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토스 증권' 등장...핀테크기반 제2의 '키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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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토스 증권' 등장...핀테크기반 제2의 '키움' 나올까
  • 유호영 기자
  • 승인 2020.03.20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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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건 토스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제공=각사
이승건 토스 대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제공=각사

[오피니언뉴스=유호영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간편송금서비스 '토스'의 증권업 진출도 임박하면서 핀테크 기반 증권사들이 오프라인 증권사 위주였던 금융투자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8일 열렸던 정례회의에서 "토스준비법인㈜이 자기자본, 사업계획의 타당성, 건전경영 요건 등 자본시장법상 인가요건을 충족한다"며 토스의 금융투자업 예비인가를 의결했다고 20일 밝혔다. 토스준비법인의 자본금이 지난달 증자를 통해 320억원까지 늘어나면서 자본시장법상 최소 기준인 30억원을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준비법인㈜은 6개월 안에 인적·물적 요건 등을 갖춰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본인가 신청 후 1개월 안에 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내 증권사 영업을 시작할 수 있다.

토스준비법인은 본 인가를 받으면 사명을 토스증권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증권에 이어 2번째 핀테크 기반의 증권사 탄생이 임박한 것이다. 

앞서 지난달 금융위는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대주주 변경신청을 승인해 카카오페이증권이 탄생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2018년 10월 바로투자증권지분 60%를 약 400억원에 인수하고 지난 2월 6일 금융위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허가를 받아 같은 달 27일 카카오페이증권을 출범시켰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정식 서비스 시작 6일만에 모집한 계좌는 20만개에 달했다. 업계는 타깃층인 2030세대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로 분석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2030 세대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왔다"며 "아직까지 젊은층의 자금 여력은 불충분하지만, 증권사 미래 성장 동력이기에 핀테크 기업의 이러한 경영전략은 주목할만 하다"고 전했다. 

토스 또한 주 고객층이 20대~30대 밀레니얼 세대가 집중 공략대상이다. 1600만명의 가입자 중 2030세대는 약 1000만명으로 절반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재민 토스준비법인 대표는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오랜 기간 성인 인구의 13%인 500만명 수준에 정체됐다. 특히 20대~30대 투자자 비중은 25%에 불과해 미국 등 선진 금융 시장과 격차가 큰 상황이다"라며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증권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토스와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증권 모두 모바일 특화 증권사를 지향하며 지출요소를 최소화하고 각자가 가진 플랫폼을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 플랫폼의 편의성·연결성·기술력을 바탕으로 한다. 이를 통해 금융 서비스 경험이 부족하거나 자산 규모가 적은 사용자들도 소액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핀테크 기업들은 공인인증서 등을 이용하는 기존 인터넷뱅킹의 불편함을 없애고 인증과정 절차를 최소화해 간편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적 부분들을 기존 서비스에도 적용시켜왔다. 

토스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은 특히 자금이 부족한 젊은 세대는 초저금리 시대에서  마땅한 제테크 수단을 찾기 힘들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플랫폼과 연계를 통해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와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해 증권업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와 토스는 각각 2300만명, 1600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고객층을 통해 기존 증권업계를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리테일 부문의 비중이 타 증권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키움증권의 경우 카카오페이증권 인수 통과 이후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며 새로운 서비스가 가져올 파급력에 대해 진단했다.

그러나 한편에선 핀테크 기업이 단기간내에 시장의 판도를 바꿀만한 영향력을 발휘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핀테크 기반 증권사가 증권업에 새롭게 발을 들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핀테크 기반 증권사가 증권업에 새롭게 발을 들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선 핀테크 기업이 출범시킨 증권사와 기존 증권사간의 체급차이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이 증권의 자본규모는 카카오페이 자본금 약 1100억원에 바로투자증권 600억원 정도를 더한 17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며 "카카오페이증권의 자본금은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의 8조5523억원과 약 50분의 1 수준이다. 금융업 특성상 자본규모의 크기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이는 너무 큰 차이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밝혔듯이 토스의 자본금 규모는 320억원이다.

뿐만아니라 최근 증권사의 수익수단은 기존의 주식담보대출과 상품 판매 등의 리테일 비즈니스에서 투자은행(IB)이나 기관영업, 고액자산 관리 등으로 무게 추가 넘어간 상황이다. 새롭게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이 변화한 시장환경에 적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 증권사들이 증권중개인 역할을 하며 주식매매 중개를 통해 수수료를 받는 브로커리지 업무 비중을 줄여가는 추세다. M&A를 비롯해서 기업들의 자금중개 업무를 늘려가는 동시에 고액자산가들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브로커리지 업무를 제외한 다른 분야는 증권사의 경험과 고객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이다. 또한 통상적으로 고액자산가들은 대면 상담을 선호하지 비대면 투자는 관심분야 밖이다"라며 증권업 경험이 전무한 카카오페이증권이나 토스가 빠른 시일 내에 자리잡기 힘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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