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 투자자의 고민...나스닥은 치솟는데, 다우는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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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식 투자자의 고민...나스닥은 치솟는데, 다우는 왜 이래?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6.24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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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과 다우지수 격차 1983년 이후 최대로 벌어져
애플·MS·아마존·구글·페이스북 등 일부 종목이 나스닥 상승 이끌어
WSJ "애플, 반도체 신 강자로 주목"
니덤 "아마존도 향후 주가 더 오를 듯"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13%와 -8.3%.

미국 주식시장에서 나스닥 지수와 다우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이다. 나스닥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흐름을 보이며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반면 다우지수는 연초 수준을 여전히 8.3% 밑돌고 있는 상태다. S&P500 지수의 경우 연초 대비 마이너스(-) 3.1%의 상승률을 기록중이다. 

나스닥, S&P500 및 다우와 격차 1983년 이후 '최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나스닥 지수와, 다우 및 S&P500 지수의 격차는 지난 1983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다우지수와 S&P500 지수의 격차도 2002년 이후 가장 크다. 다만 2002년 당시에는 다우지수가 앞섰던 반면, 지금은 S&P500 지수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 증시의 3대 지수가 이같은 격차를 보이고 있는 배경은 바로 일부 IT주에서 찾을 수 있다고 WSJ는 설명한다.

나스닥 지수의 경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 5개사가 전체 나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40%에 달한다. S&P500 지수에서 5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다. 다우지수에는 애플과 MS는 포함돼있으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은 포함돼있지 않다. 

애플과 MS, 아마존, 페이스북은 23일에도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들 종목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을수록, 지수의 상승률이 높았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전체 지수의 상승 흐름을 일부 종목이 결정지었다고 볼 수도 있는 부분이다. 

WSJ는 "올해 급등했던 소수의 성장주들이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3대 지수간의 격차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초 대비 3% 가량 밑돌고 있는 S&P500 지수에서도 이들 5개 종목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S&P500 지수를 업종별로 분류해보면 연초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이는 업종은 IT와 소비주, 통신서비스주 등 단 3개 업종에 불과하다. 애플과 MS는 IT주, 아마존은 소비주, 알파벳과 페이스북은 통신 서비스주로 분류된다.

이들 5개 종목이 포함된 업종만 연초 대비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나 금융, 산업, 유틸리티 등 여타 업종은 두자릿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우는 왜 안오를까

다우지수의 경우 30개의 종목으로 구성돼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경기민감주로 분류된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다우지수에 포함된 종목들의 주가 역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다우지수의 산출 방식 역시 여타 지수와의 격차를 벌어지게 만든 요인으로 꼽힌다. S&P500 지수는 500대 기업들의 시가총액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지만, 다우지수는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에 의해 가중치가 부여되는 방식이다.

즉, S&P500 지수는 시총이 큰 기업일수록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반면, 다우 지수는 시총과 관계없이 주가가 높은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

아마존닷컴(23일 종가 2764달러), 알파벳(23일 종가 1464달러) 등 주가가 높은 일부 종목이 다우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주가가 너무 높아 주가 평균 방식으로 지수를 산정하는 다우지수를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 역시 2015년 당시 7대1 액면분할로 주가를 낮춰 다우지수 산정에 포함된 바 있다. 

다우 30개 종목 중 올해 이후 상승 흐름을 보인 종목은 단 8개에 불과하지만 그마저도 보잉의 주가 하락으로 모두 상쇄시켰다. 보잉 주가는 올해 이후 42% 폭락한 바 있다. 

제임스 라건 디에이(D.A) 재산관리연구소장은 "다우 지수에는 아마존과 알파벳, 페이스북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 다우 지수의 부진한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보이는 등 S&P500이나 다우지수에 비해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모든 기술주가 우상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 내 기술 업종의 비중은 각각 27%, 26%로 유사한 수준이다. 기술주 비중이 유사하지만, 지수가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시스코 시스템즈 주가는 연초 대비 5% 이상 밑돌고 있으며, 인텔은 연초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전체 기술주가 아닌 애플과 MS 등 극소수의 종목의 성장세가 전체 시장을 이끌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아비바 인베스터스의 슈전 슈밋 미국 주식 담당자는 "투자자들은 3가지 지수를 모두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어느 한 지수에만 의존해 전체 흐름을 모두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연초 이후 나스닥 지수와 다우지수의 상승률 추이. 파란선이 연초 대비 나스닥 지수의 흐름, 빨간선이 연초 대비 다우지수의 흐름을 의미한다.
연초 이후 나스닥 지수와 다우지수의 상승률 추이. 파란선이 연초 대비 나스닥 지수의 흐름, 빨간선이 연초 대비 다우지수의 흐름을 의미한다.

일부 IT주에 치중된 상승 흐름, 계속될까

그렇다면 애플을 비롯한 일부 종목의 상승 흐름은 계속될 수 있을까. 

먼저 애플의 경우 지난 22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세계개발자대회2020(WWDC 2020)'에서 올해 말부터 자사 데스크놉·노트북 맥에 자체 설계한 반도체칩을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은 지금까지 인텔로부터 공급받은 반도체칩을 맥에 탑재해왔는데, 향후 자체 설계한 반도체칩을 탑재하겠다는 것. 애플은 이미 지난 2010년부터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칩을 자체 생산해온 바 있다.

WSJ는 이를 전하며 "아이폰 제조업체인 애플이 반도체 업계의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최근 일각에서는 아마존의 주가가 현재보다 90%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지난 17일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투자은행 니덤앤컴퍼니는 아마존의 향후 12개월 주가 전망치를 3200달러로 책정하며,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더 급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마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늘었고, 이는 향후 3년간 강력한 현금 흐름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서비스 회사로 변모하고 있는 점 등 향후 성장 가치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노스웨스턴자산운용의 브렌트 슈트 투자전략가는 "나스닥 지수 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부 기술주들은 바이러스 저항성이 상당히 높다"며 "사람들이 외출하지 않거나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더라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는 회사들"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 내 악재 중 하나인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된다 하더라도 이들 종목에는 타격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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