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환율 전망] 주저앉은 유로화…원‧달러 환율 1200원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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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환율 전망] 주저앉은 유로화…원‧달러 환율 1200원선으로
  • 김솔이 기자
  • 승인 2020.02.2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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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에 못 미친 유로존 경기…달러 강세 부추겨
‘코로나19 사태’ 경기에 타격…신흥국통화 약세까지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솔이 기자] ‘강(强) 달러’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유로존 경기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한 데다 신흥국통화 역시 약세를 보이는 탓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2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에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2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1209.2원에 마감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로 1185원~1220원을 제시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9월 3일(1215.6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 달러인덱스 3년 만의 최고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두드러진 건 ‘강(强) 달러’ 영향이 크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20일 장중 99.73까지 오른 바 있다. 2017년 5월 이후 약 3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달러인덱스 내 비중이 57.6%에 달하는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무엇보다 미국에 비해 부진한 유로존 경기가 유로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제조업‧투자심리가 일부 둔화됐지만 노동‧주택시장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유로존은 경기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흐름이 계속되는 중이다. 유로존 시티(Citi)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는 이달 초 마이너스(-)를 기록, 미국에 역전당하기도 했다.

유로존 주요 경제지표는 전망치를 밑돌고 있다. 독일의 민간경제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발표한 2월 독일 경제전망지수는 8.7로, 전월치(26.7)를 대폭 밑돌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예상치(2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유로존 2월 경제전망지수 또한 10.4를 기록, 전월(25.6)를 지난해 12월(11.2)에 비해 하락했다.

자료=서울외환시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파장도 미국보다 유로존에서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유로화 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로존 모두 대중(對中) 수입 의존도가 높다. 다만 미국은 소비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반면 유로존은 국제 무역에 의존하는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이 충격을 받는다면 상대적으로 유로존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향후 유로존 경제지표는 추가적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해 당분간 유로화 대비 달러 강세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통화정책 측면에서 달러화의 강세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발(發) 경기 우려로 경기 둔화 압력을 받는 유로존과 미국의 분위기는 다르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단기자금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시행했던 레포(repo) 운용 규모는 이미 축소됐고 올 2분기로 예정된 단기재정증권(T-Bill)의 매입 종료 시점도 다가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소비‧생산활동 위축

물론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른 신흥국 통화 약세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신흥국 경기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혼란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이같은 우려는 신흥국 통화 가치를 하락시킨다.

특히 원화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달러 기준환율은 지난 19일 7.0012위안으로 올라선 뒤 21일까지 사흘 연속 포치(破七‧1달러당 7위안 돌파)를 기록했다.

한국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국내 경기 불확실성도 더욱 높아졌다. 지난 23일 오전 9시 기준 확진자 수는 556명으로 전일(433명)에 비해 123명이나 늘었다. 코로나19로 대외적으로 대중 수출 실적 악화, 외국인 관광객 감소 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 소비‧생산활동 위축 가능성까지 커진 셈이다.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코로나19 확산세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활동은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고 국내 경기 불확실성도 확대됐다”며 “당분간 국내 확진자 수가 늘어나면서 소비‧생산활동 위축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2분기 중 원‧달러 환율 하향 안정”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와 유로화‧신흥국통화 약세 흐름이 장기화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1분기 중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는 가운데 주요국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경우  글로벌 경기 우려도 사그라질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2분기를 기점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유로화‧신흥국통화가 강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하락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중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고 중국 경기 부양책이 발표되면 유로화 약세 요인들이 일부 해소될 것”이라며 “달러화 상승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판단, 2분기 이후 달러 가치는 하락하고 유로화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연구원 또한 “중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중국 경제 회복 강도에 좌우될 텐데 2분기 중 중국 경제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 국내 코로나19 우려도 잦아들고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되면서 원‧달러 환율 또한 하향 안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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