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NOW] 트럼프 대항마는 누구? 민주당 대선후보 '오리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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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NOW] 트럼프 대항마는 누구? 민주당 대선후보 '오리무중'
  •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 승인 2020.02.17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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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부티지지, 대의원 9명씩 확보 공동 1위
'탄핵역풍' 바이든, 경선초반 5위 추락
사회주의 공약, 발목잡힌 워런
내달 3일 수퍼화요일 14개주 동시 경선
블룸버그, 수퍼화요일 경선부터 참여 예고
전문가 "유색인종 표심 향방 주목"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오피니언뉴스=권영일 애틀랜타 통신원] 미국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는 과연 누가 낙점을 받을까?  초반 승부처로 꼽혔던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두 차례 격돌이 끝났지만 아직 오리무중이다.

비록 초반전이긴 하지만 지역 예비선거 때마다 선두주자가 달랐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는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이 부상하더니, 이어 벌어진 뉴 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선두로 올라섰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여론조사 시기와 기관마다 선두주자가 달라진다.

경선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동의 1위였으나, 경선이 시작되자 샌더스 후보가 선두로 부상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아직 본격 등판도 하지 않은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위를 차지해 주목을 끌고 있다.

언뜻 보기엔 흥미진진한 정치드라마이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대세 속에 버니 샌더스 후보의 추격으로 끝까지 손에 진땀이 나게 하던 지난 대선 때와는 달리, 많이 김이 빠진 모습이다. 두차례 예비선거에서 보여준 민주당 지지자들의 열기도 예전만 못하다. 일부 선거분석가들은 “개막전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매끄럽지 못한 행사진행은 흥행에 찬물을 부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화당 유세장은 열기가 가득하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사실상 차기 후보로 지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 재선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실제 지난 뉴햄프셔주 최대 도시인 맨체스터의 한 체육관에서 열린 유세장에는 몰려드는 지지자들이 “USA”와 “4년 더”를 외쳤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이른 아침부터 우산을 쓰고 행사장 입장을 기다렸으며, 입장하지 못해 대형전광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는 사람도 1000 여명이 넘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ABC방송이 주최한 8차 TV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업인 앤드루 양,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다음달 3일 수퍼화요일 경선부터 참여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들이 지난 7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ABC방송이 주최한 8차 TV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업인 앤드루 양,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억만장자 톰 스타이어.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다음달 3일 수퍼화요일 경선부터 참여의사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탄핵 후폭풍 맞는 민주당 후보

이와 관련, 많은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데 따른 여파가 아닌가 하고 분석했다. 아닌 게 아니라 탄핵정국을 가능한 한 오래 끌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흠집을 내고 나아가 치명타를 가하려고 했던 민주당 지도부의 계획이 결국 물거품으로 끝났다.

미국 상원의 대통령 탄핵 부결처리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사상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국 40개 주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유권자들의 관심을 다시 모으고 흥행에 성공하기 위한 모멘텀을 더 늦기 전에 찾아야 할 시점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지지자들은 다음지역인 네바다주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를 주시하고 있다.  

기존 판도가 그대로 유지될 것인지, 부진했던 주자가 재기할 것인지에 따라 앞으로 대선후보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네바다 코커스와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는 각각 22일(현지시간)과 29일 열린다. 사실 이 두 곳의 표심 향방에 따라 초반 판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데다, 곧이어 벌어질 오는 3월 3일 14개 주가 경선을 치르는 ‘수퍼 화요일’ 결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네바다는 거주민 4분의 1이상이 라틴 아메리칸 계열이고,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아프리칸-아메리칸(흑인)이어서 이들 지역은 인구통계학적 다양성이 높다.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는 부티지지와 샌더스가 한번씩 1위를 나눠 가지며, 나란히 9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급부상한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미네소타)은 3위로 치고 올라오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부티지지와 클로버샤는 백인층의 지지도는 높으나 흑인 등 유색인종 가운데는 지지율이 낮다.

두 후보가 다양한 지지층을 확보해 전국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세인의 관심이 쏠린다. 이는 이 두 후보가 이번 대선뿐 아니라 차기 대선을 위해서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경선이 시작되기 전까지 유력주자로 거론된 조 바이든 후보는 5위로 추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 탄핵의 역풍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급진적인 사회주의 정책공약이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 대선 레이스에 뒤늦게 합류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최근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내달 3일부터 민주당 경선에 본격 참전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대선 레이스에 뒤늦게 합류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최근 블룸버그 전 시장은 내달 3일부터 민주당 경선에 본격 참전한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 대항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항마로 떠오르는 블룸버그 

이런 가운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본격 경선에 참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데이는 ‘슈퍼 화요일’ 인 3월 3일. 이날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등을 포함한 14개 주에서 경선이 진행된다.

블룸버그는 아직 민주당 대선레이스에 본격 참여하지 않았는데도 중요한 주인 플로리다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려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세인트 피트 폴스가 최근 발표한 플로리다 여론조사에서 블룸버그는 지난달보다 10%포인트 오른 27.3%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플로리다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다음달 17일로 아직 한 달이나 남았지만, 블룸버그 전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준 조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 추락 이후 중도 온건파 대안으로 부상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표를 대거 흡수했다. 

대선 풍향계라 일컬어지는 아이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에서 투표용지에 이름조차 올리지 않았던 블룸버그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공격적인 광고 효과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 전문지인 더 힐은 플로리다 외에도 슈퍼 화요일에 예비선거가 열리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등 대형주에서도 블룸버그가 선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화당 후보가 확실시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는 누가 가장 적합한가? 부티지지 전 시장, 클로버샤 상원의원, 바이든 전 부통령, 블룸버그 전 시장과 같은 중도파 후보인가? 아니면 샌더스 상원의원이나 워런 상원의원과 같은 진보파 후보인가? 민주당원들이 어떤 결정을 할 지 주목된다.

● 권영일 미국 애틀랜타 통신원은 한국외국어대 불어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전공했다. 1985년 언론계에 발을 내딛은 후, 내외경제신문(현 헤럴드경제신문)에서 산업부, 국제부, 정경부, 정보과학부, 사회부 기자를 거쳐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와 현재 애틀랜타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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