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공장 재가동 허가 끌어낸 머스크..영웅 혹은 독재자?
상태바
[Who is] 공장 재가동 허가 끌어낸 머스크..영웅 혹은 독재자?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5.14 14: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리몬트 공장 재가동 강행..결국 알라메다 카운티 허가 이끌어내
일부 직원들은 "생계 유지 가능해졌다"며 경제 재개 환호
다른 이들은 "사람보다 이익 우선시하는 처사" 비판
코로나19 위험성에 대한 판단에 따라 평가도 엇갈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 패닉은 멍청한 일이다" (3월6일, 일론 머스크 트위터) 

"4월말 미국 내 신규 확진자는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아이들은 본질적으로 바이러스에 면역돼있다" (3월19일 일론 머스크 트위터)

테슬라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코로나19의 위험성이 다른 바이러스보다 낮다고 언급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패닉을 '멍청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4월말 미국 내 신규 확진자는 거의 제로에 가까울 것이라고 낙관론을 펼쳤으나, 이 역시 틀렸다. 현재 코로나19로 인한 미국 내 사망자수는 8만명을 넘어섰고,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4일 기준 2만명을 넘어섰다. 어린이들이 면역돼있다는 것 역시 잘못된 정보였다.

머스크의 코로나19에 대한 낮은 경각심은 공장 재개에 대한 갈망으로 이어졌다.

머스크, 봉쇄조치 속에서 공장 재가동 강행

지난 11일(현지시각) 머스크는 봉쇄조치에 반발하며 캘리포니아주(州) 프리몬트 공장을 재가동했다. 지방정부의 봉쇄조치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장 재가동을 강행한 것이다.

그는 공장 재개 소식을 알리며 "누군가를 체포해야 한다면 나를 체포하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공장을 다른 주로 옮길 수 있다는 협박은 물론 알라메다 카운티 행정 명령을 무효화하라는 소송도 제기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며 테슬라를 지지했고, 마침내 12일 늦은 밤 알라메다 카운티 보건당국은 긴급 성명을 통해 테슬라의 공장 재개를 허락했다. 결과적으로 머스크가 승리한 셈이다. 

프리몬트 공장은 코로나19로 자택 격리 명령이 내려지면서 지난 3월23일부터 생산을 중단해왔다. 프리몬트 공장은 최근 주력 모델인 '모델Y'를 비롯해 '모델3', '모델S', '모델X' 등을 생산하며, 테슬라가 대부분의 수익을 거두는 곳이다. 공장이 멈춰버리면서 올해 36% 이상 납품량을 늘린다는 머스크의 목표에도 차질이 생겼다.

애초부터 코로나19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믿어온 머스크는 공장을 재개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마침내 공장 재개에 대한 허가를 얻게 된 것이다. 

머스크 공장 재가동 강행에 여론도 '극과 극'

머스크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여론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머스크가 경제를 살려내는 영웅이라는 반응이 나옴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건강 보호에 대한 권리를 무시하는 독재자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일리노이주에서 체육관을 운영하는 데이비드 테이트는 "머스크는 정부 명령에도 불구하고 공장을 재가동한 선구자"라며 "그는 중소기업들에게 활력을 주고, 그들만이 힘겹게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경제 재개를 원하는 목소리가 강하다. 일부 시민들은 텍사스 의회 의사당 등에 모여 경제 재개를 요구하고, 일터로 나갈 수 있게 해달라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생계 유지를 위해 직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에게는 머스크의 이같은 행동이 경제 재개의 또 다른 움직임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희망이 되는 것이다. 

반면 근로자들의 건강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머스크의 공장 재가동 결정은 직원들을 곤경에 빠뜨렸다"며 "익명을 요구한 일부 직원은 회사가 사람보다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토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머스크는 프리몬트 공장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공장 재가동 소식을 전하며 "공장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무급 휴가로 처리하고, 실업급여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한 직원이 "올해 생산량을 늘린다는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장이 멈춰있던 몇 주간의 생산 손실을 만회해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압박이 있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많은 근로자들이 테슬라 출퇴근 버스를 이용하고, 지역 보건당국은 이같은 움직임으로 인해 더 많은 감염이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캘리포니아는 테슬라와 머스크가 공장을 다시 열 수 있도록 당장 허락하라"고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고맙다"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캘리포니아는 테슬라와 머스크가 공장을 다시 열 수 있도록 당장 허락하라"고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고맙다"는 댓글을 달았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쳐.

코로나19 경각심에 따라 경제 재개 찬반 엇갈려

이처럼 테슬라의 공장 재가동에 대한 찬반이 나뉘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한 개인 견해에 달려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CNN은 "과거 재미있는 CEO였던 머스크는 뭔가 달라졌다"며 "이것은 코로나19에 대한 각자의 견해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코로나19의 위험성보다 생계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머스크는 마치 아인랜드의 소설 속 '근로자들의 생계 유지를 보장하기 위해 비민주적인 권위에 대항하는' 인물일 수 있다는 것. (미국의 소설가 아인랜드의 장편소설 '아틀라스'는 '분배'와 '평등'이 지배하는 사회 속에서 기업가와 지식인들이 정부의 지나친 제재에 지쳐 파업을 선언하고 종적을 감춰버린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반면, 코로나19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근로자들의 잠재적인 위험을 모른 척 하고, 회사 이익만을 위해 공장을 가동하는 '전형적인 구식 간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일부 직원들은 공장이 멈춘 것을 '경제적 자살'에 비유할 정도로 가혹하게 느꼈다"며 "반면 또다른 이들은 회사가 직원의 안전을 지켜줄 수 있을지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도 보도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는 13일 58개 중 10개 카운티에서 2단계 경제 재가동에 돌입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뷰트·네바다·엘더레이도 등 10개 카운티가 백악관의 재가동 기준을 충족했다며, 경제 재개 소식을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