례 없던 산업모델"이라며 빅히트가 음악시장이 아니라 콘텐츠시장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어림잡아 전 세계 음악 시장의 규모가 50조원인데, 이 중 25조원은 음반 등 레코드 시장이고 나머지 25조원은 공연 시장"이라고 말했다. 빅히트가 이 두 형태를 융합해 수익성이 좋은 새로운 플랫폼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빅히트도 콘서트 등을 통해 수익을 내는 기존의 사업 모델만으로는 유지가 힘들다는 점, 방탄소년단에 집중된 매출이 부담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존에 없었던 위버스라는 사업 모델을 구축한 것이며, 성장 가능성은 변함 없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하반기 매출액에 따라 현재 주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연구원은 지난 19일 "빅히트의 하반기 매출액이 4000억원이라면 현재 주가(16일 기준 20만500원)가 적정하지만, 5000억원 내외라면 '21년 컨센서스 매출액'은 반드시 상향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0만500원은 부진한 상태라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부에서 우려하는 BTS멤버의 군입대 시기는 2022년이 아닌 2024~2026년이라고도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당장 내년에 가장 맏형인 멤버 진의 입대가 임박하지만 2024년에는 북미 투어의 핵심인 RM과 제이홉이 동시에 입대해야 한다"며 "이후에도 95년생 멤버들의 입대도 이어지기 때문에 BTS의 매출 공백이 본격화 되는 구간은 2024년 상반기에서 26년 상반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아직 3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충분히 반영 가치가 있는 호재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빅히트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17% 오른 16만2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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