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트렌드 읽기] 계란 살살 옮기고 피아노도 치는 '로봇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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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트렌드 읽기] 계란 살살 옮기고 피아노도 치는 '로봇 손'
  • 김상혁 기자
  • 승인 2020.01.26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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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사람 손처럼 섬세한 작업 할 수 있는 '로봇 손' 제작
주행거리 늘릴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리튬 과잉 양극소재' 개발
영국 브리스톨 대학, 핵 폐기물 이용해 전기 만드는 기술 개발

[오피니언뉴스=김상혁 기자] 연일 터지는 정치·사회 뉴스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기 일쑤죠. 21세기 미래를 바꿀 IT기술, 인포테인먼트 소식입니다. 미래 먹거리일 뿐 아니라, 흐름을 놓쳤다간 금방 시대에 뒤처지게 됩니다. <오피니언뉴스>는 매주 주요 IT, 과학기술, 게임 소식들을 짤막하게 모아 소개합니다. 먼 미래가 아닌 눈앞의 미래에 상용화될 IT기술을 주로 다루려합니다.  [편집자 주]

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로봇 손이 달걀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기계연구원
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로봇 손이 달걀을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제공=기계연구원

◆ 계란 살살 옮기고 피아노도 치는 '로봇 손'

사람의 손은 섬세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봇으로는 섬세한 작업을 못하거나, 크기가 커져서 활용도가 떨어지거나 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사람 손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이면서도 소형화까지 성공한 '로봇 손'을 개발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 도현민 박사 연구팀은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물체와 도구를 조작할 수 있는 사람 손 크기의 로봇 손을 만들어냈습니다.

로봇 손은 4개의 손가락과 16개 관절로 이뤄져 있습니다. 각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12개의 모터가 사용됐고요. 

손가락 끝과 마디, 손바닥에는 물체의 힘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장착됐습니다. 이 센서는 서울대와 공동 연구를 통해 개발한 피부형 촉각 센서입니다.

연구팀은 이 로봇 손은 물건의 모양에 구애받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과처럼 단단한 물체는 물론 달걀처럼 약한 물체도 집어서 옮길 수 있습니다. 가위질도 할 수 있고 심지어 피아노도 칩니다.

상용 로봇 손보다 가벼우면서 힘은 더 세다고 합니다. 1㎏짜리 로봇 손이 3㎏ 넘는 물체를 들 수 있다는데요. 연구팀에 따르면 무게 대비 쥐는 힘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비정형 물체를 조립하거나 정교한 움직임을 필요로 하는 산업 현장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가 지속적인 충·방전에도 전압 강하율이 줄어든 모습.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연구팀이 개발한 신소재가 지속적인 충·방전에도 전압 강하율이 줄어든 모습.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 전기차 배터리 주행거리 늘릴 핵심 소재 개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배터리 연구도 활발합니다. 특히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할 수 있는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리튬 과잉 양극소재'가 사용됩니다. 차세대 양극소재로 꼽히고 있지만 문제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다보면 작동 전압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전압 강하와 수명 저하의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보완할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는 소식입니다.

서울대 강기석 교수 연구팀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는 동안 전이금속 이온이 리튬층 내 원래 자리에서 벗어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를 냈습니다. 이로 인해 소재의 구조가 붕괴되면서 전압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죠. 

이에 연구팀은 리튬 과잉 양극소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산소층을 배열하는 횟수를 바꿔 새로운 양극소재를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배터리를 충전, 방전할 때 구조가 붕괴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전압이 떨어지는 범위도 0.15V에서 0.05V로 3분의 1이나 줄었고, 40번 이상 충전-방전 한 뒤에도 전압 안정성이 98.7%에 달했다고 합니다.

현재 리튬 이온 배터리에는 '하이-니켈 양극소재'가 많이 사용됩니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해 낸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비싼 코발트 사용을 줄여 원가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 핵폐기물로 5700년 사용하는 전지 만든다

원자력 발전은 화력 발전에 비해 대기 오염이 압도적으로 덜한 것이 장점입니다. 그런데 방사성 폐기물 처리라는 더 큰 문제가 있죠.

이런 가운데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연구팀이 핵 폐기물을 이용해서 전기를 생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입니다. 방사선을 날려 물체 근처에 두면 전하를 생성하는 '인공 다이아몬드'를 전지로 사용한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니켈 방사성 동위원소인 니켈63을 방사선원으로 한 다이아몬드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다이아몬드 전지의 효율을 개선하기 위해 탄소의 방사성 동위 원소인 탄소14를 이용했습니다.

흑연은 원자력 발전의 감속재로 사용되는데요. 탄소14는 사용된 흑연에서 추출 가능합니다. 때문에 방사능을 저하시키면서 동시에 핵폐기물 보관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기존 전지에 비해 방사성 폐기물을 이용한 다이아몬드 전지는 저전력이지만 수명이 굉장히 깁니다. 탄소 14를 이용한 다이아몬드 전지가 수명의 50%를 소모하려면 5730년이 걸린다고 합니다.

연구팀의 수장인 톰 스콧 교수는 "배출물도 없고 유지보수가 불필요하다"면서 "방사성 물질을 다이아몬드에 캡슐화할 뿐 아니라, 방사성 폐기물의 장기적인 문제를 원자력 전지와 청정에너지의 장기 공급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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