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유통 트렌드] 日, 24시간 편의점 '단축영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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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유통 트렌드] 日, 24시간 편의점 '단축영업' 확산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2.16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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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훼미리마트, 단축영업 적용
일손 부족·인건비 상승, 가맹점 경영난 심각
지난해 점포·내점객 감소
국내도 적자지속 매장 단축영업 허용
일본 세븐일레븐 점포. 사진=오피니언뉴스DB
일본 세븐일레븐 점포. 사진=오피니언뉴스DB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편의점’하면 떠오르는 말은 ‘24시간 영업’이다. 그러나 편의점 산업이 가장 발달한 일본에서 24시간 운영 원칙이 허물어지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산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현지 편의점업계 2위인 훼미리마트는 올해 6월부터 영업시간 단축을 허용한다.

훼미리마트 본부는 다음 달 1일부터 희망 가맹점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오는 6월부터 단축영업(평일이나 일요일 중 선택)을 시행한다. 휴업시간은 밤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 30분 단위로 정할 수 있다.

다만 개점 후 1년이 지나지 않았거나 일정 수준의 매출을 올리지 못해 본부가 지원해야 하는 가맹점은 영업시간 단축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 최대 편의점 체인인 세븐일레븐은 작년 10월에 24시간 영업 원칙 포기를 공식 선언했다. 당초 8개에 불과했던 단축영업 점포는 지난 1일 기준 129개 점포로 늘어났다. 로손 역시 단축영업을 인정하고 있으며, 지난 1일부터 176개 점포가 실시하고 있다.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 14년 만에 편의점 감소 전환

편의점 왕국이라고 불리던 일본에서 ‘24시간 영업’ 원칙이 사라지는 이유는 일할 사람을 구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심야 근무를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월 오사카 히가시오사카시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던 마쓰모토 사네토시(松本実敏) 씨는 24시간 영업에 필요한 인력을 도저히 구할 수 없다며 본사와 상의 없이 단축영업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마쓰모토 씨는 계약위반에 따른 거액의 위약금(17000만엔, 약 1억8000만원)을 물어야 할 상황에 처해졌다.

하지만 단축영업 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편의점이 24시간 영업을 반드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국민적 논의가 진행됐다.

결국 일본 경제산업성은 업계에 개선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고, 이에 각 편의점 본부는 가맹점을 상대로 단축영업 관련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대응책을 모색했다.

단축영업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훼미리마트가 600여개 매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1월 기준 매일 단축영업을 한 점포 중 59%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일요일만 영업을 단축한 점포 중 영업이익 감소한 곳은 53%였다.

다만 영업이익 감소가 단축영업 때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본은 이미 인구 감소에 따른 인한 인건비 상승으로 경영난이 심각해진 편의점이 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드럭스토어 등 취급하는 품목이 비슷한 다른 업태와의 경쟁에도 시달렸다.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 분석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 등 7개 주요 편의점의 지난해 점포 수는 5만5620개로 전년 대비 0.2% 줄었다. 이러한 점포 감소는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편의점을 방문한 내점객 수는 신규 점포를 포함한 모든 점포에서 0.6% 감소했고, 기존 점포는 1.1%나 줄었다.

사와다 다카시 훼미리마트 사장은 “편의점업계는 포화 상태가 됐고 대량 출점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한국, 2018년부터 24시간 영업 원칙 접어

한국 역시 직전 3개월간 적자가 난 점포에 대해서 본부가 심야영업(오전 0시부터 6시까지)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같은 규정은 지난 2018년 마련됐다. 당시 최저임금 인상으로 야간영업을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인건비 지출이 더 많아지면서 가맹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18년 편의점주 9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62%는 심야영업을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아울러 질병치료를 비롯한 불가피한 사유로 가맹점주가 요청한 경우에도 영업을 강요할 수 없다.

특히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해 8월 설이나 추석 명절에 휴뮤를 원하는 가맹점을 위해 ‘명절 휴뮤 자율화 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추석과 올해 설에 CU 전체 가맹점의 약 10%인 1300여 가맹점이 해당 제도를 이용했다.

GS25는 이달 초 명절 당일과 경조사가 있는 전산으로 휴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도 내놨다. 이전에는 가맹점주가 휴무를 원할 경우 해당 영업팀과 대면이나 유선으로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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