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이스타항공 지분 39% 헌납 불구…M&A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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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직, 이스타항공 지분 39% 헌납 불구…M&A 불투명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6.3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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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지난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근로자 대표들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유상 경영본부장.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자신의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소유한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모두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구(오른쪽) 이스타항공 대표가 지난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근로자 대표들과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9일 자신의 자녀가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410억원어치를 회사에 넘기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러한 지분헌납에도 불구하고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사이의 여전한 갈등속에 M&A 속도가 붙을지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 의원은 이날 이스타항공의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의 1분기 기준 지분 39.6% 중 질권 설정 등으로 사용할 수 없는 지분 1%를 제외하고 38.6%를 이스타항공 측에 무상으로 넘기겠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과 딸이 지분 100%를 각각 66.7%, 33.3% 비율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이스타항공에 어떤 식으로 지분을 넘길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에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이 넘어오게 되면 향후 제주항공과의 M&A 논의 주체는 이스타홀딩스에서 이스타항공으로 변경되게 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와 이스타항공 지분 51.17%를 545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스타홀딩스의 보유 지분(39.6%)을 제외한 나머지 매각 대상 지분은 제 3자가 보유하고 있다.

이 의원에 지분헌납에도 불구하고 이스타항공의 재정상태, 임금체불 등에 대한 각사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인수·합병(M&A) 작업에 속도가 붙을지는 분명치 않은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측에 따르면 계약 성사시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이스타항공 지분에 대한 매각 자금 410억원은 이스타항공에 남게 돼 제주항공이 인수 후 이스타항공 정상화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410억원 중엔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에서 계약금으로 받은 100억원으로 매입한 이스타항공 전환사채(CB)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측은 이와 관련한 내용은 향후 제주항공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타항공 측은 제주항공과의 M&A가 마무리되면 410억원으로 2월부터 미지급된 직원들의 체불 임금 250억원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결국, 인수 대금을 깎아주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제주항공 측에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 달라고 주문한것.

그러나 CB 외에도 세금 70억원, 부실 채권 정리 비용 등을 고려하면 이스타항공에 남는 금액은 150억∼2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체불 임금을 전부 해소하기에는 부족하기에 여전히 논란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 측은 이 의원 일가의 이스타항공 지분 헌납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당사안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의원의 지분 헌납에 따른 추가 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기존 계약이 A와 B간의 거래였는데 갑자기 B가 C로 바뀌었다며 기존 계약 내용을 상의없이 마음대로 바꾸고 따르라는 것을 강요하는 행위는 누구도 받아들일 수 없는 비정상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체불 임금 해소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애초부터 체불 임금은 이스타항공 측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인 만큼 매각 대금으로 체불 임금을 해소하는 것은 우리와 상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보통의 계약상 M&A 과정에서 미지급금은 인수자가 해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제주항공이 풀어야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러 논란에 대해 팽팽히 맞서온 양사가 이날도 책임 소재를 상대방에 넘기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지분헌납이라는 강수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양사의 인수과정은 험난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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