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30원선으로…하락폭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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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30원선으로…하락폭 제한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1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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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불확실성
외인 증시 매도세 계속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미국에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발표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소폭 하락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경기 둔화 우려가 잠잠해지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주요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외환시장 변동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오전 11시 42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7.80원 내린 1235.7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전날 대비 0.5원 하락한 1243.00원에 출발한 환율은 약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 미국 대규모 경기 부양책…위험자산 선호심리 자극

앞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1243.50원에 마감, 2010년 6월 이후 1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을 끌어내린 건 같은날 미국에서 나온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었다. 

먼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로 기업‧가계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기업어음매입기구(Commercial Paper Funding Facility‧CPFF)를 설치하고 기업어음(CP) 매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틀 전 기준금리를 1.00%포인트 인하하고 양적완화(QE) 재개에도 신용경색 우려가 계속되자 대책을 내놨다.

더불어 미국 정부에선 직접 현금을 지급하는 ‘헬리콥터 머니’를 포함한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미국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반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됐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위험자산 선호심리 위축과 달러 유동성 경색에 고통받던 원‧달러 환율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당국의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한 경계감도 주식시장 반등과 더불어 역외 롱스톱(달러화 매수 포지션 청산)을 유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원‧달러 환율 변동성 계속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싼 공포심이 원‧달러 환율 하락세를 제한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유럽‧중동 등 주요국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 실물경제로의 파장이 가시화한 탓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한 강(强) 달러 현상이 유지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달 들어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모든 자산을 매도해 현금화하려는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달러화 조달 비용의 증가와 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특히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국면에선 주요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의구심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 불확실성으로 외국인의 국내주식 매도세가 계속되는 점도 원‧달러 환율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같은 시각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915억원어치 주식을 내다 팔고 있다. 지난 5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이다. 

코로나19 사태 본격화한 이후 달러 조달 여건이 악화된 점도 신흥국통화 가치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다. 정부가 은행의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지만 시장 안정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높아지자 미국 에너지기업 중심의 회사채 시장 불안에 따른 신용경색 가능성이 거론됐다. 최근 외화자금시장은 이로 인한 달러 조달 여건 악화, 증권사의 금융상품 관련 달러 조달 수요 증가, 외국인 자금 이탈 속에 불안이 커진 바 있다. 1개월 달러 조달 금리는 장중 5%까지 급등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분기말을 앞두고 해외 채권 투자자들의 환헤지 차환이 대기하고 있어 당분간 외화자금 시장의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며 “대규모 달러 조달 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데다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 확대에도 은행의 보수적 자금 관리 태도 등을 고려하면 정부의 직접적인 달러 자금 공급이나 미국과의 통화스왑 재개 등이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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