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빠지고 세일즈포스는 진입..다우지수 대대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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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손모빌 빠지고 세일즈포스는 진입..다우지수 대대적 개편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8.25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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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레이시온도 제외...암젠·허니웰 등은 편입
애플 주식분할로 인한 7년만의 최대 지각변동
에너지에서 기술로 옮겨가는 미 경제 구도 반영한 듯
구성종목 변경이 큰 변화 이끌지는 않을 듯
오는 31일부터 클라우딩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세일즈포스가 다우지수에 새롭게 편입된다. 사진=연합뉴스
오는 31일부터 클라우딩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세일즈포스가 다우지수에 새롭게 편입된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다우지수가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다우 지수의 12% 이상을 차지했던 애플이 1주를 4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실시하는 것이 다우지수의 지각변동을 이끌었다. 

애플 주식분할 결정에 다우지수 7년만에 최대 개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다우지수를 관리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다우존스지수는 24일(이하 현지시간) 석유회사인 엑손모빌과 제약회사인 화이자, 방산회사인 레이시온테크놀로지스가 이달 31일부터 다우지수에서 제외된다고 밝혔다. 

대신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제공업체인 세일즈포스닷컴과 바이오기업인 암젠, 항공우주기업 허니웰이 새롭게 편입돼 이들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다. 

주요 외신들은 다우지수의 이같은 변화에 대해 약 7년만의 최대 개편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13년 알코아와 휴렛팩커드(HP),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다우지수에서 제외되고 나이키와 골드만삭스, 비자가 편입된 바 있다. 이후 3개의 종목이 한꺼번에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우지수의 이같은 변화는 애플의 주식분할 결정에 따른 것이다. 다우지수의 경우 주가에 의해 가중치가 부여되는 산출방식을 갖춘다.

즉, S&P500 지수의 경우 500대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지만,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에 의해 가중치가 부여되는 방식이다.

S&P500 지수는 시총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반면 다우지수는 시가총액과 무관하게 주가가 높을수록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다. 

이같은 주가 산출 방식으로 인해 현재 500달러선에서 움직이는 애플이 1주를 4주로 쪼개는 주식분할에 나설 경우 주가 역시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면서 다우지수에 미치는 영향력도 감소하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현재 다우지수 내 12%의 영향력을 차지하고 있는 애플이 주식분할에 나선다면, 영향력은 3% 수준으로 뚝 떨어지게 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또다른 IT주인 세일즈포스를 새롭게 편입한 것이기도 하다.

이로써 다우지수 내 가장 비중이 높았던 애플은 17위로 내려앉게 되며,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이 1위를 차지하게 된다. 홈디포와 암젠이 뒤를 잇게 되며, 세일즈포스는 6번째 비중의 기업이 된다. 

하워드 실버블라트 S&P 지수 분석가는 "애플의 주식분할로 인해 다우지수 내 기술주의 비중이 27.6%에서 20.3%로 낮아지게 된다"며 "세일즈포스를 추가할 경우 이는 다시 23.1%로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엑손모빌의 퇴출은 에너지기업 위상 변화 반영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엑손모빌의 퇴출이다. 

지난 2018년 다우지수의 첫 구성 멤버였던 GE가 퇴출된 이후 엑손모빌은 다우지수 내 최고령 종목으로 꼽혀왔다. 

1928년 12개 종목으로 구성됐던 다우지수가 30개 종목으로 늘어나면서 '스탠더드오일'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편입됐던 엑손모빌은 약 92년간 다우지수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엑손모빌의 퇴출은 미국 경제의 지각변동을 의미하기도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시가총액이 가장 컸던 엑손모빌은 점차 몸집을 줄여가더니 지난 2012년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이후 기술주들이 점점 몸집을 키우면서 잇따라 엑손모빌을 추월했다. 

현재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달러를 돌파한 반면 엑손의 시가총액은 1750억달러에 그친다는 점도 이같은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CBS뉴스는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석유기업들은 50년 전에 비해 훨씬 영향력이 낮아졌다"며 "화석 연료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며 석유기업들의 침체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1980년대 에너지 기업들은 다우지수의 4분의 1을 차지한 반면, 엑손모빌마저 다우지수를 떠나게 되면 에너지 기업이 다우지수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은 고작 2%로 낮아지게 된다. 쉐브론이 다우지수에 이름을 올린 유일한 에너지 기업이 된다. 

새롭게 편입된 세일즈포스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주가가 무려 27배나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강세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실적을 보여준 종목이다. 

크리스 자카렐리 인디펜던트어드바이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같은 변화는 에너지 중심에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약 100년간 다우지수에 자리를 잡아온 엑손모빌이 31일부로 다우지수 구성종목에서 제외된다. 사진=연합뉴스
약 100년간 다우지수에 자리를 잡아온 엑손모빌이 31일부로 다우지수 구성종목에서 제외된다. 사진=연합뉴스

다우 구성종목 변경, 큰 변화 이끌지는 않을 듯 

다우지수의 구성 종목 변화가 지수 흐름의 변화나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오히려 구성종목에 변화를 줌으로써 미국 경제를 더욱 잘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우지수에 새로운 변화를 주지 않았다면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우지수는 지난 2월의 고점을 4.2% 가량 하회하고 있다.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S&P 역시 이날 발표문을 통해 "동일한 범위의 기업 간 중첩을 없애고 미국 경제를 더 잘 반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지수 다변화를 도울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구성종목의 변화가 있더라도 다우지수의 대표성 논란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896년 찰스다우가 다우지수를 만든 이후 뉴욕시장의 대표주자로 오랜 기간 자리를 잡아왔지만, 다우지수는 30개 구성종목의 주가를 단순 평균 방식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S&P500 지수에 비해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다우는 여전히 시장을 대표하는 지수지만, 종목의 변화는 투자자들 태도의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우지수와 연계된 자산은 315억달러 수준이다. 반면 S&P500과 연계된 자산은 11조2000억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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