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뭐하지?] 동백과 매화 핀 마을로 얼어붙은 마음 녹이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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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뭐하지?] 동백과 매화 핀 마을로 얼어붙은 마음 녹이러 가자
  • 김이나 컬쳐에디터
  • 승인 2020.03.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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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의 마음 꽁꽁 얼었지만...꽃들은 소리없이 봄을 준비하나니
동백나무 3천여 그루 오동도, 동백꽃이 지면서 양탄자처럼 펼쳐져
양산 순매원, 옛 선조들처럼 매화 향기 따라 탐매여행 떠나자

 

동백과 매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까. 사진=한국관광공사
동백과 매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까. 사진=한국관광공사

[오피니언뉴스=김이나 컬쳐에디터]  흔히 봄을 알리는 꽃 하면 벚꽃을 떠올린다. 두꺼운 외투를 옷장에 넣으면서 떠올리는 장면은 벚꽃이 흩날리고 터널을 이루고 있는 벛꽃 명소들이다. 하지만 벚꽃보다 먼저 우리를 봄으로 이끄는 꽃들이 있다. 겨울과 봄을 이어주는 꽃, 동백과 매화다.

강렬함과 처연한 붉은 빛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동백,  그리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작은 꽃잎의 매화.

전국민의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 봄조차 느끼지 못하고 있는 지금, 꽃들은 소리없이 일찌감치 봄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야하는 시기지만 가벼운 기분전환 삼아 조심스레 기지개를 켜고 꽃들을 만나러 나가보자.

 

산책로를 따라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오동도 동백.산책로를 따라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겨울에 피는 꽃이라하여 동백(冬柏)

남쪽 지방 섬들에는 겨울에 피는 꽃, 동백이 있다. 동백은 향기가 없는 대신 빛깔로 동박새를 불러 꿀을 제공한다 해서 조매화(鳥媒花)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동백나무는 주로 섬에서 자라는데 동쪽으로는 경상북도 울릉도, 서쪽으로는 인천광역시 대청도까지 분포한다. 동백꽃은 대부분은 붉은빛이나 홍도와 거문도에는 흰 동백꽃이, 거문도와 울릉도에는 분홍 동백꽃이 자란다. '冬柏' 은 한자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하며 겨울에 꽃이 핀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봄에 피는 동백은 춘백(春柏)으로 불린다.

동백꽃은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지 않고 통째로 지는 꽃으로 제주 4•3사건 희생자들을 상징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4•3 사건 70주년을 맞은 2018년 '동백꽃 추모배지'를 제작해 일반에 배포하기도 했다.

'동백'하면 떠오르는 소설도 있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의 소설 '춘희'. 원제가 '동백꽃을 들고 있는 여인'(La Dame aux camélias)이다.  '춘희(椿姫)'는 일본에서 만든 제목을 국내에서 쓰게 된 것이다. 동백꽃의 꽃말은 '진실한 사랑, 겸손한 마음,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이다.

 

동백꽃이 떨어져 붉은 양탄자가 깔린 듯한 지심도 탐방로.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동백꽃이 떨어져 붉은 양탄자가 깔린 듯한 지심도 탐방로.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동백 여행지로 추천할 곳은 경남 거제시의 지심도다.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배경으로 피어 있으며 해안선 길이가 3.5km인 작은 섬 전체 수목의 60%가 동백나무다. 동백이 빽빽이 들어서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이 이어진다. 섬을 둘러보는 데는 두어 시간이면 족하지만 동백터널에서 인생샷을 건지려면 여유있게 일정을 짜는 걸 추천한다. 지심도 동백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데 꽃구경하기 가장 좋은 때는 2월 말부터 3월 중순까지다.

