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미스트'로 바뀐 글로벌 증시..'경기회복' 기대 근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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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미스트'로 바뀐 글로벌 증시..'경기회복' 기대 근거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6.0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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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S&P500 등 글로벌 증시,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 
경기지표 '구리가격'도 반등..안전자산 '금·달러'는 약세
美 시위에 미·중 갈등까지... 악재에는 귀 닫은 투자자
전문가들 "경제 정상화와 경제 재개 혼동하지 말아야" 
美, 5일(현지시간)발표 '5월 고용보고서'에 촉각
한 행인이 마스크를 쓴 채 월가의 황소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행인이 마스크를 쓴 채 월가의 황소상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긴급재난소득이 빛을 발하고 있다. 글로벌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 수준으로 돌아섰다.

S&P500 지수는 어느새 3100선을 돌파하며, 코로나19로 인한 급락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코스피 지수 역시 2100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우려와는 달리 코로나19의 재확산이 두드러지지 않고 있는데다, 세계 곳곳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는 긴급재난 소득과 더불어 경제 재개 시도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글로벌 주식시장의 상승 동력이 됐다. 

반면 악재는 여전하다. 내전을 방불케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미국과 중국간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도 무시할 수 없으며, 코로나19 역시 여전히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은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 갇혀있지만, 글로벌 주식시장은 호재에만 귀를 열며 위쪽으로 반응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 

글로벌 주식시장을 상승세로 이끈 것은 재난소득 지급과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갇혀있던 각 국은 서서히 빗장을 풀기 시작했고, 선진국들이 앞장서 개인에게 재난소득을 지급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것은 뉴욕증시다. 

S&P500 지수는 나흘 연속 상승 흐름을 유지하면서 3122선을 기록했다. S&P500지수가 31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4일 이후 석달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뉴욕증시가 하루 10% 안팎의 급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11일. 뉴욕증시는 이미 코로나1 9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코스피 지수 역시 어느새 2100선을 넘어섰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월 한 때 1400선대까지 주저앉았던 코스피 지수는 4일 오후 2시50분 현재 2150선 안팎을 유지중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월25일 이후 줄곧 2100선을 하회했다. 

독일증시와 유럽증시 등도 모두 3%대 상승에 성공했다. 독일 DAX30 지수는 3일 장중 한 때 1만2500선을 넘어섰는데, 이는 지난 2월27일 이후 3개월여만에 처음이다. 프랑스 CAC40은 5000선을 돌파했으며, 이는 지난 3월6일 이후 석달만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주식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 성공한 셈이다. 비단 주식시장의 움직임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다.

경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구리 가격 역시 상승 흐름을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된 전기동(copper) 3개월물 가격은 톤당 5522달러를 기록했는데, 5500달러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3월13일 이후 처음이다. 

반대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은 지난 4월14일 고점(온스당 1775달러)을 경신한 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일 종가는 온스당 1700달러 아래로 떨어졌는데, 종가 기준 1700달러를 하회한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약 한 달만에 처음이다. 

줄곧 초강세를 유지하던 달러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 역시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며,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초강세 흐름을 유지해왔다. 미 달러 인덱스는 지난 3일 장 중 97.18선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지난 3월1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S&P500 지수 흐름표.
S&P500 지수 흐름.

러셀2000이 움직였다...美 증시, 경기민감 소형주 강세 

글로벌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이 이토록 강한 랠리를 펼치고 있는 것은 경제 재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위기가 그간 시장을 짓누른 가장 큰 악재였던 만큼, 세계 곳곳으로 경제 재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시장의 가장 큰 악재가 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해부터 뉴욕증시를 강하게 끌어올린 것은 대형 기술주였다. 지금까지는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움직여왔던 것. 하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조금 다르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유독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인 것은 러셀2000지수였다. 러셀2000지수는 소형주 2000종목을 따라가도록 구성된 지수다. 경기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소형주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러셀2000지수는 전일 2.4% 급등했다.

이는 경기에 민감한 소형주들이 반등 움직임에 동참했음을 보여주는 부분으로, 주식시장의 상승세를 이끄는 폭이 점차 넓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부가 이끄는 상승세가 아니라 다양한 폭의 주식들이 상승세를 이끌어간다면, 증시의 상승흐름이 더욱 견조하다고 볼 수 있다.  

에드 캠벨 QMA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상승 랠리에 참여하는 종목군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은 주식시장 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졌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미국 내 시위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투자자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이같은 시위가 경기 회복을 방해할 정도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전망이 대부분이라는 것.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CIBC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투자자들은 3P, 즉 팬데믹(Pandemic), 시위(Protests), 정치적 변수(Politics) 등 악재는 계속 무시하면서 경기회복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 가격 추이.
금 가격 추이.

경기회복 열쇠인 '고용'..5월 고용보고서 주목해야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을 가늠하는 열쇠로 '고용'을 강조해왔다. 실질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고용 안정이 필수라는 것. 전일 뉴욕증시 등의 반등이 컸던 이유로 미국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3일 발표된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5월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286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875만명. 실질 고용 감소가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을 밑돈 것으로 나타나면서 고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된 것이 주식시장에도 반영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5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할 5월 고용보고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지난달 8일 발표된 4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실업률은 14.7%로 치솟은 바 있다.

중요한 점은 당시 수치 역시 과소평가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부의 공식 실업률 통계는 4월 중순까지의 상황만 반영되는데다, 당시 봉쇄조치로 인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서 구직활동을 하지 못한 이들이 대다수여서 실업률 통계에 반영되지 못했던 것. 이것이 5월 고용보고서에 반영되면 예상보다 악화된 고용지표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는 "만일 4월 과소평가됐던 부분들이 5월 고용보고서에 반영된다면 실업률은 4월 14.7%에서 5월 24.3%로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며 "이는 대공황 당시 실업률(24.9%)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경제 정상화와 경제 재개를 혼동해서는 안된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을 조언했다.

바이탈놀리지의 설립자인 애덤 크리스풀리는 "많은 투자자들은 경제 정상화와 경제 재개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경제 재개 움직임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것이 경제 정상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경기부양책의 일환으로 현금을 지원하면서 경기가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는 '재개'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경제 정상화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백신 개발을 비롯해 전세계적인 고용안정, 소비심리 회복 등 남아있는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애널리스트는 "설령 낙관적인 경제 정상화 지표가 나온다 하더라도, 시장 수준을 더욱 높이기보다는 검증 작업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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