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영의 홍차수업] ⑳ 화려한 향의 세계, 우롱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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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기영의 홍차수업] ⑳ 화려한 향의 세계, 우롱차
  •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 승인 2020.10.1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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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에서만 거의 생산되는 우롱차
푸젠성 북쪽 '민북우롱'중엔 '대홍포' 으뜸...남쪽의 '민남우롱'중엔 '철관음'
광동성의 '광동우롱'중엔 '봉황단총'이 대표적... 대만에서는 '고산우롱'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문기영 홍차아카데미 대표] 차는 녹차, 홍차, 우롱차(청차), 보이차(흑차), 백차, 황차 6가지로 분류하며 이를 '6대 다류'라고 한다. 6대 다류는 모두 다 차나무의 싹이나 잎으로 가공하되 가공방법 차이로 구분한다. 그리고 가공방법 차이의 가장 핵심적인 것이 산화다. 녹차는 이론적으로 산화도가 0%인 비산화차, 홍차는 이론적으로 산화도가 100%인  완전산화차다.

부분 산화 시킨 차 '우롱차'

그렇다면 산화도가 0%와 100% 사이에 있는 차는 없을까? 이렇게 부분적으로 산화시킨 차가 바로 우롱차다. 굳이 퍼센테이지(%)로 표시하자면 20%에서 80% 정도 사이라고 보면 된다(필자가 여기에서 표시하는 숫자들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하는 것으로 차 가공과정에서 산화정도가 이렇게 딱 떨어지는 숫자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대홍포로 대표되는 민북우롱 생산지인 푸젠성 무이산 차밭 풍경.
대홍포로 대표되는 민북우롱 생산지인 푸젠성 무이산 차밭 풍경.

민북우롱, 민남우롱, 고산우롱으로도 유명한 우롱차

철관음, 대홍포 혹은 봉황단총 그리고 동방미인 같은 단어들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이들은 차 이름이고 6대 다류 중에서도 우롱차에 속하는 차들이다.

6대 다류 중에서도 맛과 향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것이 우롱차다. 위에서 산화정도 범위를 표시했지만 어떤 우롱차는 녹차에 가까운(철관음, 아리산 우롱, 문산포종) 맛과 향을 가지고 어떤 우롱차는 홍차에 가까운(대홍포, 동방미인) 맛과 향을 가진다. 여기에다 녹차나 홍차 보다 생산과정이 길고 복잡하여 그 만큼 맛과 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많을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우롱차 캔이나 페트병에 한자로는 오룡차(烏龍茶)라고 쓰고 한글로는 우롱차라고 표시되어 있다. 우롱차는 중국식 발음이다. 북경(北京)이라고 쓰고 뻬이징 이라고 읽는 것과 같다.

녹차, 홍차는 세계 많은 차 생산국에서 생산되지만 우롱차는 거의 대부분이 중국과 대만에서 생산된다. 중국에서도 대만 건너편에 있는 푸젠성(福建省)과 푸젠성 남서쪽으로 붙어 있는 광동성에서 거의 다 생산된다. 푸젠성을 남북으로 나누어 북쪽에서 생산되는 것을 '민북우롱'이라 부르고 제일 유명한 것이 '대홍포'다. 남쪽에서 생산되는 것을 '민남우롱'이라 부르고 제일 유명한 것이 '철관음'이다.  광동성에서 생산되는 것을 '광동우롱'이라 부르고 '봉황단총'이 대표적이다.

민남우롱의 대표인 철관음은 중국 10대 명차 중에서도 주로 1등으로 꼽힌다. 사진= 구글
민남우롱의 대표인 철관음은 중국 10대 명차 중에서도 주로 1등으로 꼽힌다. 사진= 구글

이렇게 생산지역을 구분하는 것은 각 생산지에 따라 우롱차의 외형이나 맛과 향이 뚜렷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민북우롱의 대표인 대홍포는 향 보다는 깊은 맛을 중시하고 또 맛에서 다양한 매력을 찾는다. 민남우롱의 대표인 철관음은 상대적으로 맛 보다는 향을 중시하고 다양한 향에서 매력을 찾는다. 광동우롱인 봉황단총은 수 십 종류의 다양한 향으로 특히 유명하다. 마치 인위적으로 향을 더한 것처럼 향이 강해 찻잎 자체에서 나는 향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다.

대만은 차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지만 6대 다류 중에서 특이하게 우롱차에 특화 되어 있는 편이다. 그리고 대만 우롱차는 중국 세 개 지역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생산량에 비해서는 맛과 향에서 아주 다양한 종류의 우롱차를 생산한다.

좁은 국토와 경제발전으로 인해 땅값이 비싸지면서 80년대부터 차 생산지가 높은 산으로 이동했다. 이 고지대에서 생산되는 차를 '고산(高山)우롱' 이라고 부르면서 아리산 우롱, 리산 우롱, 대우령 같은 이름의 차가 유명하다.

고산우롱은 산화를 약하게 시킨 것이 특징이다. 앞의 설명을 이어서 하자면 녹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런 비유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약한 산화로 인해 마른 찻잎 색상이나 우린 차 수색이 다른 차에 비해 녹차에 가깝다는 뜻이지, 맛과 향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다. 녹차가 수묵화라면 우롱차는 화려한 수채화다.

우롱차의 차 특성이 다양하니 보니 우리는 법 또한 아주 발달되어 있다. 사진= 구글
우롱차의 차 특성이 다양하니 보니 우리는 법 또한 아주 발달되어 있다. 사진= 구글

좋은 차를 구할 수가 있고 잘 우리기만 한다면 어떻게 보면 6대 다류 중에서 초보자들이 제일 좋아할 수 있는 화려한 맛과 향을 가진 것이 우롱차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좋은 우롱차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조금 까다롭기 때문이다.

필자가 홍차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차 회사나 브랜드, 상품명 등이 잘 알려져 있어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또한 매우 투명하다. 지인이 어떤 스타일의 홍차를 구하고자 한다면 필자가 쉽게 조언할 수 있다. 어떤 브랜드의 어떤 제품이 어떠한 맛을 가지며 얼마정도 하니 어디서 구입하면 된다고. 똑같은 질문을 우롱차에 대해서 받는다면 필자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지고 있다.

우롱차는 차 특성이 다양하다 보니 그 다양한 특성을 잘 발현시키기 위하여 우리는 방법 또한 아주 발달되어있다. 초보자들 입장에서는 다소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필자는 우롱차도 기본적으로 홍차 방식으로 우린다. 차 양을 조금 더 넣고 우리는 시간을 조금 더 길게 하는 정도 차이는 있다. 우롱차 우리는 법에 익숙해 질 때까지는 이 방법을 적용해 보기를 추천한다.

● 홍차전문가 문기영은  1995년 동서식품에 입사, 16년 동안 녹차와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음료제품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홍차의 매력에 빠져 홍차공부에 전념해 국내 최초, 최고의 홍차전문서로 평가받는 <홍차수업>을 썼다. <홍차수업>은 차의 본 고장 중국에 번역출판 되었다. 2014년부터 <문기영홍차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홍차교육과 외부강의, 홍차관련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홍차수업2> <철학이 있는 홍차구매가이드> 가 있고 번역서로는 <홍차애호가의 보물상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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