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바닥 지났다' 신호 곳곳서 등장...일시적일까 추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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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 바닥 지났다' 신호 곳곳서 등장...일시적일까 추세일까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5.2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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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모기지 신청지수·트럭운송 등 각종 경제지표 개선..바닥 통과한 듯"
경기부양책 영향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가능성 배제 못해
추세로 이어지려면 코로나19 안정이 최우선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레스토랑에 영업 재개를 알리는 문구가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레스토랑에 영업 재개를 알리는 문구가 걸려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미국 경제가 최악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항공 여행이나 호텔 예약을 비롯해 부동산, 화물운송 등 일부 지표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미 경제가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WSJ "美 경기, 최악 지났다"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전반적인 기업 활동이 줄고, 높은 실업률을 유지하는 등 여전히 경기가 침체된 모습이지만, 코로나19 초기보다는 경기가 개선됐음을 알리는 지표가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교통안전청(TSA)에 따르면 공항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여행객은 4월14일 기준 8만7534명으로 전년동월대비 96% 감소한 바 있다. 여행객은 5월24일 기준 26만7451명을 기록, 전년동월대비 여전히 87% 감소한 수준이지만, 4월14일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온라인 레스토랑 예약 업체인 오픈테이블은 일부 주에서는 저녁식사 예약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고, 운송 관련 업체인 트럭스닷컴도 트럭 수요를 나타내는 지표 역시 4주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도 점차 살아나는 추세다.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모기지 신청지수는 지난달 20일 182.6에서 지난 15일 258.9로 회복됐다. 모기지 신청지수가 상승했다는 것은 돈을 빌려 주택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났음을 의미하며, 이는 주택 구매 심리가 되살아났음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저스틴 피켈스씨는 "봉쇄조치가 내려진 3월 중순부터 부동산 시장은 얼어붙었지만, 5월 초부터 다시 호전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들은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면서, 더 훌륭하고 편안한 집(혹은 사무실 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업급여 신청건수도 크게 줄었다. 미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5월 둘째주(10~16일) 실업급여 신청건수는 240만건으로, 3월 마지막주(700만건)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스앤보비노 S&P 글로벌 레이팅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만약 이것이 코로나19의 물결이라면 우리가 바닥을 쳤고 정상화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역시 "우리가 최악의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얼마나 소비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역시 경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보좌관은 지난 24일 CNN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온(State of the Union)과의 인터뷰를 통해 "기업활동 측면에서는 매우, 매우 변곡점에 가까워졌고, 고용 측면에서 보더라도 (변곡점이) 아마 한 달 정도 남은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경기회복 추세 지속될지 여부는 미지수"

하지만 이미 실업률이 높이 치솟아있는 만큼 경기 회복에 있어서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 4월 기준 실업률은 14.7%에 달했다. 케빈 해싯 선임 보좌관 역시 5월 실업률이 22~23%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실업률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나 11월까지 두자릿대 실업률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셸 오버모어 NELP(National Employment Law Project) 정책 담당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가 안정되면서 일자리가 다시 돌아올지, 또 그것이 같은 종류의 일자리가 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현재 경기가 다소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경기부양책 영향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는 연간 소득이 7만5000달러 미만인 모든 이들에게 1200달러 상당의 현금을 지원했고, 실업급여 확대, 중소기업을 위한 대출 등을 통해 경기피해를 차단하는데 총력을 쏟아왔다. 

FT는 "이러한 경기부양책의 영향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사라질 것이며, 추가 부양책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태"라며 "코로나19 역시 많은 지역사회에서 여전히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의 경우, 기업들이 다시 근로자들을 복귀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려있다"며 "근로자들이 꾸준히 급여를 받고,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면 다시 소비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요한 것은 코로나19의 안정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코로나19가 재발할 경우 경제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코로나19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콘스탄틴 야넬리스 시카고대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지출, 부동산 시장, 주식시장 등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현상이 계속될지, V자 회복을 보일지, 아니면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침체가 될지의 해답은 코로나19 상황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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