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는 내려가는데…개미들의 ‘무조건 삼성전자’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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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주가는 내려가는데…개미들의 ‘무조건 삼성전자’ 괜찮을까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2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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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이달 4조7660억원어치 매수
증권업계선 코로나19 사태로 실적 우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확산으로 급락했던 삼성전자가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의 거센 매도세에도 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은 덕분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매도보단 보유하는 전략을 취하라고 조언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00원(1.05%) 오른 4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20일 52주 신고가(6만2800원)에 비하면 23.1%나 떨어진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달 19일 기록했던 연저점(4만2300원)에서 14.2% 반등에 성공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삼성전자를 지켜준 건 개인투자자였다. 이달 들어 개인투자자의 삼성전자 순매수 규모는 4조766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조8939억원, 786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와 초저금리 기조를 버티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이 때마침 코로나19 사태로 추락한 주식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서 안정적인 종목으로 분류돼 투자 경험이 없는 개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을 밑돌면서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는 인식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 삼성전자 목표주가 줄줄이 하향 조정

개인의 '무조건' 매수세가 무색하게 증권업계에선 삼성전자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다. 올초 주요 증권사의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7만원을 웃돌았으나 6만원대로 하향 조정되고 있다. 키움증권은 지난 17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3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내린 뒤 26일 6만원으로 한 번 더 낮췄다.

이외에도 이달 들어 DB금융투자와 KB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7만원에서 6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7만1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은 6만8000원에서 6만4000원으로 내렸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6만7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코로나19 사태로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 실적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게 주요 증권사들의 시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6조3912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6조6079억원)에서 2100억원 가량 내려왔다.

자료=한국거래소 

실제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KB증권과 DB금융투자는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각각 5조8000억원, 5조8400억원으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치를 대폭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하고 있는 만큼 향후 실적 전망 또한 불투명하다. 현재 2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의 경우 8조3231억원으로 한달 전(8조6281억원)보다 낮아졌다. 연간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는 같은 기간 39조8805억원에서 38조5641억원으로 하향 조정됐다.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2분기는 물론 하반기 실적 예상치는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스마트폰‧TV 시장 부진 예고

특히 코로나19가 미국‧유럽 등으로 빠르게 번져나가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와 가전 사업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618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줄어들었다. 사상 최대 감소율이다.물론 지난달 판매량의 경우 삼성전자 점유율이 1%에 불과한 중국 시장 소비가 크게 위축된  따른 결과다. 문제는 앞으로 미국‧유럽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지역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애플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기업들이 이달부터 생산‧유통 등 경제 활동 중단과 수요 둔화에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 증가세가 완만하긴 하지만 인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의 수요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가전 중에서는 TV시장이 가장 큰 우려를 받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TV출하량은 1395만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5.4% 줄었다. 이달부턴 미국‧유럽 수요 둔화로 출하량 감소세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 올초 중국 수요 위축에도 강세를 보여 왔으나 앞으로가 문제다. 미국‧유럽의 소비심리 회복 시점까진 TV 사업의 실적이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스마트폰‧TV 출하량이 지난해 대비 5%~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이들은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삼성전자 관련 사업부의 실적 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 반도체 부문 양호…장기적 관점 투자해야

반도체 부문은 우려와 달리 상반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서버용 반도체 수요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의 수요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모바일 D램의 경우 재고 축적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D램‧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실적 방어가 가능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반도체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이 보수적으로 바뀐 점도 메모리반도체 수급 균형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하반기 업황‧실적은 아직 불확실한 영역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이후 서버용 수요가 늘어나 모바일‧PC 수요 위축을 상쇄하고 있어 반도체 사업부는 기존 실적 전망치에 부합할 것”이라면서도 “IM(IT‧모바일) 부문과 가전(CE) 부문, 디스플레이 부문은 스마트폰‧TV 판매량 부진의 영향을 받아 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를 바라볼 것을 조언했다. 즉 단기 차익을 내진 못하더라도 장기간 보유할 경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식시장 변동성이 불안하다면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메모리반도체 업황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코로나19로 교육‧유통‧의료 등 각종 산업의 비대면 필요성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의 투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화상회의 등 비대면으로의 환경 변화는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신규 서버 증설 수요로 연결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요 불확실성은 설비투자 감소로 이어지면서 서버용 D램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에 분명한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데이터센터‧인공지능(AI) 등의 발전을 촉진시킬 것”이라며 “메모리반도체는 코로나19 수혜를 받는 몇 안 되는 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2배 수준으로 역사상 저점 부근으로 삼성전자를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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