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코로나 19 때문에 알려진 지구촌 독특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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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왜?"....코로나 19 때문에 알려진 지구촌 독특한 문화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31 14: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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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폐 끼칠까' 코로나19 동석자 정체 안밝혀
스웨덴, 명령보다는 자율적 지침 선호...차라리 집단면역을
멕시코, 저축 않는 습관 탓에 '일상 생활 지속해 경제 지켜라'
각나라 '필수업종' 지정도 제각각...벨기에 '감자튀김 가게', 독일은 '자전거가게'
일본 도쿄 시내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벚꽃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도쿄 시내에서 마스크를 쓴 행인들이 벚꽃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각 나라의 문화에 따라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달라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본은 폐를 끼치지 않으려는 특유의 문화가 있다. 이 때문에 코로나 19 확진자가 술자리에서 같이 동석한 사람, 또는 가게 주인이 손님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방역당국이 감염 경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은 자율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한 문화를 갖고 있다. 정부에서도 '의무 조치'를 내놓기보다는 '자율적으로 책임감을 가질 것'을 권해 그 정책효력이 어떨지 주변국이 주목하고 있다.

서양권에서는 신발이나 마스크 착용 등에서도 우리와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폐 끼칠까" 우려하는 일본..코로나 감염경로 파악에 '골머리'

일본어에 迷惑(메이와쿠)라는 단어가 있다. 사전적으로는 '귀찮음', '성가심'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 특유의 문화를 뜻하기도 한다.

일본 아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는 말을 부모로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는다. 일본에서 지진으로 인해 바위 밑에 손자가 깔리자 할머니가 소방대원에게 가장 먼저 한 말도 '폐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말이었다고 한다.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조금이라도 성가신 상황에 처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일본인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 일본에서는 긴자와 롯폰기 등 고급 술집가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고이케 유리코 도쿄 도지사는 30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가라오케 주점, 나이트클럽 등의 이용을 당분간 자제해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일본인들 특유의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문화'가 여실히 드러나 보건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방역당국이 감염경로를 파악해야 하지만, 남을 성가시게 하지 않으려는 일본인들이 동석자에 대한 언급을 하려 하지 않는 것. 동석자에 대해 언급을 하면 그 사람과 식당에 상당한 폐가 될 것을 우려한 일본인들의 문화적 특성 탓에 일본 보건당국은 감염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산케이 신문은 "솔직하게 언급을 해야 타인의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설명을 해도 감염자 혹은 해당 가게 주인들은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며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사례들이 쌓이면 감염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레스토랑에서 많은 시민들이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5일(현지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레스토랑에서 많은 시민들이 음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웨덴, 지시·강제적 조치 꺼리고 '자율성·책임감' 강조

스웨덴은 '자율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상당히 강하다.

'무엇을 혹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지시나 명령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 교육을 통해 스스로 책임감을 기르게 하는 '스웨덴식 육아법'은 한 때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율성을 키워온 스웨덴인들은 스스로 강한 책임감을 보인다. 반대로 지시나 명령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강한 반발심을 갖는 경향이 뚜렷하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전 세계의 식당 및 상점들의 영업이 중단되고, 의무 격리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스웨덴은 모든 일상이 이전 그대로다. 기업과 유치원, 학교는 여전히 개방돼있고, 스톡홀름의 카페와 야외 술집도 그대로 영업을 한다.

스웨덴 정부가 의무적으로 내린 조치는 50명 이상의 회의 금지와, 과밀을 피하기 위해 바와 식당에 앉아있는 손님들에게만 대접을 하는 규칙 정도다. 노약자는 가능한 한 자택에 머물고, 손을 자주 씻거나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방안은 의무가 아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됐다.

눈에 띄는 점은 정부의 강력한 조치가 없음에도 스웨덴의 거리가 눈에 띄게 한산해졌다는 것. 스톡홀름의 대중교통 회사 조사에 따르면, 스톡홀름 지하철과 통근열차를 이용하는 사람 수는 지난주 대비 50% 감소했다. 자율성과 책임감이 몸에 밴 스웨덴인들은 각자 책임감을 갖고 가이드라인을 지켜간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웨덴은 자율적인 지침을 선호하는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스웨덴의 전염병 전문가인 안데르스 테그넬 박사는 "이같은 전통이 스웨덴 인들로 하여금 (강압적인 규제보다) 오히려 자율적인 지침을 잘 지키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차피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없다면,국민들이 많이 걸려서 면역력을 키우는 게 낫다는 '집단면역' 방침을 세운데도 이런 문화적 배경이 있다.  

스웨덴인은 정부에 대해 높은 신뢰도를 갖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스테판 뢰프벤 총리는 지난주 연설을 통해 "이번 위기에서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면서 "각자 엄중한 책임감을 갖자"고 언급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론조사 결과 스웨덴인의 무려 80%가 총리의 연설에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정부에 대한 높은 신뢰도 덕에 강제적인 조치가 아닌 자율적인 권고안도 자발적으로 따르고 있는 것이다. 

