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놓고 아버지와 딸 난타전...조양래 한타 회장 "경영권 안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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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놓고 아버지와 딸 난타전...조양래 한타 회장 "경영권 안줘"
  • 정세진 기자
  • 승인 2020.07.31 18: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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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조회장 "경영권은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딸은 증여받은 돈으로 재단 운영을"
딸인 조희경 이사장, 조 회장 한정후견 개시신청 법원에 내...조회장 "난 건강하다"
"내 개인 재산, 사회환원 등은 내 스스로 결정할 것" 재산분할 다툼인 듯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사진제공=한국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사진제공=한국한국테크놀로지그룹

[오피니언뉴스=정세진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의 오너일가가 오너인 아버지의 재산을 두고 아버지 본인과 딸이 다툼을 벌이는 볼썽 사나운 모양을 연출하고 있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은 31일 "주식을 조현범 사장에게 넘긴 것은 나의 결정"이라며, 법원에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장녀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조희경 이사장에 대해선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31일 이같은 내용의 입장문을 공개,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조 회장의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전날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조 회장이 건강 등의 이유로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주식매각 대금등 조 회장 재산이 자칫 다른데로 쓰여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조 회장은 입장문에서 경영권을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게 자신의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겼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다”고 말했다.

또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이라며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회장은 장녀 조희경 이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명확히 밝혔다. 조 회장은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다”며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조희경 이사장이 법원에 한정후견 신청을 하면서 낸 보도자료에 대해 반박한 셈이다. 

조희경 이사장 측은 전날 한정후견을 신청하며 낸 보도자료에서 "(조 회장이) 가지고 있던 신념이나 생각과 너무 다른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분이 놀라고 당혹스러워했다"며 "이런 결정들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의해 내린 것인지 객관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이어 "조 회장이 지난달 26일 급작스럽게 조현범 사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2400억원에 매각했는데 그 직전까지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며 "조 회장은 평소 주식을 공익재단 등 사회에 환원하고자 했으며 사후에도 지속 가능한 재단 운영 방안을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조 회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자신의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 방법에 대해 생각 중이라며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게 제 소신”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매주 골프를 치고 걷기 운동을 하는 건강에 문제가 없다”며 “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시간외 대량 매매로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팔았다. 이 후 조현범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42.9%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큰아들인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조희경 이사장이 0.83%, 조희원씨가 10.8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조현범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로도 알려져 있다. 

한편 검찰은 조현범 사장을 하청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3년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 원을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아래는 조양래 회장의 입장문 전문이다.

안녕하십니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조양래 입니다

제가 지난 60여년 동안 사업을 해 오면서 이렇게 대중들 앞에 나서는 것이 처음이라 매우 생소하고 난감하기까지 합니다만,
최근 저의 첫째 딸이 성년후견인 개시심판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족간의 불화로 비춰지는 것이 정말 부끄럽고 염려되는 마음과 더불어,
사회적 이슈가 되어 주주분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계시고,
직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어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이렇게 입장문을 내게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첫째 딸이 이렇게 행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많이 당황스럽고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어제 전화를 했는데 전화도 받지 않더군요.
이번 주식 매각 건으로 인해서 관계가 조금 소원해졌다는 건 느꼈지만,
정말 사랑하는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고,
저야말로 저의 첫째 딸이 괜찮은 건지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금번 주식 매각건과 관련해서는
조현범 사장에게 약 15년간 실질적으로 경영을 맡겨왔었고,
그 동안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고 회사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하여, 이미 전부터 최대주주로 점 찍어 두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가족 간에 최대주주 지위를 두고 벌이는 여러 가지 움직임에 대해서
더 이상의 혼란을 막고자 미리 생각해 두었던 대로 조현범 사장에게 주식 전량을 매각한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을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립니다.


제 건강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매주 친구들과 골프도 즐기고 있고,
골프가 없는 날은 P/T도 받고, 하루에 4-5KM 이상씩 걷기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나이에 비해 정말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데,
저의 첫째 딸이 왜 이러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경영권에 대한 욕심이 있는 거라면, 저는 딸에게 경영권을 주겠다는 생각은 단 한 순간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제 딸은 회사의 경영에 관여해 본적이 없고, 가정을 꾸리는 안사람으로서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에 관한 문제라면, 첫째 딸을 포함하여 모든 자식들에게 이미 경제적으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돈을 증여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재단에 뜻이 있다면 이미 증여 받은 본인 돈으로 하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제 개인 재산을 공익활동 등 사회에 환원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있고,
향후 그렇게 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제가 고민해서 앞으로 결정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식들이 의견을 낼 수는 있으나, 결정하고 관여할 바는 아니라는게 제 소신입니다.

부디 제 딸이 예전의 사랑스러운 딸로 돌아와 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시 한 번 저의 가족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내년이면 창립 80년이 되는 우리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이 더욱 발전하여
사회와 국가에 기여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힘 닫는 데까지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타이어 생산제품. 사진= 연합뉴스
한국타이어 생산제품.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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