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트렌드] 디지털화폐 위해 일본·유럽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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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트렌드] 디지털화폐 위해 일본·유럽 뭉쳤다
  • 김지은 기자
  • 승인 2020.01.27 0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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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국·유럽·캐나다·스웨덴·스위스 등 6개국 공동개발 나서
중국 CBDC 발행 견제한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일본과 유럽, 영국,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과 유럽, 영국,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이 디지털화폐 공동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김지은 기자] 유럽에서는 유로를 사용하고 한국에서는 원화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엔, 중국에서는 위안화를 사용한다. 한 나라에서 한 개의 통화가 통용되는 것이 지금까지는 일반적이었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은 이같은 기존 통념을 벗어나려 애쓰고 있다. 기존의 통화를 대신하는 '디지털 화폐' 개발에 너도 나도 착수하는 분위기다. 기존 통화가 가지고 있던 한계를 넘어서, 디지털 세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공동 통화를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분위기는 새로운 통화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영국·유럽 등 공동 디지털화폐 연구 착수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을 비롯한 영국, 유럽연합, 캐나다, 스웨덴,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들은 중앙은행발행디지털화폐(CBDC)를 공동으로 연구하는 그룹을 설립했다. 연구그룹은 CBDC 사용 사례와 국가간 상호운용성, 기반기술, 설계, 새로운 기술 등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고 평가할 방침이다.

현재 중국이 중앙은행발행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앞두고 있으며, 스웨덴 중앙은행 역시 디지털화폐인 'e크로나'개발에 나서는 등 일부 국가의 중앙은행들은 이미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디지털통화가 활성화될 경우 자국 기업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의 국제 거래에 있어서 환율 변동이 큰 위험요인으로 자리잡아왔고, 일부 국가들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통화약세 정책을 지향하는 경향을 보였다. 디지털 통화가 국제적인 결제수단이 될 경우 이러한 단점 보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그룹에 미국과 중국은 동참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이에 대해 "이미 기축통화의 지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디지털위안화 보급을 통해 달러의 위상을 흔들고자 하는 중국이 참여하는 것이 CBDC연구에 도움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기업과 개인의 세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기존 통화제도가 시대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국제 디지털통화 구상은 다극화하는 세계 경제하에서 달러 중심의 기존 통화제도의 틀을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페이스북 주도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보다폰도 발 뺐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것은 단연 페이스북의 리브라였다. 페이스북이 디지털화폐 리브라를 소개한 이후 각국 정부 규제당국과 정치권의 거센 비난이 이어졌다. 사생활 침해는 물론 각국 통화정책과 금융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규제기관의 승인이 없다면 리브라를 출시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면서도 "중국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혁신하지 않으면 우리의 금융 리더십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브라는 아직까지 규제당국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페이팔과 마스터카드, 이베이 등에 이어 보다폰 역시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은 리브라에 대한 각국 정부의 우려 때문이 아니라 자체 디지털 결제 서비스인 엠페사(M-Pesa) 집중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보다폰을 포함해 8개의 회사가 리브라 프로젝트에서 발을 뺀 만큼 올해로 예정된 리브라 출시를 연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페이스북 대응 지켜보며 법 개정에 고심

일각에서는 일본과 유럽 각국 중앙은행이 힘을 모아 디지털 화폐 연구에 나선 것은 중국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해석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발빠르게 디지털 화폐를 준비하고 있으며, 인민은행 역시 "언제든지 발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자부한 바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 역시 중국이 디지털화폐의 첫 발행국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리리후이(李禮輝) 전 중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북경대에서 열린 '디지털화폐 미래에 관한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디지털화폐가 향후 글로벌 경제의 경쟁 핵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만큼, 중국이 디지털 화폐 연구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디지털화폐를 주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경우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전세계적으로 규제 장벽에 부딪히고 있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내 일부 학자들은 중국의 디지털화폐 발행을 위해서는 법 개정을 비롯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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