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톺아보기] 이제 소리를 피부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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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톺아보기] 이제 소리를 피부로 느낀다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4.26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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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들 위한 피부로 소리 느끼는 기술 개발
흔한 잉크젯 프린터로 3차전지 제작
40년은 거뜬한 우주선용 열전소자 우리기술로 개발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일쑤죠. 21세기 미래를 바꿀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미래 먹거리일 뿐 아니라,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짤막하게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미래에 상용화될 IT기술을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촉각 피치 시스템 장갑형 버전과 밴드형 버전 장비. 사진제공=ETRI
촉각 피치 시스템 장갑형 버전과 밴드형 버전 장비. 사진제공=ETRI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청각장애인들은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일반인들과 별다른 문제 없이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하지만 음의 높낮이를 구분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요. 이를 '촉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 청각장애인의 원활한 음악 창작 가능할까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주위 소리와 자신의 목소리의 음높이(Pitch)를 분석해 촉각 패턴으로 변환해주는 ‘촉각 피치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음악이나 소리 등 청각 정보로부터 소리의 주파수 신호를 뽑아내 음을 인식한 뒤, 촉각 패턴으로 만들어 착용자의 피부에 전달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입니다.

연구진은 한 손에 3옥타브에 해당하는 36개의 음계를 촉각 패턴으로 표현했습니다. '4옥타브 도'가 들리면 사용자가 낀 장갑의 왼손 검지 첫째마디에 진동이 느껴지는 방식입니다. 다만 촉각을 익히는 훈련이 한달 가량 필요하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강남대학교와 위탁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청각장애인 2명과 함께 임상연구를 진행했는데, 참가자들은 한 달 동안 15시간을 훈련했고 자신의 목소리로 원하는 음을 낼 수 있는 능력이 약 3배 향상됐다고 합니다.

기존에도 해외서 비슷한 연구가 있었지만 상용화는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ETRI의 촉각 피치 시스템은 임상을 통해 최초로 증명한 연구 사례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향후 더욱 쉽게 훈련을 진행하고 편한 착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손목·암밴드 등 웨어러블 형태로 장비를 개발할 계획입니다.

앞으로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개선 뿐 아니라 음악 창작 활동도 더 보편화 되길 기대합니다.

잉크젯 프린터로 연료전지를 만드는 기술의 모식도. 사진제공=ACS 에너지 레터스
잉크젯 프린터로 연료전지를 만드는 기술의 모식도. 사진제공=ACS 에너지 레터스

◆ 10만원짜리 프린터로 3차전지 제작 기술 개발

가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잉크젯 프린터로 고성능 세라믹 연료전지를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습니다.

심준형 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를 잉크젯 프린팅 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건전지 같은 일회용 전지가 '1차전지', 스마트폰이나 전기차에 들어가는 충전 가능 배터리가 '2차전지'입니다. 그리고 '3차전지'인 연료전지는 연료를 주입하면 계속 전기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전지입니다.

해당 기술의 핵심은 SOFC의 재료들로 정밀한 인쇄가 가능한 '잉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 잉크로 SOFC의 설계도를 인쇄하면, 그대로 SOFC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죠.

특히 연구팀은 MS파워포인트로 설계도를 제작하고 10만원 정도의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했지만 제작된 SOFC의 성능은 일상에서 사용가능한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차후 연료전지 뿐 아니라 각종 박막 제품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산화물 금속화층 기반 중고온 열전소자. 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산화물 금속화층 기반 중고온 열전소자. 사진제공=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40년은 거뜬한 우주선용 열전소자 개발

'열전소자'는 열에너지를 전기로 변환하는 소자입니다. 섭씨 300~700도에서 작동하는 중고온 열전소자의 경우 우주탐사선, 위성체 등을 구동시키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데요. 국내 연구진이 40년 ~50년간 사용해도 끄떡없는 열전소자를 만들었다는 소식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에너지네트워크연구실 소속 박상현 박사 연구진이 '초고신뢰성 중고온 열전소자'를 개발했다고 전했습니다.

우주탐사선이나 위성체는 오랜 기간 우주에서 작업을 하기 때문에 30∼40년 동안 안정적으로 열전소자를 구동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티타늄 등으로 금속화층을 형성한 기존의 열전소자는 장기간 고온에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 파손되거나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자는 이같은 한계를 뛰어넘는 특성을 갖췄습니다. 금속보다 고온에 상대적으로 강한 전도성 인듐주석 산화물을 열전소재 표면에 적용하는 방법인데요. 

100도에서 500도로 바꾸는 실험을 500회 이상 반복했을때 기존 티타늄 기반 열전소자는 1% 이상 출력 저하를 보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초고신뢰성 중고온 열전소자'는 출력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기존 열전소자 대비 80% 정도 확산 열화를 억제했다고 합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한국형 우주산업용 열전소자를 목표로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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