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강행하겠다"는 일본...연기·취소시 경제적 타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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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강행하겠다"는 일본...연기·취소시 경제적 타격은?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3.13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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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아베 총리, 전화회담 코로나19 협의
전화회담 후 트럼프 트윗 통해 "올림픽 장소 훌륭하다 말했다"
트럼프, 전날 백악관 기자단에게 "1년 연기하는 것도 좋은 선택"
노무라 "올림픽 취소시 日 GDP 1.5%p 위축"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마스크를 착용한 한 남성이 2020 도쿄올림픽 오륜 조형물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7월24일 예정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취소 혹은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각) "올림픽을 1년 연기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말한 가운데, 일본 정부는 올림픽을 예정대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 晋三) 총리는 13일 전화회담을 갖고 코로나19와 세계 경제동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회담 중 올림픽 연기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소비세가 인상된 이후 일본 내수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올림픽이 취소 혹은 연기될 경우 경제적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의 확산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으나 1%포인트 안팎의 국내총생산(GDP)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아베 전화회담 갖고 코로나19 협의 

이날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50분간 전화회담을 갖고, 코로나19에 대해 양국이 긴밀히 연계해 대응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회담을 마친 후 트위터를 통해 "조금 전 아베 일본 총리와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며 "아베 총리에게 이제 막 완성된 올림픽 장소가 훌륭하다고 말해줬다"고 언급했다. 

또 "아베 총리는 스스로 매우 자랑스러워할 만한 멋진 일을 해냈다"며 "일본과 아베 총리에게 좋은 일들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옵션이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일본과 미국의 정상간 전화회담은 지난해 12월21일 이후 약 3개월만이다. 이번 전화회담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에 대한 협의로, 미국측 요청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전화회담을 통해 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공유하고, 이에 대한 방지책, 세계 경제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행사 및 집회 중단, 초·중학교의 임시 휴교를 실시한 것을 전하며 "계속, 과감하고 시기 적절하게 대응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 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 조치를 취하고 있는 점, 1조6000억 엔 규모의 금융조치 등을 강구하고 있는 점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사회에 있어서 일본의 확대 방어 노력이 투명성 있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 정상간 전화회담이 있기 전인 12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도쿄 올림픽과 관련, "무관중으로 실시하는 것보다 1년 연기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다"고 백악관 기자단에게 말한 바 있다. 

이 신문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전화회담에서는 도쿄올림픽 연기나 무관중 개최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림픽 취소시 일본경제 타격은?

일본 측은 올림픽 준비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올림픽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올림픽을 예정대로 진행하려는 의도에는 경제적인 부담을 감안한 측면도 크다. 

재팬타임즈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올림픽 주최측은 도쿄올림픽의 총 비용을 약 1조3500억 엔(약 15조50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회계검사원이 국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도쿄 올림픽 직접 개최 비용 이외에도 관련 비용으로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총 1조600억 엔(약 12조 원)을 지출했다. 일본 기업들 역시 후원을 통해 3480억 엔(약 4조 원)을 쏟아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주요 기업들의 후원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경기 후원 관리를 위해 체결한 파트너십 등과 관련된 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비용이다.

일각에서는 도쿄 올림픽 개최 총 비용이 최소 3조 엔(약 34조5000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림픽 취소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요인은 대부분의 지출이 이미 발생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올림픽 경기장 건설 등에서 이미 상당한 지출이 있었고, 이는 이미 최근 일본 GDP에 반영이 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소비세 인상 이후 일본 경제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올림픽마저 취소될 경우 관광산업의 타격은 물론 일본 내 소비 심리도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는 2018년 기준 일본 GDP의 0.9%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은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무라리서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미 2020년 일본의 국내총생산이 0.7% 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마저 취소될 경우 GDP는 1.5% 포인트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와 다카시 이코노미스트는 "올림픽 취소는 일본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당초 올림픽 관광객들이 지출할 것으로 예상됐던 2400억 엔(약 2조7600억 원) 규모 역시 기대하기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티켓은 현재까지 일본에서는 450만장이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전체로는 약 780만장이 팔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그 중 20~30%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구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SMBC 닛코시큐리티 이코노미스트들은 코로나 19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일본 GDP 성장률을 1.4% 포인트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코로나19가 7월까지 전세계적으로 퍼질 것으로 가정한 경우이며, 만일 코로나19가 4월에 안정될 경우 GDP 성장률은 0.9% 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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