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워치] "친중 행정부, 보안법 전담판사 임명 반대"...법조계 거센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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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워치] "친중 행정부, 보안법 전담판사 임명 반대"...법조계 거센 반발
  •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 승인 2020.06.2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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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m HorYeung 홍콩통신원.
Jim HorYeung 홍콩통신원.

[오피니언뉴스=Jim HorYeung 홍콩통신원]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실행된 후 홍콩의 사법 독립이 심각하게 침해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에서 커지고 있다. 

중국이 추진 중인 홍콩보안법이 시행되면, 이 법에 따라 심판할 홍콩보안법 전담 판사를 인선해야 하는데, 시행령에 따르면 전담 판사 임명권을 홍콩 수반인 캐리람 행정장관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홍콩 법조계에서는 홍콩 내에서 반중세력을 처벌할 법적 근거를 마련한 홍콩보안법을 적용하고 심판할 판사를 친중 정권에서 임명하는 것에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홍콩 정부는 이에 대해 정면을 반박하고 행정장관의 보안법 판사 임명 권한은 정당하다고 맞서고 있어 홍콩 사법부는 물론 홍콩인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홍콩 주권반환 후 초대 최고 상소 법원 전 수석법관을 지낸 앤드루 리(李國能)는 사법 독립을 침해할 우려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다. 리 전 수석법관이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드문일이다.

우선 리 전 수석법관은 홍콩보안법 초안의 자세한 내용이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홍콩 수반인 행정장관에게 국가보안법 담당 판사 임명권을 주는 것은 사법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 기본법(基本法)에 따르면 행정장관은 반드시 사법인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추천한 법관을 위임해야 한다. 이 제도는 행정기관이 사법기관에 직접 간섭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리 전 수석법관은 “사법기관은 행정기관과는 달라 독립돼 있다”며 “독립된 사법기관은 행정기관의 간섭없이 담당 법관을 선정해야 한다”고 성명에서 강조했다. 

그리고 행정장관이 스스로 담당 판사를 찾는다면 그 판사가 어떤 경험이나 전문 사법 기능 등을 가졌는지 모르기 때문에 알맞은 법관을 못 찾게된다고 리 전 수석법관은 지적했다. 그는 “보안법에 따라 행정장관이 홍콩 국가안보수호위원회(維護國家安全委員會)의 주석을 맡으면서 직접 법관을 임명하게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덧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홍콩변호사협회의 아니타 입(葉巧琦) 부회장도 사법 독립이 침해되는 것에 우려를 표현했다. 입 부회장은 행정장관에게 국가보안법 담당 판사를 직접 선정하게 하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며 놀라워했다. 협회는 이런 전례 없는 행위는 홍콩의 사법 독립을 약화시키고 소송절차의 공평성 및 공정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경고했다.

한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리 전 수석법관의 비난에 대해  반박했다. 람 장관은 이날 “(리 전 수석법관과 홍콩변호사협회의)보안법에 대한 지적이나 우려에 대한 것을 명정히 반박한다”며 “보안법에 대한 사건을 어떤 법관이 심판할지 최종 사법기관이 선정한 명단에서 인선하게 된다"며 홍콩의 사법 독립에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람 장관은 노동재판소나 토지재판소의 판사를 찾아 임명하는 권한은 원래 행정장관이 갖고있다고 덧붙었다. 그는 “행정장관이 법관을 선정하는 것을 금시초문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조금 과문(孤陋寡聞)이다”라고 리 전 수석법관 및 변호사협회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비판세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투진선(涂謹申) 야당 민주당 의원은 람 장관의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 투 의원은 노동재판소나 토지재판소는 민사법원이며 형사법원이 아니라며 지금까지 행정장관이 형사법원의 법관을 선정한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홍콩은 일원양제(一院兩制, 한 법원이 두 체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에릭 청(張達明) 홍콩대 법대 교수도 같은 우려를 표명했다. 청 교수는 보안법 실행 시 행정장관이 법관을 형식상 임명권에서 실제의 임명권으로 바꿀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한 “행정장관이 법관에 대해 친중적인 정치 충성도로 판단하고 보안법에 대한 사건을 처리하도록 맡긴다면, 이는 사법 독립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 Jim Hor Yeung(짐호영) 홍콩 통신원은 홍콩에서 태어난 홍콩인이다. 한국의 문화와 정세에 관심이 많은 홍콩 저널리스트로 현재 홍콩현지 방송국에서 보도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어에 능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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