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중소기업 긴급자금 낚아챈 美 대기업 얌체짓 기승   
상태바
[아메리카 NOW] 중소기업 긴급자금 낚아챈 美 대기업 얌체짓 기승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미국)
  • 승인 2020.05.02 1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 프로농구 LA레이커스, 460만달러 반납
쉐이크쉑 버거도 100만달러 부당대출 받아
미 연방정부 중소기업지원자금 3500억달러 바닥나
므누신 재무장관 "7일까지 부당대출 반납안하면 형사처벌"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업체들을 지원하기 위한 연방차원의 구호금을 대기업들이 부당하게 탔다가 반납하는 소동을 빚고 있다. 이들은 나아가 대대적 감사를 받고 형사처벌까지 처해질 상황에 몰리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최근 코로나19 대응조치의 하나로 PPP(급여 보호 프로그램 : paycheck protection program)에 1차 3490억달러, 2차 3100억달러 등 모두 6600억달러를 긴급 투입했다. 이 프로그램은 500인 이하 중소업체들이 종업원들의 급여로 지원금의 75%이상을 사용하면, 렌트비와 유틸리티 비용까지 포함해 두 달 반 치를 무상 지원하는 것이다

현지 언론보도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상장된 공개 회사 220곳 이상이 PPP 프로그램을 이용해 8억 7000만 달러를 융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관련제품 소매체인점인 오토네이션의 경우 연 214억달러의 매출을 올린 상장회사 임에도 이번에 가장 많은 7700만달러 상당의 PPP자금을 받았다.

미 연방정부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마련한 급여보호자금을 연 매출 214억달러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유통업체 오토네이션이 7700만달러 상당의 지원금을 챙겨,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은 오토네이션 본사 전경.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미 연방정부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마련한 급여보호자금을 연 매출 214억달러에 이르는 자동차 부품유통업체 오토네이션이 7700만달러 상당의 지원금을 챙겨, 물의를 일으켰다. 사진은 오토네이션 본사 전경.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루스 스테이크하우스, 직원수 쪼개 승인받아

이들 대기업이나 대형업체들은 상당수 분산 신청했거나 심지어 수혜자격을 맞추기 위해 주식을 처분하고 부채를 늘리는 수법까지 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 증시에까지 상장된 대형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루스 스테이크하우스는 직원 수를 쪼개 PPP 승인을 받아 분노를 사고 있다. 직원수가 수천 명에 이르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융자를 받은 것이다.
월 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이 회사는 규정의 허점을 이용해 그룹내 독립된 지사 2곳을 이용해 직원 수 규정을 맞춘 뒤, 대형은행인 JP 모건 체이스은행을 통해 각 1000만달러씩, 2000만달러를 융자받았다.

다른 대형 샌드위치 체인인 팟벨리(Potbelly)도 이같은 방법으로 1000만달러의 ‘맥시멈 융자를 받았다.  
PPP 융자 통계에 따르면 SBA(연방중소기업청)가 1차로 승인한 펀드 가운데 융자금액 500만달러 이상 승인된 곳은 금액기준으로 전체의 9%에 이른다. 

스티브 므누신(왼쪽)미 재무장관은 코로나19관련 부당 지원금을 받은 대기업들이 오는 7일까지 긴급자금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돌아갈 자금을 받았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반납한 루스 스테이크(우측 위),  쉐이크 쉑 버거(우측 아래).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스티브 므누신(왼쪽)미 재무장관은 코로나19관련 부당 지원금을 받은 대기업들이 오는 7일까지 긴급자금을 반납하지 않을 경우 형사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에 돌아갈 자금을 받았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반납한 루스 스테이크(우측 위), 쉐이크 쉑 버거(우측 아래). 사진=권영일 객원기자.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 “중소업체들에게 돌아갈 PPP 프로그램에서 200만달러 이상 융자받은 공개 회사들에 대해 중소기업청의 대대적인 감사를 실시한다”며. “ 5월 7일까지 반납하지 않으면 형사책임까지 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수백 만달러에서 수천만 달러를 지원받았던 대기업들은 형사처벌을 면하려고 융자금액을 반납하는 소동을 빚고 있다
실제 프로농구 구단인 LA 레이커스는 460만 달러를 반납했다.  이에앞서 유명 스테이크점인 루드스 크리스는 2000만 달러, 쉐이크 쉑 버거는 1000만 달러를 반납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연방정부의 PPP 자금1차분 3490억달러는 보름도 채 되지 않아 바닥이 난 상태다. 연방정부는 이에 따라 대기업으로부터 반납 받은 기금과 2차분 3100억 달러를 추가해 중소기업 지원에 나섰다. 이 덕분에 종업원 급여 지원 PPP 무상융자가 실제 필요한 중소업체들에 더 많이 지원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PPP   2차  은행권  비리 우려

그럼에도 부당 대출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엔 은행권이다. PPP의 신규 규정에서 은행 주주들과 은행 외부 디렉터들이 동일한 은행에 의해 PPP대출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 잠재적인 비리, 권력 남용 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지 애틀랜타 비즈니스 크로니클(ABC)에 따르면, SBA는 당초 은행 중역들과 임원회 위원들, 은행 주주들은 PPP를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했었다. 그러나 최근 SBA 측은 동일한 은행에서 최대 30%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과 외부 디렉터들이 PPP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규정을 발표했다.

SBA 규정은 여전히 은행이 직접 채용하는 중역들의 PPP 대출 신청을 금지하고 있다. 중역들은PPP대출을 받기 원할 경우 자신의 직장이 아닌 다른 은행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그러나 새 규정은 은행 주주들과 외부 은행 디렉터들에게는 신청을 허용해 ‘팔이 안으로 굽는’ 부정을 필연적으로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BA측은 “PPP 신청서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은행 주주들이나 외부 디렉터들의 신청서를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원칙론을 펴고 있다.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전국소비자옹호협회(NACA)의 이라 레인골드 간사는 이에 대해 “은행과 연결 고리가 없는 사람들은 자연히 배제될 확률이 높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재정컨설팅 기업 Ely&Co.Inc의 버트 엘리 회장은 “정부 대출 프로그램은 언제든지 비리의 가능성이 있어왔다”고 전제한 뒤, “은행 주주들과 외부 디렉터들은 병원과 보험업, 로펌 등 전문 직종이나 지역 사업장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결국 지역 사회의 경기를 돕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 권영일 객원기자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