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세 키신저의 美中갈등 해법..."서로 알기위해 많이 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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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세 키신저의 美中갈등 해법..."서로 알기위해 많이 대화해야"
  • 이상석 기자
  • 승인 2019.11.22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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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 주최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참석
"미중 무역갈등,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 있어" 경고
"미중 양국, 냉전의 작은 언덕에 올라서...지금 대화가 너무 늦은 건 아냐"
양국 간 무역 협상 정치적 대화 계기 제공 가능...낙관론 피력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제어하지 않을 경우 세계대전으로 비화할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을 제어하지 않을 경우 세계대전으로 비화할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오피니언뉴스=이상석 기자] 헨리 키신저(96) 전 미 국무부 장관이 미중 양국이 냉전 단계의 초입에 접어든 갈등을 방치할 경우 1차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21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블룸버그통신 주최로 열린 '뉴 이코노미 포럼'에서 "미국과 중국이 냉전의 작은 언덕에 올라섰다"고 진단하면서 “양국 간 갈등이 제어되지 않는다면 1차 세계대전보다 나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차 세계대전은 상대적으로 사소한 위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오늘날의 무기는 더욱 강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 오늘의 중국과 미국은 예전의 소련과 미국을 훨씬 초월하는 나라들"이라며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주요 경제 국가인 만큼 세계 어디서든지 이해충돌로 서로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정치적 목적을 보다 잘 이해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현재 진행 중인 양국 간의 무역 협상이 정치적 대화의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아직은 냉전의 작은 언덕 위에 있는 단계기 때문에 대화가 아직 너무 늦은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중 양국 간의 상호 접근을 촉구했다.

중국 자치구역의 불안정이 새로운 냉전으로 가는 발화점이 될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극도로 감정적인' 사안들이 부디 협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의 부상이 미국과 전 세계에 엄청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상호 이익을 위해서라도 미중이 무역 갈등의 부정적 효과를 억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무역 협상은 장차 열리길 바라는 정치적 논의의 작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모두가 안다. 나는 이 협상이 성공하길 바란다"며 "긴장 기간 뒤에는 정치적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명확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작년부터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무역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양국 간 무역 갈등은 표면의 현상에 불과할 뿐이고 실제로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 차원의 전면적인 갈등이 전개된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중은 벌써 18개월 넘게 무역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양측은 수차례 협상 끝에 지난달 갈등 해소를 위한 제한적 합의를 도출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 국가주석이 서명할 최종 합의안 마련에 난항을 겪고 있다.

키신저는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아래서 국무장관을 지냈으며 지난 1970년대 미·중 사이 '핑퐁 외교'의 주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종종 키신저에게 외교 자문을 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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