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2020 가보니] "가볍고 오래가면서 안전해야" 미래세대 2차전지 경연장
상태바
[인터배터리2020 가보니] "가볍고 오래가면서 안전해야" 미래세대 2차전지 경연장
  • 양소희 기자
  • 승인 2020.10.23 16: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행기 드론 등에 탑재하기 위한 경량 배터리 개발 경쟁 치열
배터리3사 모두 안전성·에너지 밀도가 관건...상용화 시점은 제각각
인터배터리2020가 21~23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사진=양소희

[오피니언뉴스=양소희 기자] "배터리 자판기 같아서 편할 것 같아요"

"30초면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니 충전 시간도 거의 소요되지 않습니다"

국내 배터리3사가 연구개발중인 미래세대 배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배터리2020'가 21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국내외 업체 198개사가 참가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다.

2차 전지가 '제2의 반도체'로 평가받으며 높은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만큼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학 교수, 대기업 관계자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석해 국내 배터리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주된 목표로 리튬황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들이 전시됐다.

특히 LG화학의 리튬황배터리나 삼성SDI가 내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인 전기 스쿠터 등을 향한 관심이 뜨웠다.

리튬황배터리·전고체 배터리, "비행기에도, 드론에도"

LG화학 부스 입구. 오른쪽은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아우디 모델 '이트론'. 사진=양소희

LG화학 부스 입구에는 LG화학 배터리가 탑재된 아우디의 전기차 '이트론'이 반겼다. '모어 파워풀존'으로 명명된 이곳에서는 기존 대비 에너지밀도가 16%, 주행거리가 20% 이상 향상되는 전기차 배터리 '롱 셀'도 선보였다.

LG화학이 2차전지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인 만큼 기술 소개 코너인 코어존부터 다양한 배터리 제품이 소개됐지만 가장 이목을 끌었던 것은 차세대 배터리 리튬황·전고체 배터리였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21일 컨퍼런스 콜에서도 "차세대 배터리 리튬황배터리는 2024~2025년 사이에 상용화 예정이며 전고체배터리는 2027~2030년 사이에 상용화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LG화학 미래세대 배터리에 해당하는 리튬황배터리·전고체 배터리. 사진=양소희

리튬황배터리는 '가벼움'과 '가격 경쟁력'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한다. 설명을 돕던 LG화학 관계자는 "동일한 용량으로 봤을 때 리튬황배터리의 무게밀도가 훨씬 가볍다"며 "드론 등에 탑재될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비행기의 경우 자동차보다 배터리의 경량 정도가 중요한데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볍다. 실제로 올해 국내에서는 13시간동안 비행을 성공하기도 했다.

처음으로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긴 했지만, 양산을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 가볍기는 하지만 에너지 밀도가 낮아 오래 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시중 차량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최대 강점은 안전성이다. 액체 전해질이 가운데에 위치했을 때와 달리 고체 전해질이 들어가 스웰링(swelling: 배터리 안의 리튬이온 전해액의 기화로 배터리가 팽창해 볼록해지는 현상) 현상이 발생했을 때 가연성 전액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 중인 고체 전해질은 고분자계와 황하물계 두 가지이며 상용화 시점은 2027년에서 2030년 사이다.

전고체 배터리도 약점은 있다. 바로 낮은 기계적 강도다. 화재가 나지 않을 뿐 고분자계 자체가 충격에 약해 교통사고가 났을 때는 대응이 어렵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LG화학 부스에는 이외에도 배터리의 개발과정, 안전성 강화 분리막 소제기술 등이 다양하게 전시돼 있었다. 최대 규모 부스였던만큼 인파가 가장 많이 몰려 있었으며 방문객들의 질의 응답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삼성SDI 전기스쿠터, 내년에 서울서 시범 출시

삼성SDI 부스에서 가장 주목 받았던 코너는 상용화가 반년 앞으로 다가온 '전기 스쿠터' 전시존이다. 

스쿠터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의 무게는 9kg. 다소 무겁지만 배터리 교체기 앞에서 배터리를 갈아끼우는데 필요한 시간은 30초면 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3시간이지만 배터리 충전과 교체가 동시에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3시간을 기다리지 않고 완충된 새 배터리를 끼워넣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칸은 한 교체기 당 8개씩 마련돼 있다.

삼성SDI가 내년 상반기 상용화 예정인 전기 스쿠터 배터리. 사진=양소희

한 번 충전된 배터리는 60~70km까지 달릴 수 있다. 완전 상용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서울 30여개 지역에 시범적으로 배터리존이 설치된다.

배터리 교체비용에 대해서는 "구독제를 고려중"이라고 답했다.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배터리존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이용 금액은 한 달에 9만9000원으로 검토하고 있다.

함께 출시되는 전기 스쿠터는 대림오토바이에서 생산한다. 가격은 410만원대. 모델도 EM-1, 재피, G-DINK 등으로 다양하다. 가격 부담을 지적하자 "조금씩 다르지만 정부 보조금이 250만원까지 지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구매 가격은 160만원 안팎인 셈이다.

한 방문객은 "생각보다 보조금 비율이 높아 놀랐다"며 "가격이 아예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편리하고 충전 방식도 간편해 전동 킥보드처럼 타고다닐 수 있을 것 같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삼성SDI의 전력·각형 셀. 사진=양소희

전고체 배터리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SDI는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고체 배터리는 음극재와 양극재 사이의 전해질이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로 이루어져 있어 폭발이나 화재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다.

실제로 부스에 설치된 영상에서는 전고체 배터리를 가열시키거나 가위로 잘라도 폭발하지 않는 모습이 나왔다. 안전성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는 것은 단점이다. 

삼성SDI는 "그럼에도 타사보다는 에너지 밀도와 수명이 2배 이상 높다"며 "2023년 소형 셀을 시작으로 대형 셀까지 검증을 마친 후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 미래·안전성·사회공헌 3박자

배터리3사 중 가장 후발주자에 해당하는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 역사와 주요 성과를 포함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들을 전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사 배터리를 사용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은 지금까지 화재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점을 강조했다. 지난해 ESS용 배터리 화재로 곤혹을 치뤘던 LG화학과 삼성SDI보다 안전하다는 점을 내세운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우측 배터리가 미래세대 배터리. 사진=양소희

상용화되지 않은 '울트라 멀티-탭 셀'은 높은 에너지 밀도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만 양산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번 인터배터리 전시는 배터리 연관 산업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는 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간다는 전략으로 준비했다"며 "윈-윈 형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회공헌 관련해서는 개인 사업자의 이동 수단에 대한 배터리 지원을 제시했다. 지난 7일 SK이노베이션은 한국야쿠르트,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해 야쿠르트를 판매하는 개인 사업자의 음료 판매 전동 카트에 자사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배송 인프라 지원을 통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개인사업자를 지원하고, 한국야쿠르트 역시 아동들에게 유제품을 지원하는 순환 구조로 사회 안전망 구축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에코프로비엠 부스. 사진=양소희

한편 다른 전기차 배터리 부품사들도 다수 참가했다. 에코프로비엠과 포스코 케미칼 등은 자사의 황산니켈 등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황산니켈은 리튬 화합물로 전기차 배터리의 소재 물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