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한령' 완화 조짐…유커 면세점에 활기 불어넣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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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한한령' 완화 조짐…유커 면세점에 활기 불어넣을까
  • 변동진 기자
  • 승인 2020.01.21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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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 방한, 유커 재진입 조짐
국내 면세 시장 확대, 글쎄…
'큰손' 따이공, 줄어들 수도
중국 건강식품기업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이 지난 8일 경영전략 및 신제품 발표회를 위해 인천 송도컨벤시아를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건강식품기업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이 지난 8일 경영전략 및 신제품 발표회를 위해 인천 송도컨벤시아를 방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변동진 기자] 연초부터 중국 정부의 ‘한한령(限韓令)’ 완화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국내 면세산업에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2017년 한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이후 수년째 발길이 끊긴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재방문이 시작됐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확실시되면서 업계 안팎으로 활력이 샘솟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관광객, 회복 중…올해 역대 최대 기록 전망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중국인 인바운드(외국인 방한객)는 551만4144명으로 2018년(478만9512명)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 2016년 806만7722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사드 배치가 이뤄진 다음 해 416만9353명으로 반 토막이 났다.

사실상 지난해부터 회복세에 들어선 셈인데, 가장 고무적인 것은 한한령 해제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선양(瀋陽)에 본사를 둔 건강식품기업 ‘이융탕(溢涌堂)’ 임직원 5000여명은 지난 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경영전략 및 신제품 발표회를 겸한 기업회의를 진행했다. 이는 사드 배치 이후 한국을 찾은 유커 중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중국 광저우 안여옥(YOLOYAL) 의료과기 유한회사 임직원 3000여명이 인천을 찾기도 했다.

특히 시 주석이 올해 상반기 중 방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한령 완화 등 양국 간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시 주석의 방한이 예정돼 있는데, 한중 관계를 획기적으로 도약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관광·면세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중국인 인바운드를 840만명에서 985만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물론 이 같은 추정치는 한한령 해제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 유커의 재진입 시점 등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다만 관광·면세 산업은 중국 정부 입장에서 자국에 아무런 훼손 없이 한국에 혜택을 줄 수 있어 ‘굴기 분야(반도체·디스플레이·게임·문화)’보다는 전망이 밝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지난 2016년 5월 한강에 모여 삼계탕 파티를 즐긴 4000여명의 유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6년 5월 한강에 모여 삼계탕 파티를 즐긴 4000여명의 유커. 사진=연합뉴스

◆유커 재진입, 시장 확대·수익 개선 큰 영향 없을 것

유커의 재진입으로 인한 시장 확대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미 시장 규모가 너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이 지난 14일 공개한 관세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24조8585원으로 2016년(12조2757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에 따르면 인바운드 패키지 관광객들의 ARPU(1인당 평균매출액)는 800~1000달러 수준으로 올해 유입될 중국인 추가 관광객이 200만명이라고 가정하면 국내 면세점 매출 증가 규모는 1조8000원(시장 성장률 8%포인트)이다.

아울러 중국 인바운드 패키지 관광객이 회복될 경우, ARPU가 2배가량 높은 따이공(보따리상)의 규모가 축소될 수 있다.

현재 중국인 매출 비중은 대형 따이공 50%, 소형 따이공 30%, 개별 여행객이 20%다. 만약 중국 인바운드 패키지 관광객이 회복되면 매출 비중은 대형 따이공 50%, 소형 따이공 5%, 인바운드 패키지 25%, 개별 여행객 20%과 같은 형태로 전환될 공산이 크다.

또 따이공에 대한 프로모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큰손도 줄어드는 만큼 롯데·신라·신세계 등 이른바 빅3 기업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유커의 재진입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한한령이 해제된 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커가 오더라도 수익이나 시장 확대가 갑자기 커지진 않을 것 같다”며 “무역이 목적인 따이공의 객단가가 유커(관광 목적)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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