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임대료 왜 안깎아주나"...대기업·중견 면세점, 노골적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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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임대료 왜 안깎아주나"...대기업·중견 면세점, 노골적 불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3.19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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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중견 사업자, 임대료 인하없이 3개월 유예
공항 이용객 급감에 면세점 매출 타격 큰데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 임대료 50% 감면
구본환 인천공항 사장, 오늘(19일) 입점업체 비공개 간담회
이용객의 발길이 끊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이용객의 발길이 끊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국토부가 코로나19로 위기에 봉착한 항공업계를 돕기 위해 지난 18일 지원방안을 내놓았으나 면세점 업계는 불만이 더 커졌다. 이번 사태로 직격탄를 맞은 대형·중견 면세 사업자에 대해서는 ‘임대료 3개월 유예’라는 효과가 미미한 대책 때문이다.

국토부가 내놓은 ‘인천·한국 공항공사 공항시설사용료 감면’안에서 국토부는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면세점을 비롯한 상업시설 임대료를 6개월간(3월∼8월) 25% 감면한다고 밝혔다. 또 매출연동 임대료를 6개월 납부유예(무이자)하기로 했다.

반면 대형·중견 면세점 지원방안으로는 ‘3개월 납부유예(3월∼5월, 무이자)’가 국토부가 내놓은 지원책의 전부다. 이 소식을 접한 롯데·신라·신세계 등 면세점 3사 관계자들은 “힘이 빠진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우리 정직원 100명에 용역과 판매사원까지 포함하면 800명이 근무하고 있어 고정비로 임대료와 인건비가 빠져나간다. 그렇다고 문을 닫을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도 어렵겠지만 코로나19가 대기업과 중견기업만 비켜가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실망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달 인천공항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0%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3월16일 19만명에 달했던 인천국제공항 하루 이용객은 올해 같은 날 기준 1만6000명(지난 16일 기준)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1년 개항(일평균 5만2000명) 이래 최저 실적이다. 지난 2003년 전 세계를 강타한 사스 때도 인천공항 일평균 이용객은 2만7000명이었다.

또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달 국내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소기업들 임대료 20% 감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지원책은 말 그대로 '보여주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항공사도 이번 지원방안에 대해 ‘결정권이 없다’고 하더라”면서 “정부에서 보다 적극적 검토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의 경우 면세사업자 임대료를 50% 감면해주고 있다”며 “인천공항도 아시아 3대이자 허브공항으로서 비슷한 수준의 지원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모든 사업자들이 인천공항에 수익을 바라고 영업하는 것이 아니다”며 “시내면세점에서 수익을 내 공항을 보조하는 구조인데, 현재 시내도 힘들긴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가 언제 끝난다는 보장만 되면 일정 부분 감내할 수 있는데,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타격을 받았고, 심지어 일본과 유럽 미국은 이제 확산되는 단계”라며 “솔직히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결국은 3개월 후에 임대료를 받겠다는 거 아니냐”며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을 주장하면서 정작 정부는 하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덧붙여 “지금 매출이 안 나오는 상황에 ‘너희의 뼈를 깎으라’고 요구하는 셈”이라며 “정말 뼈를 깎으면 그 여파가 어떻게 커질지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먼저 폐업하는 대기업은 면세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은 이용객을 감안해 면세점 입찰 때 최저입찰수수료를 요구한다”며 “지금처럼 이용객이 급감하면 당연히 임대료 인하를 해주는 게 맞는데 전혀 그럴 움직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불만이 팽배해지자 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급히 면세점 사업자 임원급을 대상으로 비공개 간담회를 이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점업체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는 임대료 인하를 강력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구 사장은 지난 12일 입점업체 간담회 진행했으며,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와 한인규 호텔신라 TR부문장 사장, 손영식 신세계디에프 대표 등은 직접 참석해 인대료 인하를 비롯한 애로사항에 대해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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