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주가 부진”…주요 증권사, 잇따라 배당 확대
상태바
“호실적에도 주가 부진”…주요 증권사, 잇따라 배당 확대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3.09 1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시 변동성…증권株 약세
주주환원 정책 기조 강화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낸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배당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증시 부진으로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점도 배당을 늘린 이유다. 올해 역시 증권사의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은 만큼 배당주로서 증권주의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260원, 우선주 1주당 286억원으로 책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1821억원으로 2018년 1539억원보다 대폭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무엇보다 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배당 규모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은 6643억원으로 2018년보다 43.8%나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뿐 아니라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증권사들이 ‘배당 잔치’를 예고했다. NH투자증권은 2017년부터 3년 연속으로 보통주 1주당 500원, 우선주 1주당 550원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018년보다 31.8% 늘어난 4764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배당금 총액은 1507억원으로 2018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 3918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보다 17.3%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힘입어 삼성증권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을 2018년(1400원)보다 높은 1700원으로 정했다. 같은 기간 배당금 총액은 1250억원에서 1518억원으로 불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보통주 1주당 200원, 우선주 1주당 179원의 배당을 시행할 예정이다. 배당금 총액은 1357억원이었다. 메리츠종금증권 또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5546억원으로 2018년 대비 27.8%나 늘었다.

◆ 증권주 주가 부진…배당 확대 목소리 커져

실적 외에 증권사들이 배당을 늘린 이유로는 부진한 주가가 꼽힌다. 주요 증권사 대부분 기업금융(IB)‧트레이딩(Trading) 부문을 바탕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주가는 실적과 반대 방향으로 향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일 증권업종 지수는 1461.78로 1년 전인 지난해 3월 8일(1752.62)보다 16.6%나 하락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먼저 금융당국이 올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도입을 예고하면서 증권사 IB 부문 실적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자 시장 위축, 규제 강화, 소비자 배상금 지급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고 증권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주친화적 배당 정책이 확산하는 가운데 증권사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주 주가가 실적보다 대내외 요인들에 의해 하락하면서 배당을 늘려달라는 주주들이 부쩍 많아졌다”라며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늘렸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증권사도 오히려 배당을 늘리면서 주주친화 정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939억원으로 2018년 대비 33.2% 감소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결정, 2018년(620원)보다 대폭 늘렸다. 배당금 총액 또한 455억원에서 690억원으로 늘렸다.

◆ 올해 실적 전망 ‘맑음’…배당 확대 이어질 듯

업계에선 올해도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배당 확대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들이 IB 부문에 집중하면서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한편 확대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대체투자 등 새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또 실적 불확실성 요인이었던 부동산 PF 규제 영향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강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규제 관련 우려가 있지만 증권사들이 셀다운(sell-down), 자본 확충 등을 통해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업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실적과 주가와의 괴리가 있지만 증권주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이 변화하지만 수익구조 다변화로 실적 개선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으로 배당 확대 압력이 커지는 만큼 배당 규모를 줄이기보다 유지하거나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