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1120원대 진입 가능성..."美대선·中5중전회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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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1120원대 진입 가능성..."美대선·中5중전회가 관건"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10.2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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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뉴욕 NDF 원달러 1개월물 종가 1127.95원
NH투자증권, 이번주 환율 예상밴드 1128~1145원 제시
미국 경기부양책에 대한 추가 합의여부에 관심
중국 5중전회 이후 인민은행 움직임이 중요
이번주 환율이 1120원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문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이번주 환율이 1120원대에 진입할 것이란 전문가 예측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이번주 환율이 1120원대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24일(현지시간)에는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1127.95원을 기록했다. 

최근 10년 평균 서울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인 1128원이 깨진 것이다. 다만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주 원화 가치는 대선을 앞둔 미국 상황과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에 영향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역외에선 이미 1120원대…”미 경기부양책 기대로 달러 약세”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 NDF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이 1128.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는 0.15원이다. 스와프포인트(Swap point)는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로 두 통화의 금리차이를 환율로 전환한 수치를 의미한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132.90원에 거래를 마쳤으므로 현물환 종가대비 4.55원 내린 셈이다. 

지난 1월 이후 뉴욕 외환시장의 달러원 1개월물 환율 변화 추이. 그래픽=로이터 캡처

현물환 거래는 거래일로부터 결제일이 2일 이내인 외화거래다. 반면 선물환 거래는 미래 특정 시기에 거래 당사자 간 현재 약정 환율에 의해 외환을 매매하는 거래다. 선물환 거래는 미래에 실제 외환의 인수·인도가 이뤄지기 때문에 현물환율과는 차이가 있다. 역외 선물환율은 역내 현물환율(서울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환율)에 영향을 준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달러원화 선물뿐만 아니라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도 전장보다 0.23% 하락한 92.732를 기록했다. 일주일 사이에 달러 인덱스가 1.02%하락한 것이다. 

국제 송금 전문 기업 웨스턴 유니온 비즈니스 솔루션스의 조 마님보(Joe Manimbo) 수석 애널리스트는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시장에서는 바이든이 승리할 것이라는 판단하에 달러 가격이 형성돼 있다"면서도 "연말까지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 주 동안 과감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위험선호 심리가 우위를 점해 달러화 약세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규모를 키운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경기 회복에 대한 예측으로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보다 위험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홍남기 부총리 "환율 시장 상황 예의주시"

지난 22일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이 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쏠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달 사이 원달러 환율이 1180원대에서 1130원대까지 하락해 최근 외환시장 걱정이 된다"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정부는 환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답했다.

홍 부총리는 "환율이 외환 수급이나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과 괴리된 상태에서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즉시 시장 안정 조치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원 오른 1132.9원에 거래를 마쳤다. 1.6원 오른 1133.5원에 출발한 환율은 홍 부총리 발언에 오전 장중 소폭 상승한 뒤 한 때 1138.50원을 기록했으나 다시 하락 마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환 당국이 한때 시장에 개입해 매수세가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며 "그간 환율이 너무 급하게 내려와서 당국이 부담을 느낀 측면이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당국이 시장 안정을 위한 미세 조정을 위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백석현 신한은행 외환 연구원은 "당국이 실제 개입했다기보다는 홍 부총리 발언에 외환시장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날 외환 호가 움직임을 보면 실제 물량에 개입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면 미국과 외교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개입은 쉽지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번주 환율 1128원~1145원

NH투자증권은 이번주 환율 예상 범위를 1128~1145원으로 제시하며 "블루 웨이브(미국 민주당의 대통령직과 상·하 양원 석권)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든 수혜통화’ 강세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경우 무역 대외정책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직접적인 관세 대응을 자제하고 다자협력을 강화하는 등의 변화가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외환 시장에서는 한국 원화와 함께 멕시코 페소, 중국 위안화, 캐나다 달러 등을 바이든 수혜통화로 본다. 

NH투자증권은 "미국 추가 부양책 협상 지연이 금융시장의 완연한 리스크온 심리(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제약하고 있다"며 "다만 길게 보면 대선 이후엔 이런 불확실성은 기대감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권과 무관하게 미 정부의 재정적자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과 유럽 등 글로벌 경기 동반 회복과 맞물려 달러화도 약세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측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내수 중심 경기부양 기조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NH투자증권은 "종합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판단하나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예측했다. 

