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트럼프 통제 불능...뉴욕증시 '최악의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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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트럼프 통제 불능...뉴욕증시 '최악의 시나리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10.05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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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층 결집 위해 방역수칙 어긴 트럼프..미국 더욱 위험에 빠뜨려
트럼프 빠른 퇴원할 경우 미국인들 코로나19 더욱 가볍게 여길수도
FT "미국 사회 '분열' 굳힐 듯" 평가도
증시 변동성 이어질 것...선거 지나면 다시 정상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월터리드 군 병원 밖으로 나와 차량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에 커다란 불확실성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진은 지난 4일(현지시간) 월터리드 군 병원 밖으로 나와 차량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에 커다란 변수로 자리잡았다. 

한 때 산소호흡기를 착용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상태가 호전되면서 이르면 5일(이하 현지시간) 퇴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에서의 빠른 회복을 통해 '승리의 전사' 이미지를 굳혀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것이 미국을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지층 결집에 안간힘 쓰는 트럼프..동승자들 위험에 빠뜨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군 병원에 입원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차량을 타고 병원 밖으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 안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두 손의 엄지 손가락을 세워 보이기도 했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해 자신의 건제함을 과시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지침을 어겼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환자들은 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기 위해 14일간 격리 조치를 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기 위해 차량을 이용했고, 결과적으로 차량에 동승했던 비밀경호국(SS) 요원 2명은 코로나19 테스트는 물론, 자가 격리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월터리드 군병원 비상근 의사인 제임스 필립스 조지 워싱턴대 재난의학과장은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의 불필요한 '드라이브 스루' 이벤트에 동승한 모든 사람들은 14일 동안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며 "정치적인 이벤트를 위해 그들은 병에 걸릴지도, 혹은 죽을지도 모른다. 이건 미친 짓이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밤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 앞서 이미 신속검사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호프 힉스 백악관 보좌관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확인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함께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을 받은 사실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며 함구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WSJ의 보도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판정 결과를 숨기기에 급급했다면, 이 역시 국민들의 안전을 등한시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5일 병원에서 퇴원한다면 이 또한 문제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 담당 의료팀인 브라이언 가리발디 박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처럼 상태가 계속 좋다면 이르면 내일(5일) 백악관에 돌아가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퇴원시키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두 차례 혈중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 보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산소 보충을 돕는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복용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덱사메타손에 대해 '중증이거나 심각한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는 약물'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렘데시비르'를 투여받기도 했는데 이 또한 경증 환자에게는 권하지 않는 약물로 알려졌다. 산소보충을 했다는 주치의의 발언과, '덱사메타손', '렘데시비르' 등 중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물을 사용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한 때 심각한 상황이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로버트 워터 캘리포니아대 의대 총장은 "덱사메타손과 렘데시비르가 사용될 정도로 중증이었던 사람이 3일만에 퇴원을 하는 상황은 잘 상상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환자들이 7~10일간 입원 상태를 지속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용 약물의 부작용 가능성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의 경우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상대적으로 건강해보이는 환자들도 갑자기 악화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고위험군인 트럼프 대통령 역시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부 전문가들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의 전사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병원을 떠난다면 이것은 그가 국민들의 건강보다는 정치를 우선시한다는 증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회복되면 미국인들 코로나19 가볍게 여길 가능성 높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회복을 통해 '승리의 전사' 이미지를 부각시킬 경우 이는 되레 미국인들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가볍게 여기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코로나19의 위험성을 경시함은 물론 마스크를 착용하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난하기도 했다. 경제와 관련해서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봉쇄조치에 반대하며, 대학들의 대면 수업 재개를 강하게 주장한 바 있다.

그가 코로나19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선거 운동에 나선다면 미국인들 사이에서도 아무리 막아도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고, 코로나19에 걸려도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캠프의 스티브 코르테스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각종 예방책에도 불구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보호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사실은 불행하게도 코로나19가 상당한 전염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것은 우리가 아무리 강한 봉쇄조치에 나선다 해도 바이러스를 완전히 막을 수 없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우리는 합리적인 예방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바이든 후보가 말하는, 경제와 사회를 다시 막을 생각조차도 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역시 C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이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고, 경제 재개를 지속해야 한다"며 "어떠한 주의사항을 취해도 매우 어렵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명실상부한 코로나19 최대의 피해국이다. 확진자수와 사망자수 모두 세계 1위다. 미국에서 경제 재개 강행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속화 될 경우 미국 경제 회복은 더욱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분열' 분위기가 더욱 굳혀질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재개를 강하게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민들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보건 전문가들 사이의 거리가 상당히 벌어졌다. 경제 재개를 원하는 이들과 안전을 위해 강화된 지침을 원하는 이들로 분열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둘러싼 분열도 심각한 상황이다. 

FT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가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발표는 미국 정치의 중심부에 새로운 우려를 안기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분열을 더욱 굳히는 소식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시 변동성 장세 불가피...대선 끝나면 정상으로 돌아갈 듯

주식시장은 선거일까지 큰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미 증시는 코로나19와는 벽을 쌓고 나홀로 고공행진을 이어왔으나, 미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린지 벨 앨리인베스트먼트의 수석 투자전략가는 "증시의 가장 큰 장애물은 선거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과 관련해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례없는 상황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몇 주간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지지는 않더라도 지금 수준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마 샤 글로벌 인베스터스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한 각종 뉴스들이 향후 몇 주간 주식거래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앞으로 한 달 정도는 주식화면을 외면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선거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증시도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이 더 짙어진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나치게 방어적인 성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볼 때 선거일에 가까이 갈수록 시장은 더욱 부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라며 "다만 지금 방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선거의 불확실성이 사그라들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반등을 놓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부양책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프 부바인더 LPL파이낸셜 주식 전략가는 "최근 몇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일자리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이 경기부양책과 경제 재개 속도, 일자리 회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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