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후보'에 EU 지지얻은 유명희...선출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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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사무총장 후보'에 EU 지지얻은 유명희...선출 가능성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07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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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EU 지지 얻어내는데 성공
함께 EU 지지 얻은 나이지리아 후보도 '상당한 자질 갖췄다' 평가
최종 라운드 진출자 2인 이르면 8일 발표..내달 7일 사무총장 선정
유 본부장, 우리 정부 적극 지원 엎고 유리한 위치에 올랐지만....일본 변수도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2라운드에서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2라운드에서 한국과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2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유럽연합(EU)의 지지를 얻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벨기에 브뤠셀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EU 회원국 대사들이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재무장관을 지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당초 영국과 케냐 후보를 지지하겠다던 헝가리가 이날 고위급 회의에서 막판에 입장을 변경함으로써 EU 대사들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2라운드에 진출한 WTO 사무총장 후보는 유 본부장을 비롯해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장관, 아미나 모하메드 전 WTO 각료회의 의장, 모하마드 알 투와이즈리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기획부 장관, 리암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등 5명이다.

2차 라운드에서는 이 5명의 후보 중 2명을 선정하게 된다. 6일 마무리된 2라운드의 결과는 이르면 8일 경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WTO 사무총장의 최종 결정은 내달 7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어깨 무거운 WTO 총장..유 본부장 '유리한 위치'

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 대한 관심은 여느 때 보다 높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가 전례없는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전 사무총장이 임기를 약 1년 앞둔 지난 5월 중도 사임을 발표, 사실상 WTO가 멈춰버린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해결 과제가 쌓여있는 만큼 WTO 차기 총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그 중요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도의 싱크탱크인 옵저버리서치파운데이션(ORF)은 "코로나19가 탈세계화 추이를 강화시키고 WTO 리더가 없어진 현 시점에서 차기 WTO 사무총장에게는 어려운 도전을 맞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럽대학연구소(EUI)가 지난 8월 WTO 회원국 대표단과 통상 관료 및 전문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WTO 사무총장이 갖춰야 할 중요 요건으로 ▲조직관리 경험 ▲정치 경험 ▲경제 교육 정도 ▲WTO 협상 경험 등이 꼽혔다. 통상 및 외교 협상과 관련해 폭넓은 경험을 갖춘 정치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EUI는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요건과 함께 법학적 지식, 공직 경험을 추가한 총 여섯가지 요건을 토대로 각 후보들이 얼마나 자격 조건을 충족하는지 평가한 결과 유 본부장은 5개 요건을 충족해 톱3 안에 들어선 바 있다.

당시 5개 요건을 충족한 후보는 유 본부장을 비롯해 아미나 모하메드 전 의장, 투도르 올리아노브스키 후보 등 3명이었으며, 이 중 2라운드에 진출한 것은 유 본부장과 아미나 모하메드 전 의장이다.

유 본부장과 함께 EU의 지지를 얻은 나이지리아의 오콘조 이웰라 후보는 WTO 협상 경험과 법학적 지식을 제외한 4개 요건을 충족했다.

한국정부의 적극 지원도 긍정적

현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유 본부장은 보다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다는 것이 주요 해외언론의 평가다. 

미국의 외교 전문 언론인 더디플로맷은 지난 9월 '한국의 유명희 본부장이 WTO의 차기 수장이 될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이들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를 균형있게 유지하는 데 있어서 유 본부장의 외교적 경험과 정치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 본부장 역시 자신을 '다리(bridge)'로 내세우며, 미국과 중국,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관계를 균형있게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삼고 있다. 

국제 거버넌스 혁신센터(CIGI)의 로윈튼 메도라 박사는 "한국은 성공적으로 발전한 모델이고, 자본주의 국가로도 존경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유 본부장의 한국 국적은 유리하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IMF와 세계은행 등은 전통적으로 유럽인이나 미국인을 수장으로 삼고 있는 반면, WTO는 아시아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의 지도자를 배출하고 있다는 점도 유 본부장에게 불리하지 않다. 

메도라 박사는 "후보자들은 모두 적절한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들이 자신의 정부를 비롯해 다른 국가의 지지를 받고 있느냐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며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뿐만 아니라 박병석 국회의장,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도 주요국의 정부 인사들과 접촉하며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EU의 지지를 얻은 것이다. 

유 본부장과 함께 EU의 지지를 얻은 나이지리아 후보도 상당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옵저버리서치파운데이션(ORF)는 "나이지리아의 오콘조 이웰라 후보는 매우 매력적인 경력을 가지고 있다"며 "세계은행에서 25년간 근무했고,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이사장이며, 자국의 재무장관 및 외무장관 경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본 정부의 반발은 유 본부장에게는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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