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가 두려움 더 키웠다'...세계 각국, 봉쇄 빗장 풀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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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쇄가 두려움 더 키웠다'...세계 각국, 봉쇄 빗장 풀어도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4.2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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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 및 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각국 서서히 경제 재개
각국 보건당국은 경고 목소리 높여 
지난 8일 봉쇄 해제한 중국 우한...여전한 경기 위축에 자영업자들 '힘들다' 호소
스페인의 봉쇄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6주만에 거리로 나온 아이들이 여유롭게 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의 봉쇄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6주만에 거리로 나온 아이들이 여유롭게 길을 걷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빗장을 걸어잠궜던 세계 각국이 서서히 빗장을 풀고 있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자수의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데다, 봉쇄 조치가 이어지면서 경제가 급속히 위축된 탓에 서둘러 경제 재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각국 보건 당국은 여전히 위험성에 대한 경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극심한 경제위축에 '보건'과 '경제'를 저울질하는 국가 정상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미국 전역에서 경제 재개 시기 저울질 

지난 주말 조지아를 비롯해 오클라호마, 사우스캐롤라이나, 테네시 등 미국 남부의 일부 주가 경제활동을 재개했다. 미용실과 레스토랑, 볼링장, 체육관 등 일부 업종이 영업을 제개했다. 

텍사스 주 역시 소매정 영업이 다시 시작됐다. 하와이주는 지난 25일부터 해변을 개방한 상태다. 

미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뉴욕주는 5월15일 이후 경제 재개 가능성을 조심스레 시사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26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갖고 "5월15일 비필수 업종 폐쇄 명령이 만료된 후 뉴욕주에서 경제활동이 재개된다면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건설업과 제조업 등 일부 일자리를 먼저 재개하는 것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콜로라도·미네소타·아이오와·콜로라도·미주리주 등 미 전역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 각국 정상들도 서서히 빗장을 풀고 있다. 

유럽 내 코로나19의 피해 정도가 극심했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코로나19의 안정세가 뚜렷해지자 경제 재개를 서서히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는 내달 4일부터 상당수 기업과 공장의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했다. 11일부터는 일반 상점이 문을 열 예정이며, 18일부터는 식당과 술집 등의 영업도 재개된다. 이탈리아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가 26일 기준 260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사망자수가 200명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14일 이후 6주만에 처음이다. 

이탈리아 다음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많은 스페인 역시 하루 사망자수가 5주만에 최저치로 떨어지자, 봉쇄조치를 다소 완화했다. 지난달 14일 이후 6주간 강력한 봉쇄 조치를 이어오던 스페인은 이날 14세 이하 아동은 부모와 동행할 때 하루 한 시간 동안 거주지에서 반경 1km까지 외출이 가능토록 하는 등 어린이들의 외출 제한을 완화했다. 스페인은 오는 28일 봉쇄조치 완화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덴마크는 이미 등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역시 내달 11일 초등학교를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프랑스 역시 점진적인 봉쇄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5월11일을 목표로 모든 소매업체가 영업을 재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오는 28일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내놓을 방침이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242명으로, 지난달 12일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영국은 현재까지는 봉쇄조치 완화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보리스 존슨 총리가 27일 공식 복귀를 앞두면서 경제 재개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존슨 총리를 지지하던 기업인들을 중심으로 경제활동 재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지난 24일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 리시 수낙 재무장관 등과 함께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영국의 경우 이탈리아나 스페인, 프랑스와는 달리 하루 사망자수가 413명이며, 신규 확진자 수 역시 4463명으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비해 2배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보건당국 "봉쇄조치 완화..제2의 감염 확대 우려"

미국과 유럽의 각국 정상들이 코로나19 봉쇄 조치 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의 경고 목소리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아직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봉쇄조치를 완화할 경우 제2의 감염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시카고 의학 대학의 전염병 수석 연구원인 에밀리 랜던은 "아직까지 광범위한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고 있고, 감염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의 4월 하루 평균 코로나19 테스트 양성 판정 비율은 약 20%에 달한다. 이는 미국 내에서 유증상자에 대해서만 코로나19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음을 암시한다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졌던 2월 양성 판정 비율이 2.7%에 불과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실제 감염자 수는 현재 확인된 환자보다 15배에서 20배 더 많을 수 있다"며 "그것(봉쇄조치 완화)은 시행착오 실험이 될 것이고, 그것의 오류는 생명을 잃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우한의 봉쇄 조치가 해제된 이후 한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우한의 봉쇄 조치가 해제된 이후 한 레스토랑에서 손님들이 음식을 먹으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봉쇄 조치 해제한 中 우한..경제 살아나고 있나

코로나19 발병의 진원지이자, 전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빠르게 봉쇄 조치를 완화한 중국 우한은 여전히 경제적 위기가 가시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각국이 경제 위축을 해소하기 위해 봉쇄 조치 완화를 시행하거나 검토중인 가운데 봉쇄 조치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후베이성의 우한 지역은 지난 8일 봉쇄 조치가 해제됐다. 1월23일 봉쇄가 단행된지 76일만에 빗장이 풀린 것이다. 

CNN에 따르면, 봉쇄조치가 풀린지 약 3주가 지난 현재 우한시의 소매 업종 종사자들은 여전히 경기가 얼어붙어있다고 호소한다. 

우한 시내의 가게들이 영업을 재개했고, 마스크를 착용한 우한 주민들이 산책 등 야외활동을 즐기고 있지만, 예전과 같은 활기찬 모습은 없다는 것. 

우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왕씨는 "제2의 감염 물결에 대한 두려움이 확산되면서 우리는 가게를 닫을 수 밖에 없게 됐다"며 "우한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이전의 생활로 더 이상 돌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고 언급했다. 

왕씨와 마찬가지로 사업장은 영업을 재개했지만, 코로나19를 여전히 우려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좀처럼 방문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자영업자의 호소는 곳곳에서 들린다. 

우한 컨벤션 센터 맞은편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쉬씨 역시 "4월 영업을 재개한 이후 손님이 거의 없었다"며 "지금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고, 손님이 많지 않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CNN은 "우한 봉쇄가 전 세계 수백개 도시의 길을 미리 보여줬던 것처럼, 우한 봉쇄 해제는 세계 각국 앞에 놓인 어려운 길의 향방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내에서는 해외 역유입 사례와, 무증상 가염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4일 기준 중국 전역에서 확인된 신규 확진자 6명 중 4명이 해외 역유입 사례였고, 무증상 감염자도 979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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