저축 않는 멕시코..'경제 멈추면 대책 없다'

"외식을 멈추지 말라. 지나친 조치는 취하지 말라"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전 세계의 눈길을 끌었다. 세계 각국이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물 것을 권고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멕시코의 경제상황과 관계가 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멕시코 전체 노동인구의 60% 이상이 배관공이나 정원사, 타코 상인 등 영업 중단이나 격리 조치시 생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은 월급이 아니라 보통 일주일에 한번, 혹은 격주에 한번씩 급여를 받으며, 저축도 거의 하지 않는다. 

멕시코의 경우 빈부 격차가 다소 큰 편이고, 부모의 직업을 자식이 그대로 물려받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멕시코인들은 계층간 이동이 어렵다고 생각해 저축의 필요성도 그다지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우려해 경제활동을 멈추게 할 경우 저축이 거의 없고, 주급을 받아 생활하는 멕시코 노동자들이 입을 타격이 상당하다. 이런 까닭에 멕시코 정부도 일상생활을 그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그러나 보건당국 전문가들은 멕시코의 의료 시설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규제 도입에 서두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에두아르도 곤살레스 피에르 전 멕시코 보건부 차관은 지난주 한 브리핑에서 "멕시코의 의료 체계는 다른 나라보다 훨씬 더 빨리 과부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동양과는 다른 서양의 '신발·마스크 문화'

코로나19 사태로 새롭게 두드러진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점 중 하나는 신발 문화이다. 아시아권은 집 안에서는 신발을 신지 않는 문화지만, 서양에서는 집 안에서도 신발을 신고 심지어 침대 위로 올라가기는 점이 대비됐다.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발 바닥에서 최대 5일간 생존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신발 바닥은 박테리아와 곰팡이 등 바이러스의 주요 번식지이며, 특히 슈퍼마켓이나 대중교통 등 혼잡한 곳을 다녀온 신발은 잠재적인 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것. 

이같은 상황에서도 서방 전문가들은 실내에서 신발을 벗을 것을 권하기보다는, 자주 세탁하거나 깨끗한 신발로 갈아신을 것을 조언한다. 

미국 캘리포니아 엔시니터스의 가정 전문의인 조지 나노스는 "작업화를 자주 천으로 닦고 세탁기에서 신발을 세탁할 것을 권한다"며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뜨거운 물과 비누로 닦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 소재 병원의 응급 전문의 쿠완자 핀크니는 "나는 외출 전용 신발과 집에 들어가기 전에 갈아신을 깨끗한 신발을 갖출 것을 추천한다"며 "건강관리 직원들은 집에 가기 전에 항상 신발을 갈아 신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공중보건 전문가인 캐롤 위너는 "집에 들어가기 전에 신발을 벗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하면서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발은 우리 얼굴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신체"라며 "전염의 가장 큰 위험은 (발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문화도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아시아권의 경우 마스크는 '타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도구이지만, 서양에서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도구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즉 건강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어서 마스크를 쓰면 오히려 '심각하게 아픈 사람'이라는 인식을 준다. 

일각에서는 유럽에서 마스크를 잘 쓰지 않는 이유가 중세시대 흑사병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중세 시대 흑사병이 창궐했을 당시 의사들은 환자와의 거리를 두기 위해 새부리처럼 길게 만든 마스크를 착용한 바 있다. 최초 흑사병 확산 이후 1700년대까지 100여차례 유럽을 휩쓸었고, 이로 인해 2억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될 정도로 유럽 내에서는 흑사병에 대한 공포감이 상당하다.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중세시대의 흑사병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벨기에의 한 감자튀김 가게. 옆 가게는 문을 닫았으나 감자튀김 가게는 영업을 계속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벨기에의 한 감자튀김 가게. 사진=연합뉴스

벨기에는 감자튀김·독일은 자전거..필수 업종도 제각각 

현재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필수 업종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한하거나 점포를 폐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필수 업종'이라고 하면 생필품이나 의약품을 떠올리기 쉽지만, 일부 국가는 우리와는 다른 '품목'을 필수 업종으로 지정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벨기에에는 '감자튀김 박물관'이 별도로 있을 정도로 벨기에의 감자튀김 사랑은 유명하다. 각 마을에 감자튀김을 파는 식당이 적어도 한 곳이상은 존재할 정도다.

'프렌치프라이'라는 이름 탓에 프랑스가 원조인 요리로 생각하기 쉽지만, 벨기에인들은 벨기에가 원조라고 주장하고, 벨기에 감자튀김이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벨기에에서 감자튀김 전문점이 문을 닫는다는 것은 나라의 혼을 닫는 것처럼 여겨진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프랑스에서는 와인 상점이 필수 업종이 됐다. 네덜란드에서는 대마초 판매가 허용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민이 불안감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와인이나 대마초는 긴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독일에서는 자전거 판매점이 필수 업종이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교통을 피하고 자전거 활용을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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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2020-04-02 00:26:54
쉽게 볼수섮었던 재미난 기사네요 내용도 알차네요

봄이다 2020-04-01 11:23:42
재미있는 기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