9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56원 가까이 낮아진 상황인데 당국의 구두개입이 지속되고 있으며 바이든 당선에 따른 효과를 외환시장에서 환율에 이미 반영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환율 하락에 있어서는 속도조절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은 "주요 지지선이 돌파됐다"며 최근 10년 평균 환율인 1128원을 다음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전문가들 "미국 대선과 중국 5중전회가 포인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역시 "이번주 환율이 1120원대를 기록할 가능성을 닫아둘 수 없다"며 미국과 중국의 상황에 주목했다. 전 연구원은 "미국은 대선 전 합의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여전히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며 "23일 대선 TV토론은 시장에 큰 영향을 준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이번주 예정된 중국의 5중전회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미 5중전회 내용 대부분에 대해서 예측하고 반영하고 있다"며 "이후 중국 당국이 실제 시장 흐름과 다르게 고시환율을 높여 발표하는 등의 행동을 취하면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수 언론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중전회를 통해 그간의 ‘쌍순환’ 기조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쌍순환은 중국 경제발전 모델인 제조·수출을 내수로 전환해 경제발전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미중갈등 장기화에 대비해 서방진영의 경제 압박이 심화될 경우 내수만으로 경제를 끌고 가겠다는 취지다. 

전 연구원은 "5중전회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 모델을 강조하면 위안화 가치상승(달러 위안화 환율 하락)의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원화에도 영향을 줘 원화가치 상승(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주 환율이 1120원대를 기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이번주 경제 지표들이 원화 강세로 이어질 경우 일시적으로 1130원대 밑으로 갔다가 다시 올라가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미국 대선과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해 호재의 영향력이 줄어들어 원화는 강세보다는 약보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미국 대선후보 3차 TV 토론 결과에 대해 "바이든 승리 가능성을 강화시켜준 것으로 본다"며 "바이든은 재정지출 확대 기조가 공화당에 비해 강해서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는 원화 강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4년전에도 그랬듯이 결과를 알 수 없다"며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시장내 불확실성이 커지면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경기 개선속도에 따라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산돼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주 발표될 미국 3분기 GDP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수준에서 미국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것 같지는 않아 여전히 위험자산 선호 심리 우세속에 달러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주에는 미국과 유럽, 한국이 3분기 GDP를 발표하는 만큼 코로나19이후 경기 회복세에 대한 국가별 상대비교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미국 대선 TV토론회가 원만하게 끝났다"며 "우리 시장에 큰 재료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대선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대선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장에선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중국의 5중전회에서는 쌍순환 중심의 경제 정책 방향성이 나올 것"이라며 "5중전회 이후 인민은행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에 따라 구체적인 영향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외환 연구원은 이번 주에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환율 하락이 제어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백 연구원은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가 다가오는 상황"이라며 "베팅금액이 큰 참여자들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정부분 하락베팅 포지션을 정리해 환율 하락이 저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 약세라는 큰 흐름이 형성돼 있는데, 미국 대선이 다가오면서 달러 약세에 큰 액수를 투자했던 참여자들이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달러 약세 포지션 비중을 줄이는 등의 선택을 하면, 추가적인 환율 하락 속도가 조절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주 주요일정

한국은행이 27일 3분기 GDP를 발표한다. NH투자증권은 전년동기 대비 -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분기 GDP가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한 상황에서 9월 이후 수출 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경기 회복 폭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가 29일 3분기 GDP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연율기준 32%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연율은 해당 분기 성장률로 1년간 성장하는 것을 가정해 계산한 그 분기의 성장속도다. 지난 2분기 연율기준 미국의 성장률은 -31.4%였다. 시장에서는 IT기기와 중고차 등 재화 소재가 늘면서 3분기 실질성장률이 V자로 반등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30일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인 ‘유로존’의 3분기 GDP를 발표한다. NH투자증권은 유럽도 미국처럼 소매판매가 회복됐기 때문에 3분기 GDP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플러스로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 2분기 유로존 GDP는 전분기 대비 -11.8%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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