전남 강진의 백련사 동백나무 숲 역시 인기다. 백련사 앞 5.2ha 면적에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곳이다. 꽃은 겨울에 피기 시작해 3월에 만개한다. 특히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1km 남짓한 길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길로 다산 선생이 머나먼 땅 강진까지 오게 된 사연, 다산초당에서 대학자이자 스승으로 거듭난 이야기, 유배지에서 우정을 나눈 혜장선사와의 인연 등을 품고 있는 곳이다.

뭐니뭐니해도 가장 유명한 동백 명소는 오동도.

오동도는 동백나무 3천여 그루가 자라는 '동백섬'이다.  1월부터 꽃이 펴 3월이면 온 섬을 붉게 물들인다. 입구에서 동백열차를 타거나 768m의 방파제를 따라 걸어 섬으로 들어서면 동백꽃이 만개한 동백나무 숲에 이른다. 숲속 산책로는 황톳길과 데크길로 나뉘어져 있다. 묵직한 동백꽃이 나무 데크에 떨어지는 모습도 볼 거리다.

지심도 :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지심도길 31-2
백련사 :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길 145
오동도 :  전라남도 여수시 오동도로 222

 

은은한 매화 향이 금둔사를 채운다.
은은한 매화 향으로 가득 한 금둔사. 사진=한국관광공사

 

고고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로 봄을 알리는 매화

매화는 매실나무의 꽃. 매실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로 5m까지 자란다. 이른 봄 제일 먼저 꽃이 피는 나무 중 하나로, 겨울에 피는 매화는 '설중매'라고도 한다. 매화는 과실수이지만 고고한 풍모와 청아한 향기 덕에 화초로서도 더욱 친숙해진 나무이다. 벚꽃과 구별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꽃잎 끝이 갈라져 있으면 벚꽃이고 꽃잎 끝이 둥글면 매화라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다.

전국 어디에서든 양지바르고 습기가 적당한 곳에서 잘 자란다. 중국이 원산지로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매실은 신맛이 나는 구연산과 사과산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몸속의 여러 독소를 없애는 구실을 하며 5~6월에 덜 익은 매실로 매실주를 담그거나 매실청, 매실장아찌, 매화강정 등을 만들기도 한다.

특히 매화꽃이 잘 피는 해는 풍년이 든다고 점쳤고 매실이 많이 열리는 해는 논농사도 잘 된다고 믿은 고장도 있었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 기품, 결백, 인내' 이다. 

 

매화, 낙동강, 기차가 어우러진 풍경
양산 순매원의 매화나무숲. 매화, 낙동강, 기차가 어우러진 풍경. 사진=한국관광공사

매화가 아름다운 곳은 순천 금둔사.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가 가장 아름답다. 특히 이곳에서는 1월에 피는 매화를 '납월매'로 부르는데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은 음력 섣달(양력 1월)이 ‘납월’이라 불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운이 좋다면 꽃잎에 눈이 내려앉은 모습도 볼 수 있다. 금둔사는 큰 사찰은 아니지만 소박한 풍광과 매화의 기품이 어울리는 곳이다.

양산 순매원에서는 매화, 강, 기차가 어우러진 특별한 풍경을 볼 수 있다. 낙동강과 새하얀 매화, 그 사이를 질주하는 기차를 한 앵글에 담을 수 있는 곳이다. 원동역 뒤로 이어진 길을 5분 남짓 올라가 언덕에서 내려다보면 그림같은 사진을 건질 수 있다.

순매원의 매화나무 사이에 난 오솔길을 걸어보는 것도 추천. 홍매화, 백매화가 어우러진 풍경은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흔히 매화를 좇아 여행하는 것을 ‘탐매(探梅)여행’이라 부르는데 이는 옛 선조들이 매화의 향기에 이끌려 길을 떠났던 것에서 유래한다.


금둔사 :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조정래길 1000
순매원 : 경상남도 양산시 원동면 원동로 1421

(이 기사는 대한민국 구석구석 "겨울을 이기는 동백꽃 VS 봄을 재촉하는 매화, 당신의 선택은?" 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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