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미국 진출 한국기업 생산기지 '올 스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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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미국 진출 한국기업 생산기지 '올 스톱'
  • 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 승인 2020.03.3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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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9영항 속속 공장가동 중지
내달 12일까지 가동중단 연장 될 수도
현대차·기아차, LG전자, 한국타이어 등 멈춰

[오피니언뉴스=권영일 객원기자(애틀랜타, 미국)] 미국 동남부에 위치한 한국 공장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속속 가동을 중지하고 있다. 미국 동남부지역은 많은 한국기업들이 대미투자의 전초기지로 삼고 있어 한국기업의 메카로 불린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물론 LG, 한국타이어 등 대미진출기업들이 부활절인 오는 4월 12일(현지시간)까지 코로나19 방역과 내부 정비를 위해 문을 닫는다. 이들 공장들이 가동을 중단하면 관련입주 협력업체들도 함께 생산을 멈출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4월 12일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의 하나로 연방정부와 관련 주정부가 명령한 자택대피령의 시한으로 정한 날짜다. 조지아, 앨라바마, 테네시, 플로리다 등 동남부지역 거의 모든 주가 자택대피령을 발동한 상태다. 

그러나 상황은 유동적이다. 공장 가동 중단이 더 연장될 수도 있다. 코로나19가 아직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사회적거리두기 4월30일까지 연장" 발표 

공장가동 중단은 기업들이 자체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지만, 29일(현지시간)변수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서 연일 사상 최고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경신하자,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 대응팀 브리핑에서 "사망자는 2주 뒤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가이드라인 만료 시한을 4월30일까지 한 달 연장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연방정부가 사회적거리두기 시한은 부활절을 넘겨 4월30일로 연장한 것이다. 이로써 다음달 12일까지 공장가동 중단을 선언한 한국 기업들도 생산 중단 기간을 연장할 가능성도 높은 상황으로 급변했다.  

실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6주~10주 동안 셧다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게이츠 회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부활절까지는 일상적인 생활로 복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 전경. 이 공장은 30일부터 오는 4월12일까지 공장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 조지아공장 전경. 이 공장은 30일부터 오는 4월12일까지 공장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사진제공=기아차.

코로나 대응, 설비 교체…30일부터 2주간 휴업 결정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HMMG)의 경우 오는 3월 31일부터 4월12일까지 휴업을 실시한다고 지난 주 밝혔다. 
기아차는 “직원과 가족들에게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는 시간을 주고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조업을 중단한다”면서 “오는 13일 다시 문을 열 계획이지만 변동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 회사는 엔진을 공급하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이 한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문을 닫자, 지난 19일과 20일 생산을 중단했었다. 기아차 조지아공장은 지난 23일 다시 문을 열었으나 코로나19의 여파로 부픔 수급 체계에 문제가 생기자 결국 오는 30일부터 2주간 다시 가동을 중단키로 한 것이다.

기아측은 “운영 중단기간 중 공장 전체에 대한 방역과 소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신형 K5 생산설비를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휴업중인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HMMA)은 당초 4월 1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4월13일로 늦췄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휴업 중에도 약 275명의 직원들이 출근해 필수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휴무중인 모든 직원에게도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공장 정상 가동당시 LG전자 테네시 공장 직원들의 작업 모습. 이 공장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30일부터 4월12일까지 조업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제공=LG전자.
공장 정상 가동당시 LG전자 테네시 공장 직원들의 작업 모습. 이 공장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30일부터 4월12일까지 조업중단을 선언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한국타이어, 테네시공장도 ‘셧다운’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위치한 LG전자의 세탁기 공장도 결국 2주간 휴업을 결정했다.

LG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오는 30일부터 4월12일까지 2주간 공장 조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준공된 LG전자 클락스빌 공장은 미주 시장 공급용 세탁기를 월 10만대씩 생산하고 있다.

같은 지역에 위치한 한국타이어 미국 공장도 2주간 가동을 중단한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미국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의 조업을 30일부터 4월 12일까지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한국타이어 테네시 공장 전경. 사진제공=한국타이어.

현재 현대차와 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들이 대부분 휴업한 상태에서 재고를 무릅쓰고 생산을 계속하기 어렵고,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방역 등을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017년 양산을 시작한 테네시 클락스빌 공장은 연 550만개 이상의 타이어 생산능력을 갖췄다. 

한편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뉴베리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세탁기 공장은 아직 휴업 결정을 내리지 않고 정상 조업을 하고 있다.

미국 남동부는 미국의 어떤 지역보다 한국 기업 진출이 많다. 실제 조지아주 경제개발국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 2019 회계연도에 모두 18억7000만달러를 조지아주에 투자하고 2507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투자액과 고용창출 순위 1위 국가다.

● 권영일 객원기자는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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