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현장] '거래 無風' 마·용·성..."급매물 출현에도 하락세 판단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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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현장] '거래 無風' 마·용·성..."급매물 출현에도 하락세 판단 아직"
  • 손희문 기자
  • 승인 2020.04.04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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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매물로 인한 약보합세 착시현상
"코로나 19로 투자위축 당연...세금 규제까지 겹쳐"
전문가 "마용성은 매우 많이 올랐던 곳...하락세 멀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인근 부동산거리
서울 마포구 인근 부동산거리

[오피니언뉴스=손희문 기자] “전반적으로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거래에 발길이 끊겨 실매물로는 거래량 영(0)의 상황 입니다. 이런 와중에 규제도 있고 하니 급한 사정을 가진 사람들만 간혹 매물을 내놓는 거죠."

서울 마포구 대흥동의 한 공인중개업소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A씨는 2일 기자를 만나 썰렁해진 부동산 거래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는 거래가 되는 분위기는 아니고, 문의 자체도 많이 줄어든 상탭니다. 그런데 사정이 급한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는 것을 있더라도, 보유세 부분이 무서워서 내놓진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시가 15억원 짜리(공시가 10억원)라도 보유세는 300만원대 수준이라 버틸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마포구 창전동 B 공인중개사)

공인중개사 B씨는 "집주인들도 (집을) 홀딩하고 있고, 매수자분들도 (하락)기대심리를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소위 '마·용·성‘일대 부동산 시장은 ’거래 무풍지대‘가 된 셈이다. 거래가 얼어붙고 문의 자체도 줄어든 가운데 ’마래푸‘(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같은 이 지역 랜드마크 단지의 급매물 매매가 체결되고 있다. 이때문에 이들 지역 시세 평균치가 끌려내려가고 있으나 아직 대세는 아니다.

한국감정원이 이번주 발표한  '2020년 3월 5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30일 현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은 주요 단지에서 호가를 낮춘 매물이 가격 하락세를 이끌며 각각 –0.02%, -0.01%, -0.01% 등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현장과 감정원 발표 가격동향 간엔 온도차가 없는 건 아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급매물이 있기는 하지만 간혹 나오는 상황이라 전체 평균을 끌어내릴 정도의 위력이 나타나는 건 아니다”라며 '버티기' 심리를 대변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사진제공=삼성물산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위치한 '강북 대장주'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아파트. 사진제공=삼성물산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씨는 “감정원 가격동향과 현장에서 보는 온도차는 확연히 있는 것 같다”며 “인기가 많아 문의가 이어지는 '마래푸' 전용면적 84m²(14층)에 15억짜리 급매가 나와있는데, 앞으로 급매가 더 나온다는 보장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래푸 경우에는 사정이 급한 사람도 크게 없어보이는데다, 입주민들이 시세에 굉장히 민감해 조금만 싼 매물을 인터넷에 올려도 같은 단지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컴플레인을 받고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강밤섬자이'의 경우 전용면적 168m² 짜리 매물(22층)이 지난 1월 4일 21억4000만원으로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21억5000만원으로 유지되고 있다. 현석동 '밤섬현대힐스테이트' 일부는 최근 몇 달간 호가가 몇 천만원 상승한 매물도 있었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은 거래문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반응은 비슷했다.

용산구와 성동구의 상황도 마찬가지. 용산구 산천동에서 만난 공인중개업소 D씨는 "정부도 못잡았던 집값을 코로나가 잡았다는 우스갯소리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업계에서도 코로나 진행 경과에 따라 부동산 시세가 조정되는 일은 어쩔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등 가능성은 어떨까. D씨는 "현재로선 크게 오르기 힘든 국면이라 본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용산 ’리버힐삼성‘의 경우 기존 호가인 8억3000만원 대에서 2000만원이 빠진 8억1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도원삼성래미안‘은 거래가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용산구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 124㎡의 지난달 실거래가는 27억9800만원(4층)이었다. 지난해 12월 로열층 최고가 35억8000만원(45층) 대비 8억원 낮은 급매물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이 급매물은 한강 조망권이 확보되지 않은 저층에 동북향이라 특수한 경우"라며 "일반 124㎡는 아직도 최고 호가가 40억원까지 가지만 중, 고층도 3월들어 30억대 매물들이 종종 나왔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13일 서울 성동구 대장주로 불리우는 '서울숲리버뷰자이' 아파트에서 급매가 나왔다. 전용 85㎡ 14억 8000만원 매물은 지난해 11월 같은 평형 아파트 거래가인 16억원보다 1억2000만원 가량 낮은 가격이었다.

성동구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 60㎡(8층)는 지난달 23일 1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11일 같은 평형 8층 매물 11억원에 비해 5000만원 내린 금액이었다. 금호동2가 '신금호파크자이' 59㎡는 3월 기준 실거래가가 11억5000만원(14층)으로 2월 말 12억원(10층)보다 5000만원 하락했다.

성동구 신금호역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원래 호가보다 1000만에서 2000만원 정도 다운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코로나로 수요가 약해진 상태라면, 또 6월 다주택자 양도세 규제에 맞물려 호가가 내린 급매물이 나온다면 전반적인 가격하락세가 가속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마용성 지역은 강북으로는 최선호도 지역으로, 몇년동안 올랐던 폭도 많았던 점에 비하면 현재가격을 하락세로 보긴 어렵다"며 "거래라는 것은 데이터 자체가 많아져야 유의미한 것인데, 부동산 시장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거래량 자체가 동결되며 현 상황에서 한정된 매물과 거래정보가 전체 동향에 크게 반영되고 있어 하락이나 상승에 대한 유의미성은 잘 판단해서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시계획학 박사)은 "주식 시장 등 다른 금융시장에 비해 부동산시장의 변동률은 큰 편이 아니다"라며 "서울 마용성이 하락세로 접어 들었다기 보다는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경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유동성은 풍부해진 상황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는 상황이라 향후 새로운 국면 전환이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고 말하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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